"창호야 어디가니"…故김창호 경감 마지막 길 '눈물 바다'

22일 오전 영결식 서울지방경찰청 장으로 엄수돼
시민·동료 경찰 600여명 고인 추모
후배 경찰, "술 한 잔 약속 지키셔야죠" 울먹
  • 등록 2016-10-22 오후 12:42:16

    수정 2016-10-22 오후 1:53:43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장(葬)으로 엄수된 故김창호 경감 영결식이 끝난 뒤 고인의 영정과 운구 행렬이 식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웃는 모습으로 복귀하실 줄 알았는데…출동하시면서 ‘고생하세요’란 게 마지막었습니다.”

서울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김영기 경사는 “신고를 해결하고 돌아와 처음 보여주셨던 그 장난끼 가득한 웃음을 보여주실거라 생각했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고(故) 김창호 경감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에서 서울지방경찰청 장(葬)으로 엄수됐다. 고인은 지난 19일 저녁 폭행 신고를 받고 서울 강북구 오패산터널 인근 현장에 출동했다 사제 총격범 성모(46)씨가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성씨는 살해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영결식은 오전 10시쯤 고인의 위패와 영정 사진·운구가 영결식장으로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고인의 모친 박모(86)씨는 영결식장으로 들어서는 운구를 부여잡고 내내 통곡했다. 결국 그 자리에 주저앉은 박씨를 여경 2명이 옆에서 부축해 자리로 안내해야 했다.

고인에 대한 묵념과 간략한 약력소개에 이어 장의위원장인 김정훈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조사를 읽었다. 김 서울청장은 “고인은 본인의 안위보다 주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먼저 생각했다”면서 “고인의 유지를 이어 서울을 평화로운 도시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인과 함께 번동파출소에서 근무했던 김영기 경사는 고별사에서 “술 한잔 하기로 한 약속 지키셔야죠”라며 울먹였다. 김 경사는 “보내고 죽도록 미워지는 사람이면 좋았을 텐데 왜 하필 더욱 사랑하게 되는 사람이냐, 보내고 아무 미련 남지 않는 사람이면 좋았을 텐데 왜 더욱 눈물나게 하는 사람이냐”며 애통해했다.

이어진 헌화 및 분향에서 고인의 누이들은 “아이고, 창호야 어디가냐”라며 흰 국화를 손에 쥔 채 영정 앞에서 한동안 발을 떼지 못했다. 영결식이 시작되고 30분쯤 지났을 무렵 고인의 부인은 탈진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애써 눈물을 참고 어머니를 다독이던 아들(22)도 흐느꼈다. 유족들의 모습에 자리를 함께 한 동료 경찰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시민과 동료 경찰 등 600여명이 함께 한 영결식은 동료 경찰들의 경례 속에 고인의 운구가 영결식장을 빠져나가면서 마무리됐다. 경찰청은 이날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모든 경찰서에 조기를 내걸고 경찰관들에게는 근조 리본을 착용하도록 했다.

고인은 시신은 서울추모공원으로 옮겨져 화장한 뒤 유골은 국립서울현충운에 임시 봉안된다. 이후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각계 인사들과 시민 300여명은 지난 사흘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고인에게 1등급 공로장을 수여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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