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헨리 키신저 장수 비결은…"꺼지지 않는 호기심"

만 100세 생일 맞은 美외교 전설 키신저
"키신저, 냉전 한창 때도 소련 대사와 체스게임"
키신저 "바이든, 트럼프보다 나을게 없다" 중국과 대화 촉구
  • 등록 2023-05-28 오후 4:46:31

    수정 2023-05-28 오후 7:47:14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외교계의 살아있는 전설인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만 100세 생일을 맞았다. 리처드 닉슨·제럴드 포드 대통령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으로 활약했던 그는 1970년대 미·중 수교를 이끌어내 ‘데탕트(긴장 완화)’ 시대를 연 핵심 인물이다.
지난해 12월 1일 키신저 전 장관이 워싱턴DC 미국 국무부 점심 만찬에 참석한 모습.(사진=AFP·연합뉴스)


100세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키신저 전 장관은 코로나 펜데믹 기간 2권의 책을 썼고, 현재도 3번째 책을 집필중이다. 뉴욕과 런던, 자신의 고향인 독일 퓌르프로 이어지는 100세 생일 기념행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키신저 전 장관의 아들 데이비드 키신저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아버지의 건강 비결을 공개했다. 데이비드는 “아버지의 식습관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적 특성을 고려할 때 아버지의 장수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키신저 전 장관이 고기 위주의 식단을 즐기고 직접 운동을 하기보다는 스포츠를 관람하는 편이었다며 장수 비결로 ‘꺼지지 않는 호기심으로 세상과 역동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꼽았다.

키신저 전 장관은 5년 전부터 인공지능(AI)의 철학적·실용적 의미에 천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는 “최근 몇년 동안 아버지는 추수감사절마다 손자들에게 영화 ‘터미네이터’의 줄거리와 함께 이 새로운 기술의 영향력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아버지는 마치 메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생처럼 AI의 기술적 측면에 몰두하는가 하면, AI 사용에 대한 논쟁에 있어서는 특유의 철학적·역사적 통찰력을 보여 줬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는 냉전 시기에도 아나톨리 도브리닌 주미소련대사가 자주 집에 찾아와 키신저 전 장관과 체스 게임을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강대국들이 충돌 직전에 있는 것처럼 보였던 시기에 이런 정기적인 대화는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됐다”며 “오늘날 글로벌 긴장 속에서도 고위급 사이에서 이러한 정기적 대화가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키신저 전 장관도 자신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가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중국과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 정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보다 나을 것이 없다”며 미국 주도의 대중 견제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전의 어떤 중국 지도자보다 더 강하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두 국가의 정상이 군사적 갈등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데 의견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그가 설계한 데탕트와 유사한 접근 방법이라고 평했다.

한편 셰펑 신임 주미중국대사는 지난 23일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 100번째 생일에 대한 중국 측의 축하를 전달했다. 5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주미중국대사로 부임한 지 사흘 만이다. 최근 미국과 고위급 대화에 나선 중국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정책과 온도 차를 보이는 키신저 전 장관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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