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커플 매칭’ 왕지원·김유미, 사랑을 잘못 배운 이들이여

오세령-김선미 '못난 캐릭터'..시청자들 감정 이입 더 높아
스토리 흐름에선 '민폐 캐릭터'..연기력+강한 멘탈 요구돼
  • 등록 2014-02-21 오후 12:00:54

    수정 2014-02-21 오후 12:13:34

‘로필3’의 왕지원(왼쪽)과 ‘우사수’의 김유미는 각기 다른 작품에서 묘하게 닮은 캐릭터로 열연 중이다.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배우 왕지원과 김유미. 월,화요일 오후 10시 시간대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다. 왕지원은 케이블채널 tvN 월화미니시리즈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이하 ‘로필3’), 김유미는 종합편성채널 JTBC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이하 ‘우사수’)에 출연 중이다.

다른 작품에서 열연 중인 두 사람은 사실 비슷한 구석이 많다. 스스로를 설명할 수 있는 분명한 사회적 입지가 있다. ‘골드미스’라 불릴 만한 프로필이고, 비주얼도 훌륭하다. 무엇보다 사랑을 쟁취하는 데 있어 거침이 없다. 그 과정에서 우정이 이용되기도 하고 진심 어린 고백으로 돌직구를 날리기도 한다. 결국 시청자에겐 ‘욕’을 듣는 몹쓸 여인들이다. 사실 뭐 그리 문제가 있겠나. 내가 원하는 걸 내가 갖겠다는 의지를 이런 저런 사정 봐가며 꺾을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로필3’의 스타일디렉터 오세령(왕지원 분)과 ‘우사수’의 미술감독 김선미(김유미 분)는 그저 사랑을 잘못 배운 아픈 영혼이다. 두 사람이 만난다면, 한 남자를 가지고 싸운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왕지원과 김유미의 커플 케미스트리가 궁금해진다.

‘로필3’의 왕세령(왼쪽)과 ‘우사수’의 김유미.
◇못난 캐릭터→감정 이입은 더 높다

오세령과 김선미라는 캐릭터가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는 주축은 아니다. ‘로필3’에선 김소연-성준 커플, ‘우사수’에선 유진-엄태웅 커플이 중심에 있다. 하지만 오세령과 김선미는 그 주축을 흔드는 ‘못난 캐릭터’로 내용 전개의 흐름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로필3’의 오세령은 집에선 연하남의 아낌없는 외조, 밖에선 선배의 가슴 설레는 고백을 받는 신주연(김소연 분)과 다르다. ‘우사수’의 김선미 역시 전 남편(심형탁 분)의 개관천선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영화감독(엄태웅 분)의 온전한 사랑을 받는 윤정완(유진 분)과 상황이 다르다. 신주연과 윤정완이 시청자들에게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한다면, 오세령과 김선미는 못나서 더 마음이 쓰이는 동정심을 유발한다.

드라마에서 중요한 건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을 뛰어 넘는 감정 이입이다.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처럼 세상에 있을까 싶은 ‘워너비’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청자들과 보편타당한 감정선에서 교류할 인물들이 필요하다. ‘로필3’에선 왕지원이, ‘우사수’에선 김유미가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로필3’의 오세령은 명성, 돈, 사랑에 소문까지, 부족할 것 없는 인물임에도 진심을 전하는 데 늘 실패한다. 그의 곁에 남아있는 우정은 퇴색돼 있고, 그가 꿈꾸는 사랑도 왜곡돼 있다. 진심에 접근하는 법을 모르고 방황하는 오세령은 시청자들의 신경을 건드릴 수밖에 없다. ‘우사수’의 김선미도 마찬가지다. 명성, 돈, 남자, 아쉬운 게 없다. 하지만 사랑에 있어선 약하다.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하는 방법은 ‘불법’에 가깝다. 사랑하는 남자가 친구의 연인이라 뺏고 싶은 욕망까지는 이해해도, 태아의 존재를 속이면서도 남들에겐 이해를 갈구하는 모습은 뻔뻔하다. 시청자들은 그 모습에 분노하지만 결국 마음에 남는 건 김선미라는 못난 인물이다.

‘로필3’의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이번 시즌에서 사랑과 관련한 갈등과 화해가 집중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며 “오세령 캐릭터는 진정한 사랑이 뭔지 찾아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데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하는 정도가 굉장히 높다”고 밝혔다. 이어 “‘우사수’라는 드라마에도 비슷한 구도가 형성되는 걸 알고 있는데, 겉으론 완벽해도 속은 미처 꽉 차지 못한 미성숙된 인물들에게 시청자들이 보여주는 애증은 주인공 못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사수’의 김유미(왼쪽)와 ‘로필3’의 왕지원.
◇민폐 스토리→연기는 더 어렵다

두 캐릭터 덕에 드라마는 복잡해진다. 등장인물 간 관계에 함정을 파고, 뒷통수를 치고, 복선도 깔아야 하는 게 못난 인물들의 몫이다. 어찌보면 이러한 과정은 지루한 반복이다.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누군가를 속이고 들키지 않기 위해 안절부절하고, 또 다른 거짓말을 하고, 모든 진실 앞에 눈물로 용서를 구하고, 뒤늦게 진심을 갈구하는 과정은 빤한 제자리걸음일 수 있다.

스토리 흐름을 ‘민폐’로 만드는 이들은 누구보다 연기 고충이 심할 듯 보인다. 널이 뛰는 캐릭터를 이해하기도 힘들 터고, 전달하긴 더 어려울 터다. ‘로필3’의 오세령 같은 경우엔, 신주연에게 친구로서 다가가는가 싶었지만 뒤에선 그를 골탕 먹일 기회를 찾고 있었다. 계획대로 전략을 성사시킨 적도 없다. 화를 다스리는 법을 모르는 오세령은 예상외로 돌아설 줄 모르는 남자의 모습에 상처를 받고 본심을 드러내기 일쑤다. 친구라 웃을 땐 언제고, 더 이상 볼 이유 없다며 토라지는 게 그의 방식이다.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쉽게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사수’의 김선미도 비슷한 맥락이다. 남자 앞에선 착하고, 친구 앞에선 차갑게 돌아서는 이중적인 면은 시작에 불과하다. 나이는 훨씬 어리지만 ‘인생 선배’라 불러도 될 만큼 머리가 찬 연하남에게 대하는 태도도 이해가 어렵다. 지난 방송에서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니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는 연하남의 말에 눈물로 참회하기 시작했다. 캐릭터 설정이 급변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하룻밤 상대 정도도 안 된다는 식으로 일관했던 김선미가 앞으로 연하남과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지, 친구들과의 진정한 우정은 어떻게 찾을지 김유미가 연기로 풀어가야 할 과제는 꽤 어려워 보인다.

‘우사수’의 한 관계자는 “이런 캐릭터들은 시청자에게 지적을 받기 십상이기 때문에 감정 표현을 하는데 탁월한 연기력이 더 요구되는 게 사실이다”며 “비록 캐릭터로 받는 지적이긴 하지만 ‘악녀’를 연기하는 배우들 입장에서는 지적 하나하나에 멘탈이 흔들릴 수 있는데 그 부분을 잘 극복해주는 배우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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