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3]"경계 넘나드는 다른 생각이 창조경제"-스티븐 존슨 인터뷰

  • 등록 2013-06-04 오전 10:00:00

    수정 2013-06-10 오전 11:13:04

[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애플은 초창기부터 ‘다르게 생각하는’ 창의성을 기업의 핵심 가치로 설정했어요. 무자비한 경쟁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업체가 많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직원의 창의력을 배양하는 기업이 번영할 것입니다.”

과학저술가 스티븐 존슨은 이데일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창조경제’와 관련, “창조성은 경제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자본주의 사회에서 만연했던 ‘무한경쟁’은 현대사회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애플의 사례를 보면 경쟁력은 훈육이나 무한 경쟁이 아닌 다르게 생각하려는 노력으로 탄생하는 창조성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스티븐존슨은 세계전략포럼2013 첫째 날인 11일 ‘창조와 협력의 시대, 선택과 집중’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12일에는 ‘지금 세계는 창조경제로 이동 중’이라는 주제발표를 한 뒤 김동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과 함께 대담할 예정이다.

◇“연결과 융합, 재결합으로 탁월한 아이디어 탄생”

스티븐 존슨은 지난해 내놓은 저서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에서 혁신과 창조의 원천인 아이디어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통찰력 있게 분석했다. 700년 동안 나온 200여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분석해 아이디어가 나오는 환경을 인접가능성, 유동적 네트워크, 느린 예감, 뜻밖의 발견, 실수, 굴절적응, 플랫폼이라는 7가지 패턴으로 정리했다.

“창의적인 사고나 혁신적인 사고를 유발하는 행동과 조직은 유사한 양상을 보입니다. 혁신을 유발하는 확실한 처방전 같은 것은 없지만, 이러한 패턴 가운데 일부를 촉진하면 아이디어가 솟아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는 특히 아이디어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연결과 융합, 재결합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러 분야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솟아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 창조경제를 실현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는 주장이다. 포럼 둘째 날 대담에서 그가 한국의 ‘창조경제’에 대해 내놓을 조언이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 혁신의 플랫폼 조성 간접 지원해야”

스티븐 존슨은 인터뷰에서 한국의 경제발전을 견인했던 국가주도형 발전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국은 그동안 국가가 주도해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는데, 이런 방식은 이제 오히려 산업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과정을 만들어가는 속에서 창조와 혁신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창조와 혁신이 산업 경제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거죠. 국가가 군대식으로 명령해 산업 발전을 꾀하는 한국의 방식은 이제 생산적이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아이디어를 창조하게 하는 네트워크와 플랫폼을 정부가 강제로 조성하기보다는 간접적인 지원의 형태로 조성을 도와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현대 사회의 대표적인 ‘혁신의 플랫폼’인 인터넷을 예로 들었다.

“인터넷의 경우 미국 정부가 일부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인터넷 개발자의 대부분은 정부가 직접 고용한 사람들이 아니었지만, 정부가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격려한 것이 인터넷 발전의 결정적인 요인이 됐습니다. 이렇게 하면 민간에서 실험이 전개되고 다양성이 발전하게 됩니다. 그 결과 어느 사기업도 인터넷을 소유할 수 없게 돼 창조적인 콘텐츠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대도시 하위문화에서 창조적 아이디어 탄생”

스티븐 존슨은 앞으로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이른바 ‘하위문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술가, 음악가, 디자이너, 건축가와 같은 창조적인 계급이 번영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창의력을 배양하기에 매우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 이 때문에 저는 이런 하위 문화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 이후 이들 하위 문화 사이에서 생산적인 교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는 저서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에서도 대도시에서 고밀도 네트워크가 형성되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탄생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특히 대도시 구성원 중에서도 예술과 언더그라운드 등 하위문화 집단에서 아이디어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

“대도시에 존재하는 창조적인 계급을 독려하고, 예술과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번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아이디어는 반드시 이들 집단에서 탄생한 뒤 주류 사회로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존슨은..

2005년 저서 ‘이머전스’를 시작으로 ‘바보상자의 역습’,‘바이러스 도시’를 통해 한국 독자와 만났다. 2010년 지식공유플랫폼 TED(Technology·Entertainment·Design)을 통해 명성을 쌓았다. TED는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 영국의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등 500여 명의 유명인사 강연을 무료로 제공하는 강연회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된다.

그가 지난해에 한국에 선보인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는 아마존 최고의 비즈니스 베스트셀러, 800-CEO-Read가 선정한 2010년 최고 비즈니스 도서, 이코노미스트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뉴스위크지는 그를 ‘인터넷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50인’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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