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속 정유정…살인 후 캐리어 끌며 ‘당당한’ 발걸음

부산서 20대 여성 살해한 정유정
캐리어 끌고 보도 걸어가는 모습 포착
일말의 죄책감·두려움 따위 보이지 않아
  • 등록 2023-06-02 오전 9:19:14

    수정 2023-06-02 오전 9:19:14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그의 사건 당일 CCTV 영상이 공개됐다. 정 씨가 시신을 여행용 가방인 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후 다시 끌고오며 아무렇지 않은 듯 길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다.

(사진=KBS 보도 캡처)
1일 KBS는 정 씨가 피해자 시신이 담긴 캐리어를 끌고 보도를 걸어가는 CCTV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영상 속 정 씨는 단발머리에 안경을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썼는데 아이보리색 상의에 검은색 치마를 입었다. 한 손으로 캐리어를 끌던 그의 모습에선 어떠한 초조함이나 조급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일말의 죄책감이나 두려움은 전혀 보이지 않는 빠르고 당당한 발걸음이다.

정 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 여성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는 택시를 타고 외진 곳에 시신이 담긴 캐리어를 버렸는데, 피 묻은 캐리어를 버리는 걸 수상히 여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며 범행이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평소 사회적 유대 관계는 전혀 없었고 폐쇄적인 성격에 고교 졸업 이후 특별한 직업도 없었다고 한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정 씨는 지난 2월부터 온라인에서 ‘살인’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했다.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그는 범행 대상을 확정한 뒤 중고로 교복을 구해 입고 피해자를 찾아갔다.

경찰이 캐리어를 열었을 때 가방 안에는 혈흔과 함께 피해자의 신분증이 있었다. 경찰이 피해자의 집에서 나머지 시신 일부를 발견하면서 정 씨는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부산경찰청은 전날 오후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유정의 얼굴과 이름, 나이를 공개했다. 심의위원회는 “범죄의 중대성,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공개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경찰은 2일 오전 9시 정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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