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이에게 MCN은?..크리에이터 경험기

스타트업 창업자, 기자, 인사업무 전문가 대담기
  • 등록 2017-09-30 오전 10:17:06

    수정 2017-09-30 오전 10:17:06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스마트폰만 있으면 평범한 사람도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이다. 유명하지 않아도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면 ‘창작자’라는 의미의 ‘크리에이터’다. 29일 강남역 근처 공유오피스 ‘마이워크스페이스’에서 평범한 일상인이면서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이 모였다. 전문적이지도 않고 유명하지도 않은 평범한 이들이다.

팟캐스트와 브런치, 유튜브 등에서 인사업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영종 씨. 김 씨는 이직과 구직, 직장 생활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인사팀장 등 기업 내 인사 업무를 하며 쌓아왔던 노하우를 글과 말과 영상으로 푼 사례다. MCN 열풍이 불기 시작하던 지난해부터 ‘자기계발’ 차원에서 시작했다.

현재 김 팀장은 MCN 관련 신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예전에 다녔던 직장 대표와의 인연으로 새 도전을 시작하게 된 것. 교육, 경제 등 전문화된 콘텐츠로 기존과는 다른 영상·음성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윰기자’라는 이름으로 팟캐스트에 목소리를 내비치는 이유미 씨도 있다. 이 씨는 전직 경제지 기자로 얼마 전 대학원에서 미디어 관련 공부를 더 했다. 한국 언론 미디어 현실에 대한 한계를 체감한 그는 전문 미디어·컨설팅 스타트업에 창업 멤버로 일하고 있다.

기자도 나름 크리에이터라고 불릴 여지가 있다. ‘김기자’라는 흔한 닉네임으로 ‘팟빵’에서 팟캐스트를 제작중이다. 2015년 게임 업계 출입 당시 유튜브를 통한 행사 현장 라이브 중계를 해봤다. 유튜브에 여러 영상을 올리다가 지난해 8월부터는 팟캐스트를 만들고 있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유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전문적이지도 않다는 데 있다. 영상보다는 음성과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 1년간 비전업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면서 느꼈던 소회를 전했다. 콘텐츠를 만드는 ‘평범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있는 부분이다.

공유 오피스에서 방송하는 세 사람. 사진 왼쪽부터 ‘윰기자’ 이유미 씨, ‘김팀장’ 김영종 씨, ‘김기자’ 김유성 기자
△윰기자 : MCN의 정확한 정의가 궁금하다. 사실 팟캐스트를 보이스 방송으로 볼 수 있는데, 요즘의 트렌드만 놓고 보면 과연 포함할 수 있을까 생각든다. 실제 크리에이터들을 보면 준비를 정말 많이 한다. 나도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을까.

△김팀장 : 콘텐츠를 제작하는 주체가 누구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내가 주체가 돼 제작하고 편집하면서 크리에이터 역할을 한다면, 그게 크리에이터가 아닐까. 당연히 크리에이터다.

△김기자 : 2015년 초부터 MCN이란 단어가 대중적으로 회자됐다. 기대도 많이 받았다. 몇몇 기업들은 수 백억원 투자도 받았다. 1~2년이 지난 사이에 상당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본래 MCN의 취지였던 광고 수익 배분으로는 매출이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요새는 처음부터 돈을 벌기 위한 영상 제작에 적극나서고 있다. 이른바 ‘미디어커머스’다. 순수 MCN 사업을 하겠다고 지향했던 업체들도 미디어와 커머스 융합을 활발히 시도하고 있다.

△김팀장 : 여러 MCN 사업자를 만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사업도 계속 변화하고 있다. 업계에 계신 분들 마다 영상을 제작한다거나 어떻게 비즈니스모델(BM)을 만들어갈지 정의가 다르다. 자기가 생각하는 범주 안에서 MCN을 해석하고 돈을 벌려는 해석의 차이가 있다. 다만 돈을 버는가 그렇지 못한가를 놓고 봤을 때는 대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차이는 좀 발생하는 것 같다.

△김기자 : 유명한가 그렇지 않은가도 차이가 큰 것 같다. 여전히 MCN, 인터넷 영상하면 대도서관과 양띵이 대표 브랜드로 나오고 있다.

△김팀장 : 양띵과 대도서관은 이미 플랫폼 안에서 크리에이터로서 검증됐다. 자기만의 브랜드와 영역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크리에이터는 자기만의 방송 경험, 콘텐츠 제작 경험을 갖췄을 때 이들과 같이 성장할 수 있다. 그러다 여러 회사에 표출되면서 자기만의 영역을 갖춰가는 것 같다. 개인이 자기 영역을 갖고 돈을 버는 것은 가능한 세상이라고 본다. 여기서 자기만의 사업으로 확대할 것이냐, 이게 그 다음 관건이라고 본다.

얼마전 샌드박스의 도티라는 이름을 갖고 활동하는 게임 크리에이터를 본 적이 있다. 서점에 가니까 도티의 만화책이 깔려 있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영화나, 웹툰이나, 애니메이션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산업이다. 요새는 보다 전문화된 영역을 원한다. 양띵이나 대도서관, 철구도 과거에서부터 오래 단련돼 나온 사람들이다.

△김기자 : 기존 미디어, 특히 광고주들은 이런 부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유튜브를 많이 보는 10대들이 주 타깃인 과자, 학습지 광고주라면 더 그렇다. 그리고 이 분들을 활용하기 위한 시도도 있다. 기존 매체들이 보기에는 무명이지만 초등학생과 10대들한테는 영웅이나 다름없다.

한 학습지에서 양띵을 광고모델로 잠시 기용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알다시피 요새 애들이 TV보다는 모바일로 유튜브를 본다. 어느 날 유튜브에서 양띵을 보는데, 이 누나가 공부를 하는 게 아닌가. “이거 나 볼래, 신청해줘”라면서 초등학생들의 학습지 구독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해당 업체의 구독 기록은 전무후무할 정도였다고 했다.

현 세대보다 20년 어린 세대들은 거의 유튜브를 붙잡고 산다. 앞으로 바뀐 트렌드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도 30대 이상의 청취자층을 타깃으로 노리고 있지만 저변을 넓힐 기회를 생각해봐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알면서도 이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 7월 CJ E&M에서 하는 다이아티비 페스티벌에 간 적이 있다. 초중등학생들이 열호하는 유튜브 스타를 보면서 웬지모를 절망감에 빠졌다. 도저히 그들의 소통하는 능력과 기민함을 따라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팀장 : 그렇지 않은 부분도 분명 있다. 뷰티 전문 MCN 업체인 ‘레퍼리’가 있다. 이 업체는 뷰티·메이크업 분야만 전문화해 묶었다. 개개인이 보면 힘이 없다. 각각 영역에서는 구독자 10만·20만의 평범한 수준이다. 그런데 이들을 묶으면서 사업화 모델이 됐다. 기존의 화장품 업체, 기존의 유통망 흐름을 바꿀 수 있다. MCN이 가져온 변화다. 그룹화하면 분명 공통 분모가 있다. 마케팅이나 유통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윰기자 : 내가 만약 콘텐츠를 만들었다. 혹은 만들고 싶다. 그렇다면 어떤 플랫폼으로 가야 하나. 각각의 특색은 분명 있다. 무조건 유튜브로 가야 하나.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을 어떻게 지정해야 하나.

△김기자 : 성과와 관계없이 ‘해봤다’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처음에는 유튜브에 콘텐츠를 올렸다. 몇 개 올리다 말았다. 전업이 아니라 겸업으로 하기에 영상 제작은 버겁다.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하면서 발생하는 리소스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그거 자체가 소진이었다. 그러다 라이브로도 해봤는데, 연예인 콘텐츠가 아닌 이상 힘들었다. 올려봐야 관심도 못 받았다. 게다가 유튜브만의 감각을 따라가란 무척 힘들었다.

그런데 팟캐스트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시장은 좁다. 그런데 팟캐스트를 들으려하는 사람들은 유튜브를 보는 사람들과 이용 목적이 다른 것 같다. 확실히 만드는 사람의 입담, 정보, 지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다. 기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만들기 쉽고 편집하기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팟캐스트도 나은 것 같다. 라디오방송을 하는 것처럼 ‘의외의 재미’도 있다.

△김팀장 : 영상 쪽은 생각도 안 했다. 워낙 멋지고 예쁜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그렇다. 그런 볼만한 것들을 영상으로 올려줘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없었다. 그게 첫번째다. 또 뭔가 글을 쓰고 그것을 자유롭게 각색하면서 구성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봤다. 팟캐스트는 이런 부분에서 편하게 녹음할 수 있다.

△윰기자 : 영상에도 유튜브 말고도 여러 채널이 있다. 어떤 게 다른가. 영상 쪽에는 그 차이점을 못 느끼겠다. 유튜브로 가는 게 나을지, 네이버TV로 가는 게 나을지 정도의 선택사항이 있는 것 같다.

△김팀장 : 콘텐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내 콘텐츠가 뭔가 소통하고 얘기하고 싶다면 아프리카TV가 좋을 수 있다. 영상에 포커스 돼 있고 그것에 대한 짧은 임팩트를 전달하고 싶다면 유튜브가 좋을 수 있다. 글로벌하게 페이스북도 가능하다. 어디가 적절할지 각자 판단을 해야 한다. 다만 이런 플랫폼이 각각 비슷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지해야 한다. 기능도 각각이 비슷해지고 있다. 페이스북이 라이브를 한다거나, 유튜브가 소셜을 한다거나. 결국 이게 어느 정도 통합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을까.

△김기자 : 수용자 측면에서 정보를 어떻게 얻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얘기를 하나 하겠다. 처음 팟캐스트를 계획하고 시작할 때, 관련된 정보를 전혀 몰랐다. 음향에 관한 것이나 녹음에 관한 것 전부 문외한이었다. 처음에는 네이버 블로그를 검색했다. 지식인도 찾아봤다. 그런데 마케팅 언어가 잔뜩 가미된 내용의 콘텐츠가 많았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 힘들었다. 더욱이 장비 다루는 것은 글만 보고 배우기 힘들었다. 그래서 유튜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미 이 안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과 노하우를 담고 있었다. 정말 이걸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람들이 찾는 정보가 비쥬얼하게 변하고 있다. 유튜브 생태계가 한 단면이 아닐까. 특정 지식이나 노하우가 필요하면 구글 유튜브 검색부터 하게 된다.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자신의 재능을 공유하는 이들이 정말 많다.

또 한 가지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 MBC라디오의 ‘손에 잡히는 경제’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 시간대를 옮겼다. 11시대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다들 팟캐스트로 원하는 시간대에 듣고 있으니까.

△김팀장 : 이 부분도 각기 다른 플랫폼별 특성이 있을 것이다. 유튜브로 운동 경기를 보면서 환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때는 라이브 플랫폼을 봐야 한다. 그래도 세태는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초등학생들은 네이버보다 유튜브에서 원하는 것을 찾는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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