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조환익 사장 "엑스포 반드시 잘해야"



올해 KOTRA 최대 역점사업..국가적 이해 걸린 이벤트
`세계의 시장`서 열리는 엑스포..인어공주도 외출
한중우호 초점..`경제효과 + 여수엑스포` 효과 기대

  • 등록 2010-02-24 오전 9:19:03

    수정 2010-02-24 오전 9:19:03

[상하이=이데일리 조용만 특파원] "비행기 시간이 빠듯해서…."  

23일 상하이 엑스포 현장사무소. 한국관 공사현장을 둘러본뒤 안전헬멧을 벗은 KOTRA 조환익 사장(사진)은 점심식사를 마다하고 서둘러 공항으로 출발했다. 일정은 하루가 채 안됐다. 전날 저녁 상하이에 도착, 특파원 간담회와 한국관 종합점검회의, 현장사무소 현판식, 한국관 방문 등 일정을 논스톱으로 진행하고 이날 오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조 사장은 `바쁜 과`(科)다. 스스로 "한국서 해외출장이 가장 많은 기관장일 걸" 한다. 지난해 출간한 저서(`한국, 밖으로 뛰어야 산다`)를 보면 수출보험공사와 KOTRA의 사장을 역임하면서 70여개국, 100여곳의 현장을 돌았다.
 
◇ 올해 최대 역점사업 `상하이 엑스포`.."반드시 잘해야"
 
춘절 연휴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상하이를 찾은 이유는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엑스포가 그럴 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전날 간담회에서 조 사장은 `빅 이벤트`에 임하는 각오를 내비쳤다. "상하이 엑스포는 올해 KOTRA의 최대 역점사업이다. 반드시 잘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적, 시대적으로도 이유가 있다는 설명.
 
주목할 부분은 엑스포가 열리는 나라가 다름아닌 중국이라는 것. 금융위기를 거치며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견주는 신흥 경제국으로 부상했다. 13억 인구대국의 꺾이지 않는 경제성장.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국은 세계의 자원과 기술을 빨아들이고, 중국인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구매자로 자리매김했다. 대륙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 `세계의 시장`으로 변신중이다. 
 
중국 시장을 어떻게 파고들 것이냐는 문제는 세계 각국과 기업들의 공통된 화두. 경제측면에서 중국과 밀접한 관계인 한국으로서는 더욱 그렇다. 상하이 엑스포는 중국시장 진입과 착근을 위한 또 다른 플랫폼. 각국이 그 나라의 이미지와 기술, 문화를 중국에 알리기 위해 이번 엑스포에 유난히 공을 들이고 있다. 조 사장은 "이번 엑스포는 우리나라 국가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규정지었다.
 
◇ 인어공주, 덴마크 떠나 중국 오는 이유는?
 
사상 최대규모로 열리는 이번 엑스포의 예상 관람객 수는 7000만명.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훨씬 많다. 손님중에는 각국 정상과 의원들, 내로라 하는 기업의 CEO들이 당연히 포함된다. 엑스포에 처음 얼굴을 내미는 북한을 비롯, 세계 192개국, 50개 국제기구가 참가한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지만, 그중에서도 중국과 중국인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어떤 이미지를 남겨줄 지가 각국에 던져진 숙제다.
 
상하이엑스포 엠블렘
경쟁은 치열하다. 덴마크가 1913년 이후 한번도 코펜하겐 항구를 떠난 적이 없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 동상을 엑스포 기간동안 중국에 옮겨 전시하기로 한 것은 이같은 고민의 산물. 정치적 논란이 있었지만 덴마크는 인어공주를 통해 `복지와 동화, 친환경`이라는 국가 이미지를 홍보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지었다. 단일 슈퍼파워로 그동안 엑스포에 심드렁했던 미국이 이번에 팔을 걷어붙인 배경은 중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한국 "이번에도 자신있지만"..그래도 욕심난다
 
우리나라도 그림을 크게 그렸다. 1893년 시카고 엑스포 이후, 우리가 명함을 내민 20차례 엑스포중 가장 큰 규모로 참가한다. 한국이 세계와 중국에 보여줄 `레퍼토리`도 가닥을 잡았다. 우선 ▲산과 강이 어우러진 한국의 도시를 기본으로 ▲3D TV, 멀티터치 인터랙티브 월, 증강현실 등의 첨단기술 ▲한류 스타들과 비보이 공연, 사물놀이 등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성공적 행사를 위해 무사고는 필수. 이번 방문에서 조 사장은 한국관 참가와 관련된 모든 유관기관과 업체를 불러 운영과 안전, 인력관리 등에 관한 종합 점검회의를 가졌다. 엑스포 현장에 사무소를 열고 한국관 관장을 임명, 그동안 본사에서 챙겨왔던 엑스포 업무의 중심축도 상하이로 옮겼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현장에서 밀착 대응하겠다는 생각이다.
 
조 사장은 "우리가 컨텐츠와 창의성면에서 우수하고, 볼거리도 많이 준비했다"면서 "한국이 역대 엑스포에서 경쟁국에 밀린 적이 없고 이번에도 자신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조금 더 욕심을 냈다. "액센트가 뭐냐는 것도 중요하다. 눈과 귀 뿐 아니라 마음까지 사로잡는 강렬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 개막식전까지 계속 고민해 볼 문제"라고 했다.
 
엑스포 조감도. 황포강 동쪽은 엑스포 센터와 테마관, 각국 국가관이, 서쪽에는 기업관과 도시관이 들어선다.  
◇ 한중우호에 초점..`경제적 효과 + 여수엑스포` 기대

 
한국관 구성과 운영에서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도 제시했다. 그는 "그린(Green)이나 IT 등 한국을 내세울 수 있는 여러 컨셉트들이 있지만 한중우호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엑스포 기간동안 약 600만명이 한국관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90%이상을 차지할 중국인들이 (한국관 경험을 통해) 한국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KOTRA측의 구상. 이를 위해 한국관에 `한중 우호 교류관`을 조성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중국 문화를 선정, 중국에서의 한류(韓流) 뿐 아니라 한국에서의 중류(中流)도 보여주기로 했다.
 
조 사장은 "중국이 엑스포를 계기로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텐데, 이번 행사를 한중간 상호 이해와 화합의 장으로 발전시켜 무역·투자와 관광교류를 확대하고, 이런 효과가 2012년 여수엑스포까지 이어지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 조환익 사장은 산업자원부 차관으로 30여년 공무원 생활을 마감한 무역·통상 분야의 대표적 경제통. 글로벌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드리웠던 지난 2008년말 `역(逆)샌드위치`론을 들고나와 주목을 받았다. 
 
일본의 하이테크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끼어 신음하던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샌드위치 신세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역발상. 한국 경제가 경제위기를 빠르게 벗어나는 저력을 보이며 스포트라이트도 이어졌다.  
 
잘 나가던 경제관료에서 공기업 사장으로 변신한 그가 상하이 엑스포에 임하는 자세에서는, 국가적 이해가 걸린 초대형 A매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음으로써 `CEO DNA(유전자)`를 발현해 보고 싶다는 의욕도 묻어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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