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노믹스, 삼각편대 ''호흡''에 달렸다

곽승준 수석 ''개혁'' vs 강만수 장관 ''안정''
김중수 수석 "조정자 역할"
이명박 인사 스타일 묻어나..향후 경제정책 신중해질 듯
  • 등록 2008-02-15 오전 10:33:03

    수정 2008-02-15 오전 10:33:03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강만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간사(전 재경원 차관)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확실시되면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을 이끌어갈 '트로이카'가 확정됐다.

강 전 차관은 앞으로 청와대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김중수 경제수석 내정자와 함께 이명박 정부 1기 경제 운용을 책임지게 된다.

이런 조합은 정통 관료와 개혁 성향의 학자, 민간 출신의 시장주의자를 적절히 뒤섞은 것으로 '견제와 균형'을 중시하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인사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 곽승준 '개혁 성향' vs 강만수 '안정 중시'

이들 경제 '3인방'은 공통적으로 시장 자율과 개방 경제를 요체로 하는 'MB노믹스'를 지향한다. 다른 분야에 한눈 팔지 않고 경제라는 한 우물만 팠지만 이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이 '개혁-중도-보수'를 뒤섞은 절묘한 '조합'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강만수 전 차관은 경제부처에서 약 30년간을 공직 생활을 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공직시절에도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했다.

사무관 시절부터 도입한 부가가치세를 3년간 준비 끝에 77년 국내 첫 시행한 일화가 재경부 '세제맨'들에게 유명하다. 18년 후 세제실장으로 돌아온 후에는 입법 당시 정치권 외압으로 잘못됐던 '오류'까지 고쳤다.

이런 성격 탓에 강 전 차관은 안정적인 개혁을 선호한다. 법인세를 매년 1%포인트씩 5년간 5%포인트 인하하겠다는 감세안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 양도세와 종부세 인하는 1년 후 검토하겠다는 인수위 입장에서도 그의 색깔을 볼 수 있다.  

곽승준 내정자는 여러 측면에서 강 전 차관과 다른 점을 보인다. 우선 나이가 15살이나 어리다. 16년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행정경험은 전무하다. 무엇보다 곽 수석은 '개혁 성향'이 뚜렷하다. 인수위 전공도 규제 개혁, 정부조직 개편안 등 정부개혁 작업. 실제 곽 수석은 금산분리 등과 같은 규제 완화책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말을 즐겨했다.

그는 휴대전화 컬러링을 최신곡으로 자주 바꾸는가 하면 이종격투기 K-1에 심취할 정도로 신세대적 취향을 가졌다. 대학생들의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오래 접한 탓이다. 매사에 신중한 공무원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다. 인수위 시절엔 기자들에게 공개적으로 "공무원에게 속지 마라"는 경고까지 했을 정도다.
 
◇ 김중수 `조정자 역할`

김중수 내정자는 이 두 사람의 중간 지대에 위치해 있다. 한국경제연구원(KDI) 연구원을 첫 직장으로 KDI, 연구조정실장, 원장까지 올랐다. KDI와 같은 국책 연구기관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면서 민간과 정부를 연결하는 역할도 한다. 김 내정자는 김영삼 정부 시절엔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과 경제부총리 특별보좌관직을 수행, 행정에 대한 감각도 있다. 이번 인사 직전까지는 한림대 총장을 역임, 학계까지 섭렵했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김중수는 실력파"라며 "경제부처 관료들 중 그와 함께 일해 본 사람은 많지 않지만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장승우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경기고 62회'가 낳은 3대 천재'라는 말을 듣는다.

김 내정자는 이미 97년 외환위기 때 부총리 특별보좌관으로 당시 재경원 차관이던 강만수 전 차관과 이미 호흡을 마춘 바 있다. 곽승준 수석 내정자와는 KDI 재직 시절 교류를 나눴다.

하지만 곽승준, 강만수 전 차관은 선거 전까지 서로를 몰랐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각각 인수위 기획조정분과와 경제 1분과에서 활동하면서 각각 개혁론과 속도조절론을 우선시하며 '입장차'를 보여었다. '조정자'로서 김중수 내정자의 역할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다만 김 내정자의 경우 '개국공신'인 곽 수석, 강 전 차관과는 달리 새 정부에 분명한 입지가 없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 이명박 정부에 '2인자는 없다'

현재 직책상 국정기획 수석은 한반도 대운하, 규제완화와 같은 새 정부의 굵직굵직한 국정 과제를,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현안을 챙기는 모양새다. 경제수석은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 경제 부처간 정책을 조율하고 대통령의 철학과 비전을 경제부처에 전파하는 역할을 맡는다. 

3개의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야 집권 1기 MB노믹스가 성공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측근보다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난 후 결단을 내리는 이 당선자의 용인술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인수위 고위 관계자는 "당선자는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정책일 수록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더 들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특정인의 독주는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견제와 균형 원리가 작동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집권 1기 경제 정책은 신중하고 안정적으로 수립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3인방 간 주도권 경쟁이나 정책결정상의 마찰이 생길 경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런 현상은 과거 역대 정부에서 종종 발생했다.

앞으로 이들 삼각편대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 고유가, 물가불안 등으로 안팎이 어려운 한국 경제를 어떤 식으로 살려낼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관련기사 ◀
☞(이모저모)곽승준 "소망교회 안다녀"..두달만에 반박
☞(인물포커스)강만수 장관 `10년만의 금의환향`
☞주호영 "내일 조각 발표 없을 것"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