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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애와 비슷"... MZ세대가 연애 리얼리티에 푹 빠진 이유

환승연애·체인지 데이즈, MZ세대에게 인기
헤어진 연인들 합숙하고 10년 만난 커플 싸우는 모
."설정 독특하지만 현실적이라 재미있어"
"평범한 것 좋아하고 솔직한 MZ세대 특성 반영·만남 자체에서 오는 감정 소비하기 때문"
  • 등록 2021-09-11 오후 7:00:02

    수정 2021-09-11 오후 10:38:24

헤어진 연인, 권태기 실제 커플, 이혼남녀...

최근 방영되고 있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이다.

예전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이 처음 만난 남녀가 연인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면 이제는 헤어진 연인들과 권태기를 겪고 있는 실제 커플들이 나와 서로의 관계를 되짚어본다.

이중에서도 헤어진 연인들이 합숙 생활을 하며 다른 사람의 전 애인을 모른 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환승연애'와 권태기를 겪고 있는 커플들이 서로의 애인을 바꿔 일주일 동안 제주도 여행을 하는 '체인지 데이즈'가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독특한 설정·현실적인 커플 이야기 담아... "MZ세대의 요즘 연애와 비슷"

(사진=티빙)


지난 6월 티빙에서 첫 방송한 환승연애는 현재 유튜브와 네이버TV에 공개된 클립 영상의 조회수가 누적 2000만뷰를 넘었다. 당초 12부작으로 예정됐던 이 프로그램은 큰 인기를 얻어 3회 늘어난 15부작으로 확대 개편됐다.

환승연애는 헤어진 네 커플들이 합숙생활을 하며 지나간 사랑을 되짚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한다. 흥미로운 점은 출연자들과 시청자는 다른 출연자의 전 애인이 누구인지 모르는 것이다.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출연자들의 전 애인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장치가 있어 시청자들의 흥미를 더한다.

고하영(26)씨는 "최근에 나오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가 사귀게 되는 스토리가 아니라 차별화된 포인트가 있다"며 "X(전 애인)와의 채팅이라던지 내 X의 데이트 상대를 골라주는 등 프로그램 안에 여러가지 장치들이 더해져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희(25)씨도 "연애 리얼리티를 이전부터 굉장히 좋아했는데 환승연애는 특히 구성적인 측면에서 굉장히 잘 짜여진 것 같다"며 "매일 밤마다 X가 나를 선택 했는지 여부를 알려주고 X가 소개하는 나의 자기소개 같은 이런 설정 자체가 굉장히 독특하다"고 말했다.

왼쪽에 있는 남성이 오른쪽에 있는 남성의 전 여자친구에 대해 채팅으로 물어보는 장면이다. 둘은 서로가 누구인지 모른다. (사진=티빙 유튜브 캡처)


실제로 이 프로그램에는 자신이 호감을 갖고 있는 사람의 전 애인과 채팅을 통해 그 사람의 취향 등을 물어볼 수 있고, 1화에는 처음 만난 출연자들이 자신의 전 애인이 써준 자기소개서를 읽는 방식으로 자기소개를 했다.

설정이 독특한 것도 인기를 얻는 데 한 몫 했지만 실제 연인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김채진(23)씨는 "로맨스 드라마의 경우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법한 상황과 대사, 인물 특징이 있어서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연애 리얼리티의 경우 진짜 연인들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직접 연애를 할 때는 감정소비가 큰데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면 그 힘듦은 적게 지고 설렘만 느낄 수 있어서 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카카오TV)


카카오TV에서 지난 5월부터 방영하고 있는 체인지 데이즈의 경우 현재 사귀고 있는 커플들이 나와 몰입감을 더한다.

체인지 데이즈는 넷플릭스에서도 시청할 수 있는데 현재 한국의 TOP 10 콘텐츠에서 2위이고, 카카오TV를 통해 공개된 본편과 부가영상의 누적 조회수가 4000만뷰를 넘기며 환승연애와 마찬가지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권태기를 겪고 있는 세 커플들이 나와 서로의 애인을 바꿔 일주일 동안 제주도에서 여행하는 것을 기본 콘셉트로 한다.

이중에는 10년 간 사귄 커플도 나오는데 방송에 나오는 모습이 실제 오래 연애한 커플의 모습과 비슷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최혜원(28)씨는 "체인지 데이즈에서 10년 연애한 커플들이 서로에게 많이 지쳐 극한까지 가는 모습이 장기 연애한 커플들에게 큰 공감을 사고 있다"며 "환승연애에서도 한 출연자가 이별 후 힘들어하는 모습이 매우 현실적이라고 느꼈는데 이런 것들이 MZ세대의 요즘 연애와 유사한 점이 많아서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헤어진 연인과 집에 같이 산다던지, 기존 연인을 두고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즐기는 등 설정 자체는 비현실적이고 특이하지만 출연진들의 이야기 자체는 제일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평범한 것을 좋아하고 솔직한 MZ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MZ세대가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타인의 연애를 관찰하기 좋아하는 이유를 노멀크러시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노멀크러시란 '평범하다'를 뜻하는 normal과 '반하다'라는 의미를 가진 crush를 합친 말로 직역하자면 '평범한 것에 반하다'는 뜻이다. 즉 특별하고 화려한 것보다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것을 추구하는 성향을 가리키는 말이다. 노멀크러시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임 교수는 "현실적이다는 말은 접근 가능하다는 뜻"이라며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들도 가능할 법한 평범한 연애, 즉 굉장한 연예인들의 연애가 아닌 우리 주변에서 관찰 가능하고 시청자인 나도 접근 가능한 부분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유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독특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시청하는 이유를 MZ세대의 솔직한 특성과 연관 지었다.

그는 "인간에게는 누구나 또 다른 내가 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는데 MZ세대는 이러한 욕망을 적극적으로 분출하는 세대라고 생각한다"며 "'파트너 바꿀 수 있지', '헤어진 연인과 같은 집에 살 수도 있지 뭐'같은 욕망을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세대의 특성이 나타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단순히 남녀가 이어지는 것이 아닌 지금처럼 독특한 설정을 가진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 있는 이유를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소비하는 포인트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귀거나 결혼을 해야 사랑이 완성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요즘엔 반드시 그렇지 않더라도 두 남녀를 매칭하는 것 자체를 소비하는 형태로 바뀌었다"며 "지금은 만남 자체에서 오는 여러 가지 상황과 감정들을 소비하는 것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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