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VS 안티86…뜨거워진 중구·성동구갑 [4.10 격전지]

홍익표 지역구 이동으로 무주공산 상태
전통적으로 민주당 우세 지역 분류
한양대 출신 임종석 전 비서실장 도전장
국민의힘 안티86 기치로 윤희숙 출사표
  • 등록 2024-02-04 오후 2:49:48

    수정 2024-02-04 오후 7:14:59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야당의 텃밭과 같았던 중구·성동구갑이 굵직한 여권 후보들의 도전으로 핫플레이스가 됐다. 서울에서는 보기 드물게 ‘네임드’ 국민의힘 의원들 간 경선까지 치러질 가능성까지 높아졌다.

성동구 지역구는 지난 20대 때부터 중구 일부를 각각 편입한 중구·성동갑, 중구·성동을로 나뉘어졌다. 각각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같은 당 박성준 대변인이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다만 이들 선거구는 이번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 결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중구와 종로가 합쳐지고, 성동갑·성동을로 개편될 가능성이 있고, 현안대로 유지될 확률도 적지 않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진=뉴시스)


이중 중구·성동구갑은 현재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다. 이곳에서 3선을 했던 홍익표 원내대표가 지난 2022년 ‘민주당 외연 확장’을 외치며 서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겼기 때문이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임시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이곳을 전략공천지역으로 분류해놓은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드보이의 귀환인 셈이다.

임 전 실장은 지난 16대 총선이 있던 2000년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당시 성동구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성동구는 갑과 을 지역으로 분리됐고 임 전 실장은 성동구을(현재의 중구성동갑 일부)에서 재선에 성공한다. 2008년 열린 18대 총선 때는 김동성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성동구을 출마를 준비하던 중 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 선고가 나오자 임 전 실장은 출마를 포기했다. 대신 민주연구원에 있던 홍익표 당시 한양대 특임교수가 지역구를 이어받아 당선됐다. 홍 원내대표는 중구·성동갑으로 개편된 20대(2016년), 21대(2020년)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이 지역은 1980년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한양대가 있다.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까지 했던 임 전 실장에게는 중구성동갑은 ‘홈그라운드’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한양대 출신이다.

이런 임 전 실장에 도전장을 내민 두 사람이 있다. 권오현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과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다.

권 전 행정관은 임종석·홍익표와 같은 한양대 출신이다. 지역 연고만큼은 앞선 선배들 못지 않다. 임종석·홍익표가 86세대를 대변하는 상징이라면 권 위원장은 1980년대 태생 정치신인을 대표한다.

윤희숙 전 의원은 서초갑을 나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를 받는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9일 임 전 실장을 겨냥해 “임종석과 윤희숙,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냐”며 윤 전 의원을 추켜세워주기도 했다. 그동안 한 위원장이 강조했던 86용퇴론가 맞물려 중구·성동갑은 더 주목받게 됐다.

이들 대결의 결정권은 사실상 민주당이 쥐고 있다. 전략공천지역으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친문’인데다 86대표주자인 임 전 실장을 손을 들어줄지 미지수다. 김지호 당 대표 부조정실장은 그를 향해 “용산에 가서 맞붙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거 지형도 바뀌는 분위기다. 예전처럼 민주당 혹은 진보계열 후보를 찍어주던 경향성이 옅어지고 있다. 왕십리를 중심으로 뉴타운 개발이 되면서 보수성향이 짙어지고 있다. 실제 성동구는 강남 이후 떠오르는 한강벨트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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