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매직 20년…소통 리더십·사회적 가치경영 통했다

SK그룹 최태원 경영 체제 20년
자산·매출 5배, 수출액 10배↑
재계 5위서 3위로 도약
10년 앞 내다보는 M&A 승부사
뉴 SK “새 성장동력 확보”
  • 등록 2018-09-01 오후 3:18:58

    수정 2018-09-02 오전 10:28:59

1998년 최종현 회장 타계 이후 최태원 회장 체제가 들어선 지 20년이 된 1일 SK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사진은 최태원 회장이 2006년 1월 신입사원과 대화 중 웃고 있는 모습(사진=SK그룹).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자산 5.6배 증가, 매출액은 4.2배 늘었다. 순이익은 무려 170배. 2만명이었던 임직원 수는 9만명으로 4.4배 늘었고, 수출 규모는 10배 이상 커졌다. 자산 순위 재계 3위인 SK그룹 얘기다. 부친인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타계한 뒤 38세의 젊은 나이에 그룹 총수에 올라선 최태원 회장의 숱한 고민과 결단의 과정들을 오롯이 보여주는 숫자라 할만하다.

1일은 최태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등장한지 꼭 20년이다. 1998년 9월 1일 취임 당시 5위였던 SK의 재계 순위는 현재 3위로 상승했고, 내수 기업이라는 한계도 벗어났다. ‘늘 10년을 내다본 기업인’으로 불렸던 선친만큼이나 SK를 내적·외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 내다본 하이닉스 인수 ‘신의 한수’

‘최태원 매직’이라 할만하다. 그 핵심 비결은 성공적인 인수합병(M&A)으로 꼽힌다. ‘M&A 승부사’라는 별칭도 생겼다. 그중 하이닉스 인수는 ‘신의 한수’로 통한다.

SK그룹이 2011년 당시 3조4267억원에 SK하이닉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을 때에는 ‘승자의 저주’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인수 후 최 회장은 8000억원(2011년)에 불과하던 연구개발(R&D) 투자를 2016년 2조1000억 원으로 늘리며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SK하이닉스 편입 후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들의 수출액은 2012년 9조5000억원에서 2016년에는 17조원으로 꾸준히 늘었고, 매출도 지난해 30조원을 돌파했다.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M&A에 대한 뛰어난 감각은 그룹의 성장 원동력이 됐다. 2016년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인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 2017년에는 웨이퍼 제조사 LG실트론(현 SK실트론)까지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최근에는 도시바 인수 참여에도 성공하며 부족하다고 평가받던 낸드플래시 사업도 보완했다.

1998년 SK그룹의 자산은 34조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93조원으로 5.6배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같은 기간 37조원에서 158조원으로 4.2배,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170배, 임직원 수는 2만1,300명에서 9만4,000명으로 4.4배 늘게 됐다.

소통의 리더십·협상의 카리스마 눈길

선대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뚝심과 10년을 준비하는 기업가정신은 이제 최태원식 경영철학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에 소통의 리더십과 협상의 카리스마는 하이닉스 인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2010년 최태원 회장은 미래 먹거리에 대해 고심하던 중 반도체의 발전가능성을 보고, 곧바로 공부 시작했다. SK에 따르면 각계각층의 반도체 전문가를 모셔 사사하며 1년 가까이 반도체를 파고든 최 회장은 2010년말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는 의중을 그룹 이사진에게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이자 가보지 않은 길이었던 만큼 인수와 동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면서도 “하지만 최 회장은 자신과 뜻이 다르다고 강압적으로 밀어붙이지 않았다. 토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설득하는 과정을 꽤 오랜 기간 가졌다. 협상력이 돋보였다”고 회상했다.

그의 이 같은 철학은 ‘딥체인지’와 ‘더블보텀라인(Double Bottom Line)’으로 대표된다. 최 회장은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 데스(Sudden Death·돌연사)한다”고 경고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강조했다. 딥체인지는 사업구조의 근본적인 혁신 등을 뜻한다. 최태원 회장이 2016년부터 강조해온 SK그룹의 경영화두다.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업 방식과 사고를 바꿔야 한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취임 초기부터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최 회장은 2004년 SK그룹이 추구하는 기업 가치를 ‘이익 극대화’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행복 극대화’로 바꿨다. 최근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경영의 두 축으로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을 강조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의 측정틀을 만들어 계열사 경영에 직접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SK의 자산을 사회와 공유할 경우 더 많은 가치가 생산될 수 있다며 ‘공유인프라’ 개념을 다른 기업으로까지 확산, 발전시키고 있다.

바이오는 제2의 반도체…새 성장동력 투자

최 회장이 반도체 다음으로 승부수를 던진 분야는 바이오다. 최태원 회장은 바이오·제약 부문을 제2의 반도체로 지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반도체에 이어 또 하나의 성장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SK는 지난해 6월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공장을 인수했고, 올 7월엔 미국 바이오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앰팩 지분 100%를 사들였다. 이는 국내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해외 제약 회사 M&A 규모로 사상 최대다. SK바이오팜은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승인신청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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