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잡스의 건강 이상설이 계속 제기됐고 지난 8월 애플 CEO직 사임을 돌연 발표하면서 증폭됐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되고 말았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란 발군의 제품들을 `창조`한 잡스가 사라지게 되면서 전세계는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애플의 향후 행보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 드라마 같은 삶, 드라마처럼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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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췌장암 재발로 사망한듯 잡스가 앓았던 췌장암은 대개 발견 시 전이가 상당 부분 진행돼 생존기간이 짧다. 하지만 잡스의 경우 수술이 쉽고 생존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한적 범위의 세포 신경 내 분비 종양(islet cell neuroendocrine tumor)`이어서 그나마 희망을 품게 했다. 특히 2004년 병을 공개할 당시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등의 치료가 필요 없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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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08년 잡스는 아이폰 제품 행사에 몰라보게 수척한 모습으로 등장, 건강이 심상치 않음을 보여줬다. 잡스는 호르몬 불균형이 체중감소의 직접적인 요인이라고 밝혔지만, 이듬해 간 이식에 나섰고 병가를 반복하면서 궁금증이 증폭됐다. 2009년엔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잡스는 1960년대 히피 문화의 중심이었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라면서 이의 영향을 받았고 선불교 등에 깊이 심취했다. 좀더 깊이 있게 불교를 접하기 위해 인도 여행을 떠났고 그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때 일본에서 출가를 고민했던 것도 유명한 일화다. 일부에선 아이팟 등의 단순한 디자인이 선의 정신에서 비롯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검정색 터틀넥 티셔츠와 청바지로 대변되는 의상에서 알 수 있듯 항상 그는 편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다. 또 그의 유명한 스탠포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항상 갈망하고, 언제나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고 연설을 맺으면서 마치 불교의 무소유를 연상케하기도 했다. 잡스는 애플의 성공을 견인한 배경으로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것과 애플로부터 한때 버림받은 것, 그리고 암 투병을 통한 죽음과의 대면을 꼽은 바 있다. ☞ 이슈추적 <스티브 잡스 사망> ▶ 관련기사 ◀ ☞[잡스 사망] 스티브 잡스 주요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