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부리=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허니무너들의 천국 후아힌. 그곳에서 30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오면 더 한적하고 둘 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부티크 리조트들이 몰려 있는 프란부리. 태국에서도 새로 뜨고 있는 곳이다.
모래사장이 끝도 없이 펼쳐진 프란부리 해변에서 번잡함은 찾아볼 수 없다. 아침이면 간간히 해안가를 산책하거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지나가거나 그물망을 던져 고기를 잡는 어부가 눈에 띌 뿐이다.
이 조용한 곳에 최근 몇 년 사이에 고급 리조트와 부티크 호텔들이 들어섰다. 그렇다고 북적거리거나 번잡해진 것은 아니다. 여느 관광지처럼 바나나보트나 제트스키를 즐기는 풍경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곳 리조트들은 지친 마음을 달래고 쉬어갈 수 있는 곳을 지향한다.
프란부리 해변을 바로 마주하고 있는 알린타 리조트(Aleenta Resort)는 그래서 방안에 TV 대신 명상음악을 담아둔 아이팟을 놓아두고 샤워가운 대신 명상복이 걸어놓았다.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세상과 잠시 떨어져 쉴 곳을 찾는다면 이곳 프란부리가 제격인 것이다.
프란부리 근처에 볼 거리도 많다. 20분 정도를 달리면 해양국립공원인 `카오 삼로이 욧`이 나온다. 300개의 봉우리를 가진 산이란 뜻이다. 지난 1966년 태국에서 4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98 평방킬로미터에 걸쳐져 있는 이 국립공원에는 석회석으로 된 봉우리들과 동굴, 작은 해변, 습지 등이 있고 이곳에서 수백 종의 야생동물과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해발 157미터인 `카오댕` 언덕에 오르면 `카오 삼로이 욧` 공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걸어 올라가면 30분가량 걸린다.
독특한 뿌리 모양으로 눈길을 끄는 맹그로브 공원도 방문해볼 만 하다. 맹그로브는 열대와 아열대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라는 나무다. 보통 육지식물은 염분이 있는 곳에서 살지 못하지만 맹그로브는 바닷물에 정기적으로 잠기는 연안에 산다. 씨앗이 나무에 달린 채로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물 위로 얼키설키 드러난 뿌리가 인상적이다.
원래 이 지역에는 맹그로브가 많았지만 벌목으로 점차 황폐해졌고 결국 새우양식장으로 쓰였다. 그러다가 1990년 새우양식도 그만두면서 버려진 땅이 됐다.
PTT는 이 곳에 `시리낫 라지니 맹그로브 에코시스템 러닝 센터`를 세우고 맹그로브 공원에 대한 소개와 생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산책로를 따라 맹그로브 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다 보면 이곳이 사각형의 황폐했던 새우양식장이었다는 사실이 전혀 실감 나지 않을 것이다.
물 위로 입을 내미는 각종 수중 생물들도 만나볼 수 있고 전망대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맹그로브로 가득찬 숲의 전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