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포화’ 박주영, 의지의 문제만 남았다

'비난의 화살' 받고 있는 박주영, 결단이 필요한 시점
  • 등록 2014-09-04 오후 4:41:22

    수정 2014-09-04 오후 4:46:25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국내외 언론들이 연일 박주영(29)에게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아스널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박주영의 주가는 크게 추락했다.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는 “아스널이 박주영과 같은 ‘쓸모없는(Deadwood) 선수’를 정리했다”고 표현했다. 대신 필요한 선수를 남긴 것이 아스널로선 옳은 결정이었다고 꼬집어 언급했다. ‘가디언’은 아스널에서 적응하지 못한 아시아 선수들의 사례를 다루며 박주영에 대해 “지난 2011년 8월 아르센 벵거 감독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궁금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영은 아스널 합류로 전성기를 날리게 됐다고도 덧붙였다.

△ 박주영. / 사진= 이데일리DB


박주영의 부진이 그의 이미지 추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론이 등을 돌린 이유에는 불분명한 그의 태도도 한몫했다는 판단이다.

지난 2012년 박주영은 병역 회피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박주영은 병역의무를 37세까지 미룰 수 있는 ‘국외이주사유 국외여행 허가’ 규정을 통해 병역 이행을 미루기로 했다. 이 규정은 영주권(영주권 제도가 없는 나라에서 무기한 체류자격 또는 5년 이상 장기 체류자격 포함)을 얻어 해당 국가에서 1년 이상 거주한 경우 본인의 희망에 따라 37세까지 병역을 연기 받는 제도다.

박주영은 지난 2008년부터 3년 간 AS모나코에서 뛰면서 모나코 10년 체류자격을 얻어 병역을 미룰 수 있는 상태였다. 그는 2011년 8월 병무청의 허가를 얻어 병역을 연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주영은 약 1년 만에 기자회견에 나서 그 동안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여론의 등을 돌리게 하기엔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박주영은 매번 언론, 팬들과의 소통에 서툴렀다. 자신의 거취를 둘러싸고 축구계는 떠들썩하지만, 이번에도 뚜렷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한축구협회가 AFC 지도자 자격증 취득 교육 이수 사실을 밝히면서 병역 면제 신분 유지를 위해 지도자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추측들만 더욱 무성해졌다.

그는 유럽 빅 리그行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지난 몇 년 간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 적이 없기 때문에 설령 FA 이적을 한다고 해도 팀내 주전 확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나 카타르 등 중동권 이적 시장은 아직 마감되지 않았지만, 박주영은 아직 그다지 구미가 당기지 않는 모양이다.

‘부진’의 이미지가 박힌 박주영에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군 면제 혜택을 받은 박주영은 무적 신세를 속히 벗어나야 한다. 병무청 측은 일단 기다려보자는 입장이지만, 무적 신세가 지나치게 오래 이어질 경우 그의 병역 문제는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무적 기간이 길어지면 박주영은 ‘기초군사훈련 후 34개월 간 선수나 지도자로 활동해야 한다’는 병역법 규정에 위반될 수 있다. 유럽으로의 FA 이적이 어려워 보이면 서둘러 중동行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병역 면제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갑작스레 지도자의 길을 걷는 것은 여론의 비난을 더욱 부추길 수 있어 좋은 방법은 아니다.

이쯤 되면 박주영의 거취는 ‘의지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외면한 팬들과 국내외 언론의 십자포화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출전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팀과 계약하는 것이다. 유럽 빅 리그로의 재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한 단계 아래 이적 시장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고 명예 회복의 시간을 갖는 게 커리어로 보나 병역 문제의 해소 차원으로 보나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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