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을 보내다]'미생'의 화두는 사회의 재생..'희망의 한 수'

"그래도 버텨라"
일상이 재난인 사회 부정→긍정으로
현실감 있는 직장 생활 묘사…"일하는 가족 발견" 위로
''라면상무'' ''땅콩부사장''에 부대낀 ''을의 눈물''
계약직 설움 등으로 보편성 잡아
  • 등록 2014-12-19 오전 9:21:52

    수정 2014-12-19 오전 9:21:52

‘미생’이 종방된다.(사진=tvN 제공)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미생’ 열풍은 사회의 재생(再生)에 대한 열망이다. 20부작 중 2회를 남긴 tvN 금토 드라마 ‘미생’이 던진 화두다.

정은수 민음사 고문은 ‘미생’의 인기를 “삶의 부정에 대한 긍정의 복귀”라고 시대적 의미를 뒀다. 고용 불안에 세월호 참사까지 터지며 재난이 일상화된 사회 속에서 온갖 역경이 닥쳐도 결국 치열하게 사는 수밖에 없다는 삶의 긍정성을 환기했다는 점에서다. 오 차장(이성민 분)이 극 중 계약직 사원인 장그래(임시완 분)에 “어떻게든 버텨 봐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 거니까”라고 한 말 등이 던진 치유의 힘에 주목했다.

문화평론가인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드라마는 자기계발에 대한 성공 신화의 종말과 그 세대들이 느끼는 좌절감을 현실감 있게 보여줬다”며 “그 안에서 장그래가 속한 영업 3팀이 던지는 공동체 정신의 회복과 의리 등 판타지적 요소가 시대와 맞물려 폭발력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이승희(33) 씨는 “현실의 회사는 더 지옥”이라면서 “그래도 영업3팀처럼 회사생활하고 싶다는 꿈을 꾸며 드라마를 봤고 위로를 얻었다”고 말했다.

’미생’이 ‘라면 상무’와 ‘땅콩 리턴 부사장’ 등 갑의 횡포에 대한 분노가 최근 1년 새 극에 달한 시기에 ‘을의 눈물’에 주목한 점도 공감대를 넓히는 데 주효했다. 오 차장은 사업을 따내기 위해 친구의 ‘갑질’까지 견딘다. 가끔 술에 의지하지만 결국 가족의 존재만으로 힘을 얻는다. 정석희 드라마평론가는 “직장 생활을 겪지 않은 아내나 아이들까지 ‘미생’에 열광한 이유는 집에서 힘들다는 얘기만 들었지 낯선 직장 생활의 현실을 섬세하고 그려줬기 때문”이라며 “남성들의 군대 얘기를 싫어한다면서도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보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10월17일 1회 시청률 1.5%(TNMS 기준)로 시작한 ‘미생’은 지난 13일 18회에서 8.4%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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