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그리고 스타"..남자골프 흥행 해법 찾았다

  • 등록 2015-09-22 오후 3:14:26

    수정 2015-09-22 오후 3:15:28

“남자골프에도 구름 갤러리” 지난 20일 열린 신한동해오픈 최종라운드에는 약 1만4700여 명의 갤러리가 모였다.(사진=신한금융그룹)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가족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아이도 너무 즐거워하네요.” 서울 강서구에 사는 허성범(35) 씨는 주말 시간을 골프장에서 보냈다. 그의 손에는 골프채가 아닌 5살 난 아들의 손목이 들려 있었다. 하루를 꼬박 보냈더니 어느새 ‘나쁜 아빠’에서 ‘자상한 아빠’로 변해 있었다. 가족에게 큰 점수를 따내 뜻깊은 날이었다.

지난 2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 최종라운드. 화창한 가을 날씨와 멋진 샷을 구경하기 위해 1만4700여 명의 갤러리가 운집했다. 대회 기간 이곳을 찾은 갤러리를 합하면 2만4000여 명을 훌쩍 넘는다. 흥행 저조로 뒷걸음질을 치던 국내 남자골프가 모처럼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2주 연속 구름 갤러리

상반기 내내 여자골프에 밀려 고전하던 남자골프는 한국오픈을 시작으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지난 13일, 내셔널타이틀 대회인 한국오픈 최종라운드가 열린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는 1만여 명의 갤러리가 몰렸다. 같은 시간 경기도 여주 페럼 클럽에서 열린 여자골프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을 찾은 갤러리는 3000여 명에 불과했다.

이제 1승. 협회 관계자들은 내색하지 못하고 일주일을 더 기다렸다. 31년 역사를 자랑하는 신한동해오픈. 해외에서 뛰고 있는 스타급 골퍼들이 대거 출전을 약속했고, 수도권에서 가까운 인천 청라의 베어즈베스트 골프클럽이라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내심 기대가 컸다.

같은 기간 강원도 춘천에서 KLPGA 투어 KDB대우증권 클래식이 열렸다. 위치는 멀지만 안심할 순 없었다. 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으로 2개 대회를 건너뛴 ‘보증수표’ 전인지가 등판하기 때문이다.

운명의 시간은 다가왔다.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도 밀리면 ‘미래’는 불확실해진다. 첫날 820명에 불과한 갤러리로 불안감은 더 커졌다. 하지만 주말이 되자 모든 게 ‘기우’였다. ‘무빙데이’인 3라운드에 1000 여명의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았고, 마지막 날에는 구름 갤러리가 몰렸다. 정확한 통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여자골프에 완승을 했다.

◇가족 그리고 스타

남자골프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데는 주최 측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가족이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고, 스타 선수들을 대거 초청해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연출했다.

신한금융그룹은 ‘가족과 함께하는 신한동해오픈’ 콘셉트로 흥행을 수확했다. 가족을 위한 갤러리존을 만들어 휴식과 놀이를 같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갤러리존 안에 설치된 골프파크에는 골프공 그림 그리기, 가훈 써주기, 페이스 페인팅, 종이접기교실 등 다양한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한쪽에 마련된 에어바운스에는 아이들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대회 관계자는 “대회 전부터 가족 놀이터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했다. 주변에 대형 아파트단지가 많아 더 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해외파 스타들이 대거 출전하면서 볼거리가 차고도 넘쳤다. 노승열, 강성훈, 김민휘 등 PGA 투어 멤버들이 출사표를 던졌고, 유럽투어에서 우승한 안병훈까지 합류했다. 이들과 국내 대표 골퍼들의 대결 구도는 갤러리를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날 우승컵을 놓고 벌인 안병훈과 노승열의 ‘외나무다리 승부’는 흥행에 정점을 찍었다. 최종 우승자는 안병훈.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친한 친구인 노승열이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웃을 수 없다”며 진한 감동을 남겼다.

올해 국내 남자골프는 여자골프 규모의 절반도 안된다. 위기 탈출을 위한 뾰족한 해법도 없었다. 하지만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2개 대회를 치르면서 ‘흥행 방정식’을 발견했다.

벌써 조짐도 보이고 있다. 황성하 KPGA 회장은 “내년에는 대회가 제법 늘어날 것이다. 5개 대기업이 대회 창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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