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고요의 집’…잃어버린 나를 찾는 모험

독창적인 한국화 기법과 콜라주의 만남
[책]고요의 집
이요|92쪽|구름 속의 페페
  • 등록 2024-01-01 오후 12:21:59

    수정 2024-01-01 오후 12:22:38

이요 작가의 그림책 ‘고요의 집’ 앞 표지(사진=구름 속의 페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소녀 ‘고요’는 자신의 마음속 어둠에 살고 있는 ‘망토 마왕‘에게 생각과 감정을 통제당하며 본래 자기 모습을 잊은 채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자신에게 닥친 다채롭고도 파국적 상황에서 고요의 내면에 각성이 일어난다. 꿈속 어딘가에 깊이 감춰져 있던 작은 빛이 고요의 눈앞에 나타나면서 일생일대의 커다란 변화가 시작된다.

이요 작가의 그림책 ’고요의 집‘(구름 속의 페페) 줄거리다. 책은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어른이 그리는 아이의 고민은 가볍고 순한 것으로 묘사되곤 하지만, 이요 작가는 모두가 외면하고 망각해버린 두려움과 공포를 생생하게 시각화해 날 것으로 보여준다.

“고요, 네가 어디 가서 뭘 할 수 있겠어? 생각 같은 건 하지 마. 그 어떤 감정도 느끼지 마. ‘춤추는 왕관’이 시키는 대로만 춤춰.” “왜냐하면… 난 맞고, 넌 틀리니까.”(본문 중에서)

미디어나 사회가 정의하는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어른들의 요구에 맞추려다 좌절하는 것은 성장기에 누구나 겪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타고난 기질을 부정당하거나 혹은 자기 본연의 정체성을 스스로 버린 채, 착하지만 공허한 어른으로 자라기도 한다.

책은 “맞고 틀림은 다분히 개인적, 주관적”이라면서 우리 모두는 본연의 색을 찾고 그 색을 표현해야 한다“고 은유적으로 이야기한다.

고요 자신이 갖고 있는 극도의 두려움, 불안과 공포를 어떻게 느끼고, 해석하며, 해결 및 성장해 나가는지에 대한 심리의 변화를 한국화 기법과 콜라주를 통해 독특하고 아름답게 그려낸다. 우리 모두 틀리지 않았다고 말이다.

작가는 닥나무 껍질로 만든 순지 세 겹을 합하여 두께와 질감을 높인 ‘삼합 장지’에 먹으로 칠해 독특한 작품을 완성했다. 먹이 종이에 스며들고 번지는 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그림이 주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섬세하고 서정적이면서 동시에 강한 힘을 내뿜는다. 흑백이라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색 안에서 작가는 검정의 미묘한 차이들을 다양하고 풍성하게 표현했다.

이요 작가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목우 공모 미술 대전 한국화 부문에서 입선, 대한민국 기독교 미술 대전 한국화 부문에서 입선했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던 작가다.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여러 책의 표지와 내지 삽화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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