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전략은 `곰의 포옹`

공개매수 포석 깐 압박..아직은 `위임장 대결`에 무게
"당장 팔고떠나지 않는한 공개매수 안해도 법적문제 없어"
  • 등록 2006-02-24 오전 10:38:11

    수정 2006-02-24 오전 11:29:35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칼 아이칸이 KT&G(033780)에 건낸 인수제안서는 공개매수를 통해 적대적 인수합병(M&A)를 할 수 있다는 협박용 카드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칸이 이런 카드를 내민 후 당장 KT&G 주식을 팔고 떠나지 않는다면 공개매수를 하지 않더라도 법적구속력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법률사무소 사람과사람의 임종태 변호사는 24일 "이번 아이칸의 인수제안은 공개매수를 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회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린 것"이라면서 "3월 주총에서 있을 위임장 대결을 염두해 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날 아이칸은 공시를 통해 공식적으로 위임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 변호사는 "이번 제안서에 공개매수라는 용어는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KT&G 상장주식에 대해 주당 6만원 인수를 제안한다`는 문구가 공개매수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제안서는 KT&G 경영진에 제시한 것인 만큼 공개매수를 반드시 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임 변호사는 "마치 프로포즈를 결혼 상대에게 하지 않고 제3자에게 미리 얘기해 놓는 것으로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면서 "다만 이런 제안 후에 당장 팔고 나가면 문제가 되겠지만 최고의 변호사를 갖춘 아이칸이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아이칸의 제안은 KT&G 경영진의 향후 조치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압박카드라는 것. 향후 추이에 따라 공개매수를 하지 않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얘기다.

이용인 서울에프앤텍파트너스 대표도 "정식으로 공개매수 공고를 하기 전에 경영진에 통지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면서 "쉽게 말하면 경영권을 넘기거나 동참하는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지분 사버리겠다는 것을 통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하지만 대표적인 적대적 M&A 전략으로 '곰의 포옹'(bear's hug)이라고 한다.

'곰의 포옹'이란 사전 경고 없이 매수자가 목표 기업의 경영진에 편지를 보내 매수제의를 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요구한다는 방법이다. 마치 곰이 몰래 껴안듯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회사의 매수가격과 조건을 제시한다.

아이칸은 KT&G 곽영균 사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그동안 요구한 유휴자산 매각 등 주주제안을 무시해왔다"고 비난하면서 이사선임과 자산매각 요구를 다시 확인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위임장 대결을 앞두고 아이칸은 KT&G 경영진에 자금도 충분하고 의사결정도 이미 마쳤다고 위협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아주 일반적인 적대적 M&A 전략으로 향후 아이칸은 공개매수 등 본격적으로 구체적인 액션에 들어갈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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