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日 첫승, 과감한 몸쪽 승부의 힘

  • 등록 2011-04-22 오후 8:38:56

    수정 2011-04-22 오후 8:51:59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칼날 같은 제구는 아니었다. 타자의 방망이를 부러트릴 듯 한 광속구를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박찬호(38.오릭스)의 투구는 빛이 났다. 과감한 몸쪽 승부가 뒷받침 된 덕이었다.

박찬호는 22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3피안타 4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고비때마다 삼진(6개)을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이날 가장 눈에 띈 것은 몸쪽 승부였다. 타자들의 몸쪽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타이밍을 뺏었다.

제구가 완벽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경기에서 몸쪽을 공략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타자의 몸에 맞는 볼이 되거나 가운데로 몰려 장타를 허용할 수 있다는 두려움 탓이다.

그러나 박찬호는 과감했다. 특히 우투수에게 부담스러운 좌타자를 상대로 오히려 더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걸었다. 이 선택은 박찬호에게 큰 힘이 됐다.

박찬호는 이날 모우 108개의 공을 던졌다. 그 중 몸쪽 공은 30개였다. 수치상 매우 많은 비율은 아니다. 그러나 몸쪽을 꾸준하게 공략하며 상대에게 몸쪽을 의식하게 만드는 효과를 봤다.

특히 좌타자를 상대로는 무려 22개의 공을 몸쪽으로 던졌다. 우타자 상대 때 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숫자다. 상대가 어려울수록 상대 타자가 어려워하는 코스를 찔러 넣은 뒤 승부를 걸어간 것이다.

직구만 던진 것이 아니었다. 좌타자에겐 슬라이더와 컷 패스트볼을 활용했고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을 던지며 타자를 움찔 뒤로 물러나게 하는 효과까지 얻어냈다. 타자들이 몸쪽을 의식하게 되자 바깥쪽으로 변하는 변화구에 헛스윙이 나오는 비율이 높아졌다.

승부구로서의 몸쪽 공이 빛을 발한 것은 1회 1사 1,2루서 4번 나카무라(우타자)를 상대할 때, 그리고 투구수 100개를 넘어선 7회 무사 1루 우에모토(좌타자) 타석이었다.

박찬호는 홈런타자 나카무라를 상대로 초구를 바깥쪽 컷 패스트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몸쪽 높은 직구(142km)를 찔러넣어 2루수 플라이를 만들어냈다.

우에모토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볼 카운트 2-2에서 몸쪽 높은 공으로 승부를 걸어 루킹 삼진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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