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을 쳐서 만든 홈런, 이것이 박병호다

  • 등록 2015-03-16 오후 1:18:00

    수정 2015-03-16 오후 1:27:17

박병호가 15일 목동 롯데전서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그건 정말 대단했어. 아무나 칠 수 있는 공이 아니었으니까.”

염경엽 넥센 감독이 15일 목동 롯데전을 마치고 한 말이다. 그가 감탄한 것은 박병호의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이날 2회 첫 타자로 나서 롯데 선발 린드블럼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볼 카운트 3-1의 유리한 상황. 직구를 받아쳐 홈런을 만들었다.

볼 카운트 3-1은 세상이 다 아는 타자의 카운트다. 하나 노려 칠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황. 게다가 직구까지도 염두에 둘 수 있는 카운트이기도 하다. 3-1에서 직구 쳐서 홈런 만든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는 것이었을까.

염 감독은 “정말 낮게 제구가 잘 된 공이었다. 사실상 볼이었다. 게다가 전광판에 148km(전력분석팀은 145km)까지 찍혔다. 린드블럼은 매우 좋은 투수더라 볼 끝에 힘도 있었다. 이 공을 쳐서 홈런을 만든 것이다. 노려서 다른 방식으로 친 것이 아니고 원래 자신의 스윙으로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병호는 50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인 것”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한 방을 칠 수 있는 거포를 상대로 불리한 카운트에서 바깥쪽 낮은 공을 던지는 건 기본에 속한다.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이 선택을 많이 한다는 건 그만큼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안타는 맞아도 홈런은 안 나오는 코스”라는 표현을 이 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병호는 이 코스에 온 공을 홈런으로 만들었다. 바깥쪽 낮게 던지려다 가운데 몰린 공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낮게 볼로 들어가는 공을 걷어올려 담장을 넘긴 것이다. 이렇게 치면 상대 투수는 그냥 두 손을 들어버릴 수 밖에 없다.

손혁 넥센 투수 코치는 “박병호의 홈런은 내가 봐도 대단했다. 투수 입장에서 저런 타자는 타구가 내게 오지 않기를 바라는 두려움까지 만든다. 정말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바깥쪽을 밀어치려고 의식적으로 스윙의 바꾼 것이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다.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 안에서 홈런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올 시즌의 박병호가 더욱 위력적으로 다가온다.

염 감독은 “이제 정말 확실하게 자기 스윙을 갖게 됐다.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것을 완성한 느낌이다. 올 시즌 박병호가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이유다. 슬럼프를 겪기도 하겠지만 자신만의 것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짧게 가져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린드블럼을 상대로 친 홈런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15일, 박병호가 친 홈런은 단순히 밀어쳐서 만든 홈런이라서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볼’이 선언되는 공은 ‘타자가 칠 수 없는 공’을 뜻한다. 그 공마저 자신의 스윙 안에서 해결하는 능력을 박병호가 보여줬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로서 그의 새로운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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