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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넥센 감독이 15일 목동 롯데전을 마치고 한 말이다. 그가 감탄한 것은 박병호의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이날 2회 첫 타자로 나서 롯데 선발 린드블럼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쳤다. 볼 카운트 3-1의 유리한 상황. 직구를 받아쳐 홈런을 만들었다.
볼 카운트 3-1은 세상이 다 아는 타자의 카운트다. 하나 노려 칠 수 있는 가장 좋은 상황. 게다가 직구까지도 염두에 둘 수 있는 카운트이기도 하다. 3-1에서 직구 쳐서 홈런 만든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는 것이었을까.
염 감독은 “정말 낮게 제구가 잘 된 공이었다. 사실상 볼이었다. 게다가 전광판에 148km(전력분석팀은 145km)까지 찍혔다. 린드블럼은 매우 좋은 투수더라 볼 끝에 힘도 있었다. 이 공을 쳐서 홈런을 만든 것이다. 노려서 다른 방식으로 친 것이 아니고 원래 자신의 스윙으로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박병호는 50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인 것”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이 선택을 많이 한다는 건 그만큼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안타는 맞아도 홈런은 안 나오는 코스”라는 표현을 이 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박병호는 이 코스에 온 공을 홈런으로 만들었다. 바깥쪽 낮게 던지려다 가운데 몰린 공이 아니었다. 오히려 더 낮게 볼로 들어가는 공을 걷어올려 담장을 넘긴 것이다. 이렇게 치면 상대 투수는 그냥 두 손을 들어버릴 수 밖에 없다.
손혁 넥센 투수 코치는 “박병호의 홈런은 내가 봐도 대단했다. 투수 입장에서 저런 타자는 타구가 내게 오지 않기를 바라는 두려움까지 만든다. 정말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염 감독은 “이제 정말 확실하게 자기 스윙을 갖게 됐다.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것을 완성한 느낌이다. 올 시즌 박병호가 더욱 강해질 수 있는 이유다. 슬럼프를 겪기도 하겠지만 자신만의 것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짧게 가져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린드블럼을 상대로 친 홈런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15일, 박병호가 친 홈런은 단순히 밀어쳐서 만든 홈런이라서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볼’이 선언되는 공은 ‘타자가 칠 수 없는 공’을 뜻한다. 그 공마저 자신의 스윙 안에서 해결하는 능력을 박병호가 보여줬다.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로서 그의 새로운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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