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페가수스' 개발한 이스라엘 NSO그룹 블랙리스트 지정

美상무부, 보안업체 4곳 블랙리스트 등재
NSO·칸디루 및 러시아·싱가포르 보안업체 각 1곳
"초국가적 탄압 가능 스파이웨어 수출…국제질서 위협"
NSO "테러·범죄 예방 위해서만 수출" 반박
  • 등록 2021-11-04 오전 9:17:33

    수정 2021-11-04 오전 9:17:33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의 군용 스파이웨어 업체 NSO그룹이 미국의 무역거래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NSO그룹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해킹해 개인정보 탈취, 도청 등 감시가 가능토록 해주는 소프트웨어 ‘페가수스’를 개발한 곳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NSO그룹과 칸디루, 러시아의 포지티브테크놀러지스, 싱가포르의 컴퓨터 시큐러티 이니셔티브 컨설턴시(Computer Security Initiative Consultancy) 등 총 4개 보안 관련 업체를 무역거래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NSO그룹과 칸디루에 대해 “이들 두 업체가 스파이웨어를 개발해 외국 정부에 공급, 정부 관리, 언론인, 기업인, 활동가, 학계 및 대사관 직원을 악의적으로 표적으로 삼았다는 ‘증거’에 근거해 (블랙리스트에) 등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 정부들은 이러한 스파이웨어를 통해 초국가적 탄압을 수행할 수 있었다. 독재 정부는 주권 밖의 반체제 인사, 언론인 및 활동가들의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는데 활용했다. 이러한 관행은 법치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NSO그룹과 칸디루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침투할 수 있는 해킹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논란을 일으킨 곳들이다. 특히 NSO그룹이 10년 전 개발해 수출해 온 페가수스는 언론인과 반체제 인사, 기업인 등을 사찰하는데 활용됐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테러리스트와 범죄자들을 추적하기 위한 기존 목적과는 다른 용도로 쓰였기 때문이다. 페가수스를 사용하면 목표 스마트폰에 침투해 개인과 위치 정보를 입수하고 스마트폰의 마이크와 카메라를 몰래 조종할 수 있다. NSO그룹은 40개국 60곳의 정보 및 군사 기관, 법 집행 기관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프랑스 비영리 단체 ‘포비든 스토리즈’와 인권단체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7월 페가수스와 관련된 휴대전화 목록 5만개를 확보해 16개 언론사와 공유했다. 휴대전화번호 소유자들 중 1000명 이상이 50개국에서 신원이 확인됐고, 여기엔 언론인 189명, 정치인 및 정부 관계자 600명 이상, 기업 임원 65명, 인권운동가 85명, 국가지도자 다수가 포함됐다.

또 페이스북은 과거 미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NSO그룹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등과 같은 회사로부터 서버를 임대해 몰래 전화와 컴퓨터에 침입했다고 지적했다. 스파이웨어를 퍼뜨리기 위해 자회사인 왓츠앱의 보안 취약점을 악용했다는 게 페이스북 측의 주장이다.

칸디루는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보안 취약점을 파고들어 해킹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에 각국 정부에 판매했다. MS와 언론인과 반체제 인사를 대변하는 토론토대 시민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언론인, 인권운동가, 반체제 인사 등 전 세계적으로 100여명 이상이 이 프로그램에 해킹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NSO그룹은 미 상무부 결정에 성명을 내고 “우리 기술이 테러와 범죄를 예방해 미 국가안보 이익 및 정책을 지원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번 결정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NSO그룹은 그동안 테러리즘 및 심각한 범죄와 싸우기 위해 자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나라들에만 이스라엘 정부 허가를 받아 이를 판매해 왔다고 주장했다.

토론토대 시민연구소의 존 스콧-레일턴은 미 상무부의 결정에 대해 “미 정부가 NSO그룹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가장 강력하게 보여준다”며 “이 기업의 활동이 잠재적으로 미국의 국가안보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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