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토막내라 지시, 맹수 먹이 됐다"…충격의 동물원

병든 낙타 폐사하자 '사체 해체' 지시한 대구 동물원
사육사 "정신적 트라우마…다시는 이 길 걷지 않겠다"
  • 등록 2022-05-13 오전 9:45:48

    수정 2022-05-13 오전 10:04:54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운영이 어려워지자 장기간 물과 먹이를 급여하지 않고 사육장에 동물을 방치해 논란을 빚었던 대구의 한 체험동물원이 이번에는 종양이 생긴 낙타가 폐사하자 사체를 토막 내 다른 동물에게 급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황우진)는 달성군 한 동물원 대표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종양이 생긴 낙타를 치료 없이 방치해 죽게 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사진=MBC 캡처)
12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 동물원에서 기르던 암컷 낙타의 다리에 종양이 생겼고, 암컷 낙타는 병명도 모른 채 방치돼 결국 폐사했다. 사육사가 낙타의 증상을 동물원 대표에게 보고했지만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다.

급기야 동물원 대표는 사육사들에게 사체를 해체하라고 지시했으며, 잘라낸 사체 일부는 다른 동물원 맹수에게 먹이로 줬다고 JTBC는 전했다.

낙타 사체의 장기는 동물원 다른 곳에 묻혔고, 뼈는 동물원 한 켠에 방치돼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옆엔 바로 다른 낙타가 지내고 있었다.

동물원의 동물이 폐사하면 지자체에 신고한 뒤 전문 업체를 거쳐 처리하는 게 원칙이다.

해당 동물원의 사육사는 “친구 같은 존재여서 토막을 냈다는 것에 대해 정신적으로 트라우마를 많이 받았다”며 “동물 쪽으로 일을 하고 싶지도 않고 다시는 이 길을 못 걷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진=MBC 캡처)
동물원 관계자는 MBC 인터뷰를 통해 “대학에 기증하기 위해 표본작업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앞서 해당 동물원은 코로나19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장기간 동물들에게 물과 먹이를 급여하지 않고, 청소를 하지 않아 배설물이 가득한 사육장에 동물들을 방치해 공분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유영재 비글구조네크워크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업주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8종을 무단 사육하고, 병든 낙타를 치료도 없이 방치했다가 다른 동물의 먹이로 이용하는 끔찍한 학대를 자행했다”며 “국내 사설 동물원들이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직 동물들을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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