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전망도 어둡다…기업들, '선택과 집중' 고부가가치 전략

실적발표 시즌…기업들, 줄줄이 어닝쇼크
"지정학적 리스크·소비둔화…올해도 지속"
전자, 서버·전장 사업 확대…OLED 집중
역대급 실적 올린 車업계, 친환경차로 방어
석화, 전통사업 줄이고 배터리소재 등 확대
  • 등록 2023-01-29 오후 6:01:37

    수정 2023-01-29 오후 7:30:02

[이데일리 최영지 하지나 박민 기자] 올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기업들 실적에 빨간 불이 켜졌다.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동시에 알짜배기인 고부가제품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으며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골몰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8.6%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줄줄이 어닝쇼크…매출 ‘덩치’ 키웠으나 수익성 악화

29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 27개사 중 19개사가 증권사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보다 낮은 어닝쇼크(실적충격)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주 삼성전기(009150)LG이노텍(011070)을 선두로 실적발표를 시작한 전자업계는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 중이다. 31일 실적발표가 예정된 삼성전자(005930) 역시 잠정실적 발표에서 지난 4분기 영업익이 전년대비 69% 줄었다고 밝힌 만큼 어닝쇼크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066570)는 지난해 80조원을 상회하는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4분기 영업이익이 90% 이상 급감한 성적표를 내놨다. LG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뿐 아니라 소비심리 위축 등에 따른 수요 감소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영향에 따른 수요 둔화로 실적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올해 전망 역시 밝지 않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요 경기지표 역시 올해 기업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을 보여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전망치를 83.1로 집계했다. 2020년 8월(81.6) 이후 2년6개월(30개월) 만에 최저치로 △전자·통신 △석유정제·화학 △자동차·기타운송 등 국내 3대 수출주력 업종도 2020년 6월 이후 수출 부진에 빠져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전자 “신성장시장 공략·고부가제품 판매 집중”

기업들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꺼내 든 카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호실적을 이어가던 국내 양대 전자부품업체인 삼성전기·LG이노텍은 IT 수요 급감으로 모바일용 주력제품 공급이 줄며 타격을 입었다. 대신 고성장이 기대되는 서버 및 전기차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삼성전기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개선되지 않을 것 같다”며 “전장, 서버 등 상대적으로 견조한 사업부문의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보여 성장 시장 개척에 집중해 전장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카메라모듈, 서버용 패키지기판 등 사업 확대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LG이노텍도 반도체패키지기판과 자율주행차 등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을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제품·고객 구조의 정예화하고 범용성을 강화한 플랫폼 모델 개발 등에 집중한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지난해 연간 기준 2조8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 집중하겠다며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앞서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TV 사업도 과감히 정리했다. LG디스플레이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시황을 모니터링하며 올레드 차별화 가치를 기반으로 고가 TV 시장내 점유율을 작년 20% 후반에서 올해 30% 상회하는 수준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생활가전과 TV사업이 기대에 못 미친 LG전자도 수익성 확보를 위해 흑자전환한 자동차 전장(전기장치)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완성차시장 성장세가 지속하는 만큼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성장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전경(사진=이데일리DB)
車 “친환경차로 방어”…석화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거둔 현대차(005380)(매출 142조5275억원·영업익 9조8198억원)와 기아(000270)(매출 86조5590억원·영업익 7조2331억원)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다만 탈탄소를 향한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등의 영향으로 친환경차는 견조한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체계를 강화해 수익성 방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전자, 자동차와 함께 수출주력업종으로 꼽히는 석유화학업계도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실적부진이 예고됐다. LG화학(051910)은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부문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65개 분기 만에 적자전환이다. 롯데케미칼(011170)도 3분기 연속 영업적자 가능성이 크다. 유가 급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 결국 신사업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돌입하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전통적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줄이고 배터리 소재 등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자회사 파키스탄 법인 LCPL 지분 75.01% 전량을 매각키로 했다. LCPL은 범용 석유화학제품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LCPL은 2021년 매출 4713억원, 영업이익 488억원을 기록했지만 롯데케미칼은 PTA 사업이 중장기 비전에 적합하지 않다고 보고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해 2차전지용 동박 제조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나서기도 했다.

LG화학도 올해 1분기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30억달러를 투자해 연간 12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한다. 미국 내 최대 규모로, 2025년 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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