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진 집값 하락 후폭풍…강제경매 내몰린 깡통주택 급증

[임의경매 1년 전 대비 55% 급증]
3월 임의경매신청 4019건…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6%↑
중저가 아파트 중심 가격 하락…보증금 못돌려준 주택 법원行
시장침체에 낙찰가율 70%대로…경매에도 보증금 못돌려받아
  • 등록 2023-04-09 오후 6:33:01

    수정 2023-04-09 오후 7:31:08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집값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지는 이른바 깡통주택이 늘면서 부동산 임의·강제경매 신청 사례가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 하락기가 장기화하자 아파트 매맷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거래절벽’ 현상도 심해 강제경매 건수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임대계약 전 물건의 시세와 전세가율(집값에서 전셋값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확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적혀 있는 아파트 매매 및 전·월세 가격표.(사진=뉴스1)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부동산 임의경매 개시결정(집합건물과 건물, 토지 제외) 등기 신청건수는 4019건으로 전월(3889건)과 비교해 3.3%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599건)과 비교하면 54.6%나 증가했다.

임의경매 개시결정 신청건수는 지난해 12월 2929건에서 올해 1월 3194건으로 3000건을 넘더니 2월 3889건, 3월 4019건으로 4000건을 넘기며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임의경매는 재판 없이 저당권을 근거로 경매를 신청하는 절차다. 은행이 담보권을 근거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제경매 개시결정 건수도 올 들어 ‘우상향’이다. 지난달 강제경매 개시결정(집합건물과 건물, 토지 제외) 등기 신청 건수는 2661건으로 지난 2월 대비 2.1% 증가했다. 지난해(2481건)와 비교해 7.3% 늘었다. 마찬가지로 올 들어 1월 2215건, 2월 2607건 등을 기록해 매달 증가세다. KB국민은행의 월간시계열을 보면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0억원 밑으로 내려갔다. 중위가격이란 서울 아파트 매매가를 가격 순으로 줄 세웠을 때의 중간값이다. 지난 2월 9억9333만원을 기록하면서 21개월만에 10억원 밑으로 떨어진 후 지난달 9억7500만원으로 더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은 5억333만원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으로 커진 원리금 상환 부담에 집값 하락 전망 확산 등이 뒤섞여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12억원대인데 중위 가격이 10억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고가 주택보다 중저가 주택 가격이 더 많이 하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문제는 경매를 진행해도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단 점이다. 최근 경매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하락하고 있다. 지지옥션의 전국 주거시설 경매 지표를 살펴보면 낙찰률은 1년 전인 2022년2월 42.3%에서 올해 2월 27.3%로 크게 줄었다. 낙찰가율 역시 2022년2월 86.4%에서 6월 86.8%, 12월 72.2%로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올해 2월 기준 72.6%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빌라 낙찰률은 현저히 낮다. 집값 하락기에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 빌라 낙찰률은 9.6%로 지지옥션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1년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어 강제경매 신청 사례가 앞으로도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일수록 집값 하락시기에 보증금을 제때 반환받기 어려울 수 있어 적정시세로 임대차 계약을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연구원은 “금리 인상과 경기둔화로 주택과 상가 등에 강제경매와 임의경매 신청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시장과 경기상황에 영향을 주는 금리가 하향 안정화하지 않는 이상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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