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왜 거기 계세요"…포항 노부부 사망, 유가족 '눈물'

차 옮기려 함께 주차장 향한 부부
  • 등록 2022-09-08 오전 10:11:16

    수정 2022-09-08 오전 10:11:16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해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면서 차를 옮기려 주차장에 갔던 주민 중 2명이 구조됐고 7명이 사망했다. 40년을 함께한 노부부도 이 주차장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며 안타까운 비극을 맞이했다.

지난 6일 밤 포항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남모씨(71·남)와 권모씨(65·여)가 신고 14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두 사람은 아파트 옆 냉천이 범람하자 주차해놓은 차를 옮기려 급히 집을 나섰다.

오전 7시쯤, 주차장에 급속도로 물이 차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의 차량이 한 번에 주차장 출구로 몰리고 말았다. 꼼짝없이 갇히고 만 부부는 끝내 차오르는 물을 피하지 못했다.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난 대형 인명피해와 관련해 소방당국이 7일 오전 추가 수색에 들어갔다.(사진=연합뉴스)
남씨와 권씨의 빈소는 포항의료원에 마련됐다. 장례식장 안내 화면엔 부부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평소 함께 봉사활동도 다니며 금술을 자랑했던 부부의 갑작스러운 사고에 장례식장을 찾은 자녀와 친인척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부부의 안사돈은 “열심히 살았는데, 너무 열심히 살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서로 얼마나 소중히 여겼으면 그 험한 곳을 새벽에 같이 갔겠느냐”고 땅을 쳤다.

빈소 안에선 “어머니, 아버지 왜 거기 계세요, 왜 거기 계시냐고요”라는 말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살려내요!”라며 울음 섞인 소리가 함께 들렸다.

한편 침수된 지하 주차장은 길이 150m, 너비 35m, 높이 3.5m 규모로 당시 차량 120여 대가 주차되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저녁 소방군 관계자들이 실종된 주민 1명을 추가로 구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차장 인근에 있던 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본 결과, 주차장이 물에 잠길 때까지 걸린 시간은 오전 6시 37분부터 45분까지로 단 8분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 15분부터 7일 오전 2시 15분까지 해당 지하 주차장에서 30대 남성 전모씨와 50대 여성 김모씨 등 2명이 구조됐다.

이어 남씨와 권씨, 그리고 신원 미상의 50대 남녀 각 1명, 20대와 10대 남성 각 1명 등 7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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