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연금술사들)산은 금융공학팀-IRS마켓메이커③

  • 등록 2001-10-09 오후 12:21:13

    수정 2001-10-09 오후 12:21:13

[edaily] 산업은행 금융공학팀의 금리스왑 파트에는 김선욱 차장외에 심기호 대리, 이제희 대리, 손석규 대리 등이 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김선욱 차장(사진)은 은행간 스왑 거래를 담당하는 이제희 대리, 손석규 대리와 달리 정형화되지 않은 스왑 거래를 디자인하고 상품을 설계한다. 은행간 스왑이 정형화된 상품을 거래하는 것이라면 김 차장과 심 대리가 담당하는 대고객 거래는 일종의 “맞춤거래”라고 할 수 있다. ◇IRS 시장의 마켓메이커 은행간 금리스왑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이 대리에 질문하려고 할 때 갑자기 보이스 박스에서 소리가 흘러 나온다. 오후 3시면 호가를 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장외거래이므로 가끔 3시를 넘겨서도 거래 제의가 들어온다. “손님이 1년 IRS를 찾는데요 가능하십니까.” 이 대리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1년 IRS요? 그쪽에서 먼저 제시하지죠”라고 말한다. “산은에서 부르면 맞춰보겠습니다.” “5.00이면 리시브(receive)하고 4.90이면 페이(pay)하겠습니다”라고 한다. “5.00 리시브, 4.90 페이요. 알겠습니다.” 보이스 박스가 다시 조용해진다. “리시브”와 “페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오갔다. 이 대리는 “저희는 사자와 팔자를 동시에 내는 마켓메이커 입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1년간 고정금리로 5.00%를 주면 이를 받고(리시브) 대신 변동금리인 CD를 상대방에게 주겠다고 말한 것입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CD금리를 우리에게 주겠다고 하면 우리는 고정금리로 4.90%를 주겠다(페이)고 말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금리스왑 거래의 호가 표를 보자.(가상으로 만든 호가임)
TERM   BID     ASK
1y       4.80     4.90
2y       5.25     5.33
3y       5.42     5.47
4y       5.62     5.72
5y       5.78     5.86
7y       6.03     6.13
10y      6.31     6.41
금리스왑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서로 맞바꾸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성격에 따라서 만기까지 일정한 금리를 선호하는 기관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금리가 바뀌는 것을 선호하는 기관이 있을 수 있다. 예를들어 보험회사는 장기간 일정한 금리를 받아서 고객의 보험금 청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10년 짜리 IRS 거래를 해서 변동금리(우리나라는 3개월 만기 CD금리)를 주고 10년 동안 일정한 금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반대로 단기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사는 1년만기 펀드에 장기채권을 무작정 편입할 수가 없다. 그러나 고객에게 제시하는 수익률을 맞춰주려면 일정 비율의 장기채권을 사야한다. 장기채권은 금리변동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헤지의 필요가 있다. 따라서 장기채권에서 나오는 고정금리를 주고 3개월 단위의 CD금리를 받으면 안전하다. IRS 시장은 이처럼 고정금리를 상대방에게 줘야하는 기관(투신)과 고정금리를 받아야하는 기관(보험사)을 서로 연결해준다. 다시 위의 표를 보자 “1y BID(사자) 4.80%, ASK(=OFFER 팔자) 4.90%”라는 뜻은 이렇다. 이 호가를 낸 마켓메이커(예를 들면 산업은행)는 “고정금리 4.80%를 주겠다.(대신 CD금리를 받는다) 또는 고정금리 4.90%를 받겠다.(대신 CD금리를 준다)”는 뜻이다. 여기서 “1y”는 “1년 동안 이 같은 계약을 맺는다”는 뜻이다. 즉 1년동안 고정금리와 CD금리를 주고 받는다는 것이다. (3개월 CD금리를 주고 받는 것이므로 3개월에 한 번씩 고정금리와 CD금리를 바꾼다.) 우리나라 IRS 시장에는 계약 기간이 1년부터 10년까지 7가지 종류가 있다.(IRS가 국채선물보다 유리한 것이 바로 다양한 계약 기간이다. 국채선물은 기본적으로 3년짜리 국고채를 헤지하는 수단이지만 IRS는 1년부터 10년까지 임의의 채권에 대해 헤지를 할 수 있다.) 만약 내가 투신이어서 고정금리를 주고 CD금리를 받고 싶다면 4.90% 호가에 가서 거래를 하면된다. 만약 내가 보험사여서 고정금리를 받고 CD금리를 주고 싶다면 4.80% 호가에 가서 거래하면 된다. 보통 채권 거래에서는 높은 금리에 사자 호가를, 낮은 금리에 팔자 호가를 대지만 IRS에서 호가는 그 반대다. 낮은 금리에 BID, 높은 금리에 ASK(OFFER) 호가가 나온다. 일반 채권 거래에서는 채권 그 자체가 교환 대상이지만 IRS에는 CD금리가 교환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즉, “BID(사자) 4.80%”는 “4.80%에 CD금리를 사겠다. 즉, 고정금리 4.80%를 주고 CD금리를 가져오겠다”는 뜻이다.(ASK는 그 반대) 고정금리를 주거나(pay 페이) 받는 것(receive 리스브)은 보통의 채권을 팔거나 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1년 IRS는 만기 1년짜리 채권을 사고 파는 효과, 10년 IRS는 만기 10년짜리 채권을 사고 파는 효과와 같다.) 채권을 판다는 것은 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을 예상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정금리를 “페이”하고 변동금리를 받으면 일정 기간후 금리가 상승했을 때 채권가격 하락 위험을 피하고 오히려 높아진 CD이자를 챙길 수 있다. “페이”라는 말에 줘버린다는 뜻이 있으니까 채권을 판다(금리를 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반대로 “리시브”라는 말은 받는다는 것이므로 채권을 산다(금리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5.00이면 리시브(receive)하고 4.90이면 페이(pay)하겠습니다”라는 이 대리의 말 뜻이 설명됐다. 이 대리는 매일매일 은행끼리 이같은 금리스왑 거래를 함으로써 1년부터 10년까지 누구나 고정금리를 받거나 고정금리를 줄 수 있는 호가를 형성시킨다. 이같은 거래의 손익을 기재한 것이 스왑북(Swap Book)이다. 금리방향을 잘못 예측해서 고정금리를 리시브(채권 매수와 같음)했는데 금리가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거나 고정금리를 페이(채권 매도와 같음)했는데 금리가 하락(채권 가격 상승)하면 손실이 난다. 반대로 고정금리를 리시브(채권 매수) 했는데 금리가 떨어지거나 고정금리를 페이(채권 매도)했는데 금리가 올라가면 이익이다. 산업은행은 금리스왑 시장의 양방향(리스브, 페이) 호가를 제시함으로써 1년에서 10년까지 다양한 리시브와 페이 포지션을 보유하게 된다. 이 포지션은 금융공학팀이 벌이는 다른 여러 사업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다.
(4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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