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알코올 중독자” 11층서 반려견 던진 아내, 그날 남편은

  • 등록 2022-03-25 오전 9:57:22

    수정 2022-03-25 오전 9:57:47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애견 동호회에서 만나 결혼한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자 아파트 베란다 밖으로 반려견을 던져 죽인 아내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남편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공개됐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스로 해당 사건의 남편이라고 주장한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전처는 만삭의 몸으로 술집에 들어갈 정도로 알코올 중독이었다”라며 “끔찍하게 죽은 강아지의 억울함은 어찌 풀어야 하나”라고 호소했다.

A씨는 “저희 부부는 강아지 모임에서 처음 만나, 강아지라는 공통점으로 결혼까지 하게 됐지만 부부가 되고 나니 전처가 알코올 중독, 알코올 의존증,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했다.

그는 “다툼의 원인은 본인이 술을 끊겠다고 선언한 이후부터 생겼다. 연애 때는 주원인이 술이 아니라 거짓말이었다”라며 “술에 관해 다툼과 조율을 반복하던 중 아기가 생겼다. 아이가 생겼으니 바뀌겠지 하는 기대감이 컸지만, 그 기대는 처참히 부서졌다. 아이가 뱃속에서 꿈틀거리는데도 술 마시는 걸 멈추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녀는 만삭 때까지 술 먹기를 반복했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기를 기도하는 것뿐이었다”라며 “술 때문에 다툼이 생기면 항상 극단 시도를 했다. 저는 둘 다 잃고 싶지 않았다”라고 했다.

A씨는 “출산 예정일 한 달 전에도 다툼이 있었고 만삭의 몸으로 집을 나간 아내는 모텔 방을 잡아 또 술을 마셨다”라며 “얼마 후 아기가 나올 것 같다며 연락이 왔고, 출산 예정일이 4주가 남은 상황이라 의아했지만 바로 데리러 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아기가 나올 증상이 전혀 아니다’라는 소견을 받고, 두고 보기로 했다”라며 “다시 일하러 돌아간 지 한 시간 만에 아이를 낳기로 했다고 (아내로부터) 통보받았다”라고 했다.

A씨는 “출산예정일 3달 전부터 지금이라도 당장 낳고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녀였기에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건강하게 출산하고 고생한 아내를 보니 이상한 생각, 분노 이런 감정들은 이미 다 없어졌었다”라며 “산후조리원에 들어가고 아이도 건강하게 태어났고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산후조리원에서도 배달 앱을 통해 음식과 술을 주문해서 먹었다. 술을 마셔 모유 수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러면서 “이후 저는 하루종일 육아를 했고, 밤에 출근할 때쯤 아내는 술에 취한 채 귀가했다. 만취한 아내에게 아이를 맡기고 출근할 수가 없던 저는 항상 장모를 불렀다. 장모도 딸이 술 먹는 걸로 잔소리를 하면 극단적 시도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쓴소리를 하지 못했다”라며 “이런 지옥 같던 일상이 반복되던 중 지난해 3월 일이 터졌다”라고 털어놨다.

A씨는 “만취해 귀가한 아내는 술·담배 냄새를 풍기며 아이를 깨우고 괴롭혔다. 아내를 일단 방에서 내보내고 아이를 진정시키고 있는데 밖에서 강아지 비명소리가 들렸다”라며 “동영상을 찍으며 나가자, 아내는 갑자기 이상한 말을 하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동영상을 찍지 말라며 달려들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아내는 갑자기 남편이 목을 조른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고, 저는 어이가 없어 담배를 핀다며 밖으로 나왔다. 아내는 문을 잠갔다. 10분 뒤 경찰이 도착했지만, 아내가 ‘들어오지 못하게 해 달라’고 해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라며 “1시간 후 집에 들어갈 수 있었고 집을 들어가자마자 눈에 띈 건 베란다 문이었다. 아래를 보니 강아지가 떨어져 죽어 있었다”라고 했다.

그는 “아내는 강아지가 놀다가 떨어졌다고 했다. ‘새벽 3시에 베란다 문과 방충망까지 왜 열었냐’고 물어보니 환기를 시킨다고 했다. 저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어 경찰에 추가로 신고를 접수했다”라며 “결국 지난 2월 유죄로 판결이 났다. 아내는 ‘너 때문에 죽었다’며 죄책감 없고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벌도 초범, 술에 의한 심신미약상태 등 이유로 벌금형이 나왔다. 동물보호법위반이 특별법으로 바뀌고 처벌이 강화될 것이라는 말은 거짓이었다”며 “정말 끔찍하게 죽은 강아지의 억울함은 어찌 풀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지법 형사9단독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B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B씨는 지난해 3월 새벽 울산의 한 고층 아파트 11층 베란다 밖으로 A씨가 키우던 푸들 강아지를 밖으로 던져 죽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산을 경험한 B씨는 조산 원인을 반려견으로 생각해 A씨에게 반려견을 입양 보내자고 제안했으나 오히려 남편으로부터 ‘이혼하자’는 통보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불만을 품은 B씨는 사건 당일 술을 마시고 귀가해 A씨와 다투던 중 A씨가 담배를 피우려고 집 밖으로 나간 사이 현관문을 잠그고 베란다로 가 반려견을 창밖으로 던졌다.

재판부는 “반려견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고 견주인 남편으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다만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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