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영화팬을 위한 맞춤형 맛집7

전주국제영화제 6시간 밤샘 릴레이도 해냈다
그런데.. 영화 끝나고 뭐 먹지?
  • 등록 2007-04-26 오전 11:42:00

    수정 2007-04-26 오전 11:42:00

[조선일보 제공] 전주국제영화제는 평소 접하기 힘든 영화들을 맘껏 볼 수 있는 영화 축제.
전주영화제의 또 다른 매력은 음식 맛 있기로 유명한 전주에서 열리는 만큼 다양한 맛집을 누빌 수 있다는 것.
영화팬을 위해 영화 섹션별 ‘맞춤형 맛집’을 소개한다.


암울한 미래 그린 SF & 외할머니 손맛 한정식

① 영화 ‘칠드런 오브 맨’ + ‘정이가네’


‘칠드런 오브 맨(Children of Men·12세 이상 관람가)’은 디스토피아적 SF영화. 불법 이민자 격리정책이 시행되고 폭력이 만연한 미래의 런던을 배경으로, 더 이상 여자들이 임신을 할 수 없는 인간 멸종의 위기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고 무거워진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면, 정이가네(한정식 1인 5000원)에서 속을 풀자. 고사동 영화의 거리 건너편 옥성문화센터 뒤에 있는 한정식집이다. 전주 사람들은 이 집 음식을 “집밥 같다”고 한다. 소박한 나물과 김치, 김 구이, 싱싱한 배춧속, 감칠맛 나는 된장찌개를 먹다 보면 어린 시절 외할머니의 밥상이 생각난다. 집 밥은 이미 충분히 먹고 있다고? 그렇다면 ‘꿩탕’이나 ‘토끼탕’(각 2만5000원·예약 필수)으로 몸보신 해보시라. (063)232-5770


노동자의 고된 일상 & 쓴 소주·양념족발

② 피터 와킨스 회고전 ‘어둠의 땅’ + ‘마차집’ 양념족발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회고전은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대부’로 알려진 피터 왓킨스의 작품으로 채워진다. ‘어둠의 땅(Evening Land·15세 이상 관람가)’은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한 조선소 노동자들의 파업을 다뤘다. 파업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중에 유럽공동체 회의가 코펜하겐에서 열린다. 유럽의 핵무기 개발에 반대하는 테러리스트들이 덴마크 대표를 납치하고 암울한 상황이 전개된다. 전주는 한국의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촬영이 많다. 그 시대의 모습을 담은 골목들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26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마차집. 20년 전 누군가 여기서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양념족발(1인분 6000원)’과 ‘돼지갈비(1인분 6000원)’를 안주로 놓고 사회에 대한 원망과 한탄을 소주와 함께 삼켰을지 모른다. (063)288-5740


청춘의 막장 인생 & 뜨끈한 순대국밥

③ 영화 ‘오프로드’ + ‘금암 피순대’ 순대국밥

올 봄 전주로 여행 왔다면 당신은 이미 로드무비 주인공이다. 그런 당신에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오프로드(Off Road)’를 추천한다. 벼랑 끝에 내몰린 막장 인생들을 다룬 로드무비로, 서울에서 순천까지 한국의 서쪽을 잇는 여정 속에서 개인의 삶을 엮어낸다. 이런 영화를 본 다음에는 전주터미널 근처 남도주유소 뒷골목에 있는 금암 피순대로 가야 한다. 먼 길을 돌아온 듯한 허전한 속을 따끈하게 달래주는 얼큰한 ‘순대국밥(4000원)’이 있다. 고소한 들깨가루를 듬뿍 뿌린 순대국밥에 부추김치를 곁들며 먹는다. 채소와 당면에 돼지피를 섞어 채운 ‘피순대(6000원)’도 있다. (063)272-1394

▲ "로컬드라마 전주"섹션의 "낯선 오후"
6시간 영화 릴레이 & 속 든든 콩나물밥

④ ‘불면의 밤’ 섹션 + ‘장뻘 해장국’ 콩나물국밥


전주국제영화제 최고 인기 섹션 ‘불면의 밤(Midnight Obsession)’. 한 자리에 여섯 시간 동안 앉아 영화를 본 다음날 새벽이면 고단하리라. 그렇다면 터미널 근처 장뻘 해장국을 찾아가자. 또다시 영화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장조림과 신김치가 들어간 진한 ‘콩나물국밥(4000원)’ 국물로 속을 든든히 채워야 할 것이다. (063)253-2895


전주가 가득한 영화 & 전주가 가득 담긴 국수

⑤ ‘로컬시네마 전주’ 섹션 + 국수집 ‘교동국수’
‘로컬시네마 전주(Local Cinema in Jeonju)’ 섹션은 전주 지역에서 제작되는 독립영화들을 지원하고 국내·외에 소개하기 위해 2006년 신설됐다. 영화와 더불어 전주를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거리, ‘태조로’로 안내하고 싶다. 태조로는 조선 태조의 영정을 봉안한 전각 ‘경기전’과 영화 ‘약속’에 등장한 전동성당이 마주보고 있는 고즈넉한 거리다. 전동성당 옆에 교동국수라는 작은 국수집이 있다. 메뉴는 깔끔한 ‘물국수(2500원)’와 새콤하게 매운 ‘비빔국수(3000원)’. 리필해주는 소면의 양을 보면 전주의 후한 인심을 확인할 수 있다. (063)284-3544


자연 품고사는 사람들 이야기 & 자연과 함께 토종닭 한마리

⑥ 영화 ‘동’ ‘스틸 라이프’ + 동상계곡 ‘늘푸른 산장’

중국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 두 편은 모두 환경을 소재로 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동(Dong)’은 중국 창강(長江) 산샤댐 건설을 배경으로 삼아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그 속에 고인 불안을 포착한다. ‘동’을 찍으면서 얻은 영감으로 만든 작품 ‘스틸 라이프(Still Life)’역시 산샤댐 건설로 변해버린 중국의 시골 마을에 각자 사연을 품고 찾아오는 부부들의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고 나오니, 자연을 벗삼아 쉬고 싶지 않은가? 전주에서 소양방면으로 차를 몰아 30분 정도 달리면, 고산면 동산리 동상계곡 물줄기가 보인다. 계곡을 끼고 늘푸른 산장이 있다. 나무 그늘에서 먹는 ‘백숙(소 3만원·1마리 기준)’과 ‘닭도리탕(소 3만원·1마리 기준)’은 ‘자연과 함께’라는 충족감에 더욱 맛있다. 토실토실한 토종닭의 허연 다리를 뜯으려는 순간, 장닭이 평상 밑을 지나간다. 미안하다, 그래도 맛있다! (063)243-1536

 
무성영화와 음악의 만남 & 색다른 맛 콩도넛

⑦ 특별 프로그램 ‘소니마주’ + 콩도넛의 색다른 맛 ‘화심순두부’

특별 프로그램 ‘소니마주(Sonimage)’에서 미국 영화 거장 존 포드 감독의 초기작 ‘스트레이트 슈팅’을 몽라의 연주와 함께 상영한다. ‘소니마주’는 ‘노래(song)’와 ‘이미지(image)’의 합성어로, 무성영화에 현장 음악 공연을 곁들인 전주국제영화제 특별 프로그램. 소니마주의 색다른 느낌을 안고, 화심순두부 세트를 먹으러 가보자.
 
영화제에 같이 온 친구들과 한 끼 배불리 먹으려면 ‘7번 메뉴’를 추천한다. 고기와 해물이 듬뿍 든 순두부찌개 네 그릇과 빈대떡 한 장, 콩도넛 네 개가 2만원. 이 메뉴에서 메인은 순두부찌개가 아니라 디저트로 보이는 콩도넛이다. 콩도넛을 먹지 않고 화심순두부를 나온다면 진가를 맛보지 못한 것이다. 콩도넛은 1000원에 세 개씩 따로 구매 가능하다. 도넛까지 먹고도 양이 차지 않는 ‘위대한’ 당신이라면 입가심으로 ‘검은콩아이스크림(작은 컵 1500원)’을 추천한다. (063)231-6500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는


37개국 185편의 영화를 선보이는 9일 간의 ‘은막 축제’다. 전주 덕진동 ‘소리예술의전당’에서 26일 오후 7시 개막식이 열리며 5월 4일까지 메가박스, 프리머스, CGV, 전주시네마 등 고사동 극장 거리에 영화가 걸리게 된다. 관람권은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나 전주 메가박스 앞 ‘지프숍’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현장 구매도 가능하다. 홈페이지에는 상영 일정과 일자별 티켓 매진 상황이 공개된다. (063)288-5433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