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너무 신경썼나…中 ‘경제 어젠다’ 일정 꼬이네

블룸버그 “3중전회 올해서 내년으로 연기될 것”
올 하반기 브릭스·美정상회담 등 대외 현안 몰려
80년대부터 지키던 관례 깨져…“투자자 신뢰 저하”
  • 등록 2023-12-03 오후 5:56:16

    수정 2023-12-03 오후 5:56:16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에서 5년마다 한번 열리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의 개최 시기가 당초 연말에서 내년으로 미뤄질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인 지난 몇 달간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중국 내 문제까지 다루기엔 다소 여유가 없던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다. 사상 처음으로 맞은 3연임 체제에서 그동안의 관례가 깨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FP)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시 주석은 국가의 장기 의제를 위해 5년마다 열리는 당 회의를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중국 지도자가 수십 년 된 규범을 무시한(disregarding) 가장 최근 사례”라고 보도했다.

3중전회는 5년간 경제 정책의 우선순위와 방향을 제시하는 중국 공산당의 주요 회의다. 통상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듬해에 열린다. 중국 20차 당대회는 지난해 10월 열렸으니 원래대로라면 올해 열려야 한다. 지난 수십여년간 지켜오던 ‘관례’다.

3중전회가 연기될 수 있다는 예측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지난달 시 주석 주재로 당 중앙정치국 회의가 열렸는데 이때 3중전회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남은 시간을 감안할 때 3중전회가 연내 열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다.

그간 3중전회는 1982년 당 대회가 열린 후 2년 후인 1984년에 열렸던 것을 제외하고는 1988년부터 2018년까지 계속 5년마다 한번씩 10~11월에 열렸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인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의 중국 연구 담당 부국장 크리스토퍼 베더는 블룸버그에 “12월에 전체 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이례적이지만 내년 시작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이례적)”이라며 “시 주석은 과거의 많은 관습을 신뢰할 수 없는 영역으로 우리를 데려갔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연내 3중전회를 열지 않은 이유는 하반기 들어 대외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을 올해 7월까지만 해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3월 러시아를 방문한 것을 제외하고는 해외 순방이 없었다. 하지만 8월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찾았으며 지난달에는 미국까지 건너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중국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디고 미국과의 갈등 등 대외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자 시 주석이 하반기 들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미국에서 재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적극적인 개방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경제 회복을 위한 부양책을 내놓을 뿐 장기 성장에 대한 의제를 설정하기에 다소 여유가 없던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시 주석이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을 폐지하고 사상 처음으로 3연임을 하면서 당 규범을 깨트렸다며 공산당의 회의 일정 등 공식적인 사항이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투자자들의 우려 사항으로 지목돼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신뢰도를 더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3중전회가 밀리면서 상대적으로 단기 성격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매년 12월에 열리는 공작회의는 이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설정해 3월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양회)에서 발표한다.

블룸버그는 경제학자들이 내년 중국의 공식 연간 성장률 목표를 4.5%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선 더 많은 재정 적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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