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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비대위원장은 1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3·9 대선과 6·1 지방선거 패인으로 민주당 내부 분열을 꼽으며 “인신공격, 흑색선전, 계파 분열적 언어를 엄격하게 금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수박’이라는 용어를 지목하며 “심지어 우리 당의 대표를 하신 분한테 ‘수박’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자기 모멸 아니냐”며 “그런 저열한 언어를 쓰지 말아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수박’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서 ‘겉은 푸르면서(민주당 상징색) 속은 빨간(국민의힘 상징색) 정치인’을 부를 때 쓰인다. 강성 지지층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서도 ‘수박’이라고 비난해왔다.
우 위원장은 “비대위·전준위 구성을 최우선으로 접근하겠다”며 이번 주 안에 매듭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날은 ‘1986년생 여성’ 서난이 전북도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추가 선임했다. 대선·지방선거 평가단 구성에 대해서는 “서두르겠다”고 했지만, 8월 전당대회 이전에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 위원장은 “평가단이 꾸려지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결정될 문제”라며 “제가 시기부터 못 박으면 월권이 된다”고 말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대의원 특권 폐지로 당대표 이준석을 배출한 국민의힘보다 혁신을 못한다면 희망이 없다”며 “민주당 적폐의 상징인 계파와 대의원 특권을 불사르라”고 촉구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상 지도부를 뽑을 때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40%, 일반국민 여론조사 10%, 일반당원 여론조사 5%를 합산해 선출하고 있다. 대의원은 약 1만 5000명, 권리당원은 약 80만명으로 알려져 있다. 수가 훨씬 적은 대의원이 권리당원보다 더 많은 비율이 반영되는 것은 ‘표의 등가성’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안민석 의원의 주장이다.
우 위원장은 대의원제 폐지론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당은 호남 출신 당원 비율이 90%까지 간 적이 있었다”며 “(대의원제는) 대의원 숫자를 (지역위원회별로) 똑같이 가져감으로써 당의 주요 결정 과정에서 (영남의) 소외를 막고자 했던 지역균형발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의원과 권리당원 반영 비율 조정은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당대회 ‘룰’을 대대적으로 수정할 경우 후보 간의 유불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소극적 개정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 위원장은 “지금 당원이 굉장히 늘어나서 대의원과 당원의 비율이 1대90까지도 나온다”며 “전준위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는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