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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재단은 유일한 박사가 1936년 회사를 종업원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본인의 직계가족들은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재단 이사회에만 참여하도록 한 곳이다. 특히 유한재단은 유한양행의 최대주주(지난해 말 지분율 15.8%)로 유한양행 경영진을 견제하는 균형 장치로서 의미도 있다.
이러한 견제 장치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시점은 2022년 이정희 유한양행 전 대표이사 사장이 유한재단 이사로 들어오고 유 이사가 유한재단 이사로 재선임되지 않았을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유한재단은 이사회 이사 10명 중 6명이 유한양행 전·현직 임직원으로 채워져 있다.
주총 내내 회장직 신설을 두고 주주들 간에 격론이 펼쳐졌지만 표 대결까지는 가지 않았다. 해당 안건은 일괄 동의를 구하는 방식으로 처리됐다. 해당 안건은 출석의결권수의 3분의2 이상과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의 찬성으로 원안대로 통과됐다. 약 95% 찬성률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주총이 끝나자 회사 측 인물들도 유 이사 주변에 모여 인사를 나눴다. 그 중에는 회장 직제 신설에 적극 찬성한 유한양행 OB도 있었다. 유 이사는 OB에게 “난 당신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당신이 내 기분을 아는가. 내 말을 다 들었다면 내가 어떤 심정일지 잘 알 것”이라는 말을 남긴 후 주총장을 떠났다.
이에 회사 측 관계자는 “유 이사가 미국에서 오래 거주해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유일한 박사가 돌아가실 때 유 이사는 8살(만 7세)이었다. 유일한 정신을 더 잘 아는 것은 회사를 수십년 다닌 임직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 이사는 유한양행 경영에 참여한 적은 없지만 90년대에 한국에 들어와 유한양행 신입사원들에게 무급으로 영어를 가르친 일이 있다. 유일한 정신에 대해 좀 더 배우기 위해서였다. 유 이사는 이렇게 인연을 맺은 직원들과 오랫동안 소통해왔기 때문에 회사의 상황에 대해 충분히 전해듣고 파악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일한 정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유일한 박사는 항상 “회사의 주인은 개인이 아니다. 그 회사를 키워준 사회다”라고 얘기했다. ‘기업 활동을 통해 얻은 이윤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신조를 지닌 그는 국내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채택하고 1969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정착시켰다.
◇유일링(한국이름 유은령) 유한학원 이사 약력
△196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생
△예일대 심리학 학사
△예일대 MBA
△미국서 마케팅 컨설팅사 운영
△애리조나 사격학교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