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가 위상에 "전방위 압박"-FT

  • 등록 2002-04-18 오후 12:15:15

    수정 2002-04-18 오후 12:15:15

[edaily 김윤경기자]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의 급부상과 함께 외국인 투자유치의 어려움에 직면, 자국 위상에 전방위로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가 18일 보도했다. FT는 우선 최근 대만 최대의 해운회사 에버그린 머린이 해운기지를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 탄중 펠레파스항으로 이전키로 한 것은 싱가포르에 큰 충격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에버그린의 기지 이전은 덴마크 최대 해운사 매르스크 씨랜드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탄중 펠레파스로 이전한데 이어 두 번째의 대형 해운기지 이전이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개항 2년반 된 탄중 펠레파스는 싱가포르를 제치고 동남아 무역센터로 부상하는데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싱가포르는 지난 183년간 말라카 해협 일대에서 아시아-유럽 무역, 관광의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가 이처럼 교통의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독점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반발, 지난 99년 펠레파스항을 완공, 싱가포르와 맞대면하고 있는 조호르 해협에서 항만 물류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야심을 노골화 해 왔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지난 1965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분리될 당시부터 갖가지 문제로 삐걱거려 왔다. 싱가포르를 위협하는 것은 이뿐 만이 아니다. 최근 리먼브러더즈와 골드만삭스가 투자은행 운영부문을 싱가포르에서 인근 홍콩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했고 네덜란드 전자업체 필립스도 아시아 지역 최고 운영부문을 홍콩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자동차업체 BMW는 일부 지역 운영부문을 말레이시아로 옮겨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FT는 최근의 이러한 일련의 이전작업이 외국인 투자가 자국 경제에 가장 큰 동인이 되고 있는 싱가포르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이렇게 외국인들이 싱가포르에서 떠나고 있는 것은 싱가포르가 외국인 투자에 적극적으로 자유화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잘못도 있지만 지역 경제가 침체된 것이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홍콩으로 투자은행들이 거점을 옮겨가고 있는 것은 동아시아에서 북아시아로 투자 목표를 바꾸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이같은 추세 속에서 틈새시장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FT는 밝혔다. 지난해 크레디스위스 퍼스트보스턴(CSFB)와 함께 개인금융관리 거점만들기에 나선 것이나 중국이 점차 손을 떼고 있는 저급(low-end) 전자제품 생산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일환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또 최근 싱가포르는 미국의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스(AMD)와 대만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가 설립하기로 한 반도체 생산 조인트 벤처를 싱가포르에 유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될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싱가포르가 경제 운용에 있어 유연한 자세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심각성은 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항만운용의 위협을 받자 조호르 해협을 매립하고 나서 말레이시아와 갈등이 고조, 일각에서 전쟁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것도 싱가포르에는 악재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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