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삶속으로…AI 인재 너무 적어” KT융합기술원의 제언

인수위서 배순민 KT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 강연
인공지능(AI) 발전으로 기술과 문화 간 경계 희미해져
메타버스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의 결정체
“소프트웨어 강화 정책 중요…AI 인재 확보돼야”
  • 등록 2022-03-27 오후 3:44:56

    수정 2022-03-27 오후 3:44:56

인수위 워크숍 인사말 하는 윤석열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원(인수위) 출범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인수위 정책에 ICT 반영의 계기가 될 만한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포함해 인수위 간사·위원들이 모인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창업허브 인수위 워크숍에서 KT융합기술원의 배순민 AI2XL 연구소장이 메타버스(가상융합현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배순민 연구소장은 인공지능(AI)의 발전 역사를 먼저 짚은 뒤,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 될 메타버스를 언급했다. 세계 굴지의 ICT 기업들이 메타버스와 실세계의 융합을 위해 치열한 시장 다툼을 벌이는 중으로, 우리나라도 이를 위해선 AI 기술과 인재 확보가 중요하다고 봤다. 인재와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 등의 순환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되, 유연한 규제 환경과 지원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AI가 고양이를 알아차렸을 때’ 폭발적 변화의 시작

배 연구소장에 따르면 컴퓨터도 없던 시절인 1956년 미국 다트머스대 학회에서 AI 제작 시도가 있었다. 이 방면 선구자인 존 맥카시 수학과 교수가 AI를 언급했고, 동료들과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발전속도가 지지부진했다. 20년 뒤에도 이렇다 할 AI 연구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동안 학계는 연구 지원금이 일제히 끊기는 ‘AI 윈터’ 시기를 두어 차례 겪기도 했다.

이후 IBM이 AI를 앞세워 체스 챔피언을 이기고, 바둑에서도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다만 이때는 진정한 AI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구글이 AI를 학습시켜 고양이를 구분하는 성과를 이루면서 본격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배 소장은 “1000만개 유튜브 비디오를 컴퓨터에 보여주고, 답을 알려준 게 아니라 유튜브 썸네일을 한참 보더니 구글 브레인이 화면에 고양이를 띄우면서 ‘이게 고양이?’라고 했다”며 “이게 어떤 느낌이냐면 아이를 키우는데 길 기다가 고양이 가르치면 엄마가 천재다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냐 이런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구글 딥마인드의 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긴다. 알파고는 5개월여동안 500만판의 대국을 두면서 스스로 학습했고 엄청난 속도로 기력을 키웠다. 1초에 10만수를 내다보는 가공할 연산 속도로 이세돌 9단과 붙었고, 결과는 4대1. 알파고의 완승이었다. 이 9단이 0.007% 확률 게임에서 1승을 거둔 것만해도 돌이켜보면 AI 입장에선 엄청난 이변이었던 셈이다.

이후 심층학습(딥러닝) 연구가 발전하면서 AI는 이제 예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배 소장은 “2019년엔 AI가 학습해서 시를 쓰고, 백일장에 제출해 상도 받았다”며 “GPT3(초대규모 AI)라고 학습비용 50억원을 냈더니 영어 기사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또 “작년(2021년)엔 예술적인 AI가 생겨, 아보카도 닮은 의자 만들어 달라니 한땀한땀 AI가 그렸다. AI가 이제는 창작까지 할 수 있다”고 현황을 전했다.

KT융합기술원 배순민 AI2XL 연구소장 (사진=이데일리DB)
◇기술과 문화 경계 없어진 ‘빅 블러’ 시대로


배 소장은 “‘빅 블러(Big Blur)’가 돼 기술과 문화 간 경계가 없어졌다”며 △할리데이비슨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제작 공정 도입으로 18개월 걸리던 오토바이 제작기간을 2주로 단축하고 △디즈니랜드 내에서 엘사가 개개인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생일을 축하하고 특정 장소에 퍼레이드가 지나갈지 등을 말해주는 상황을 예로 들었다. 기술이 뒷받침되면서 이 같은 변화가 찾아왔다.

메타버스에 대해선 ‘인터넷의 다음 버전’으로 칭했다. 배 소장은 “넷플릭스도 우리 경쟁자는 TV가 아닌 게임이라고 했다. 페이스북은 이름을 메타로 바꿨다”면서 베이비붐 세대가 TV를, X세대가 컴퓨터를, 밀레니엄 세대가 핸드폰을, Z세대는 이 모든 것을 다 경험하는 상황을 짚었다. 그는 “한 사람이 ‘멀티 페르소나(다양한 성격 또는 정체성)’를 가지는 게 너무 당연하다”며 “(Z세대는) 경험해본 플랫폼의 개수가 다르고 그들에겐 디지털 세상 인간관계와 피지컬 세상의 관계가 이퀄이다(동등하다)”라고 분석했다.

“AI, 돈 많이 든다” 정부 정책 중요

배 소장은 “메타버스가 점점 우리 생활 중심에 올 것”이라며 KT와 SKT(이프랜드) 등이 준비하는 메타버스를 언급했다.

이밖에 △네이버제트 ‘제페토’에서 명품 브랜드가 물건을 팔고 △자신의 디자인을 메타버스 내에서 파는 행위 △비대면으로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하는 점 △가상 시뮬레이션(디지털 트윈)으로 공장 라인을 설치하고 레이아웃의 선제 점검 △대체불가토큰(NFT)을 앞세운 가상자산 시장의 확대 등을 들어 디지털 전환의 결정체가 ‘메타버스’라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엔비디아는 메타버스에 진심이어서 옴니버스를 만들어, BMW 공장도 이 옴니버스 위에 올라가있다. 아마존도 MS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결정체가 메타버스로 이것이 선순환이 이뤄졌을 때 더욱더 풍성한 것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 소장은 AI 기술을 가지려면 돈이 많이 들고 데이터를 다룰 인재 역시 많지 않아, 소프트웨어 정책의 반영이 중요하다고 봤다. 특히 ‘AI 인재 부족’을 짚었다. 배 소장은 “우리나라 AI 인재가 엄청 적고 얕다”며 “십몇년전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 타이밍을 놓쳐서 기업의 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이어서 “AI 생태계를 만들려면 정말 많은 것들이 순환돼야 하고, 기업이든 학교가 됐든 많은 인재와 데이터, 클라우드플랫폼을 갖고 만들어낼 수 있어야 된다”며 “연구기관 스타트업들이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순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환경이나 지원정책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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