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디자인의 덕목`전
3월20일까지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 등록 2012-03-02 오후 1:39:12

    수정 2012-03-02 오후 1:39:12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29일자 26면에 게재됐습니다.
▲ 정상화 그림 `무제`와 로낭&에르완 부홀렉의 세 개 등이 연결된 조명(`Conque3`)이 어울린 전시전경(사진=학고재갤러리)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돌 위에 앉으니 엉덩이가 시렸다. 그래서 나무 그루터기에 옮겨 앉았다. 온기가 서려 불편하지 않았다. 나무를 다듬어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모양을 만들었다. 가구의 기원은 그렇게 시작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가구는 장식품으로 변모했다. 장식품이 된 가구는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여기에서 가구를 만드는 이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가구의 본질을 과연 어디에다 두어야 할 것인가.

선사시대 단순한 목조의자를 만들던 것에서 비롯된 가구의 역사는 나름 유구하다. 그 과정에서 가구를 만들던 장인들은 몇 가지 원칙을 끌어냈다. 우선 의자면 의자, 식탁이면 식탁답게 가구 본래의 목적에 맞도록 쓰기 편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실내의 아름다움을 조성하는 요소이기 때문에 모양새도 중요하다. 실생활에서 직접 쓰이기에 견고해야 한다. 이런 원칙들이 잘 어우러진 가구가 좋은 가구로 인정받았다.

덕분에 가구는 19세기와 20세기 초 아르누보와 바우하우스 운동을 통해 쓰임새의 합목적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지닌 조형물로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받는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는 `디자인의 덕목` 전은 한국 전통 고가구 및 현대 디자인가구와 이우환, 정상화, 프랑수와 모렐레, 천원지의 모노크롬 회화가 함께 어울린 전시다. 전시장에는 강화반닫이와 고미술품인 책가도, 추사의 판전 현판 탁본을 비롯해 유럽 출신의 디자이너 헬라 용에리위스, 로낭과 에르완 부훌렉, 마르탱세클리, 피에르 샤르팽, 제임스 얼바인의 가구와 조명 20여점이 마련돼 있다.

만들어진 곳이 다른 동서양의 가구들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루이스 설리발의 말처럼 사용할 때 편리하고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가구들의 예를 보여준다. 또한 이우환, 정상화 등의 단순한 회화와도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공간미를 창출한다.

갤러리 측은 “동서양의 경계를 초월, 단순함에 관심을 기울인 가구들과 기교나 각색을 최소화해 대상의 본질을 드러내는 모노크롬 계열 작품들은 일맥상통 한다”며 “시공을 넘어 가구가 갖춰야 하는 기본과 정신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3월20일까지. 02-720-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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