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라도 제대로 먹고 싶어" 요리에 빠진 남자들

CJ E&M 요리동호회 '마스터세프' 회장 김정훈 씨
  • 등록 2015-03-06 오전 9:28:08

    수정 2015-03-06 오전 9:28:08

CJ E&M 요리동호회 ‘마스터셰프’ 회원들.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미소미역된장국부터 일식오뎅탕까지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눠 먹는다(사진=‘마스터셰프’ 제공).
[이데일리 양승준 기자] 한식 중에서는 전골 요리를 잘 한다. 부모님께 대접할 때 제일 반응이 좋다. 특기는 동남아 요리다. 베트남식 비빔국수인 분보싸오가 자신 있다고 했다. CJ E&M 마케팅팀에서 일하는 김정훈(31)씨는 요리의 매력으로 “꺼뒀던 감각을 깨운다는 점”이라고 답했다.

“요리는 성취감을 바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기타를 예로 들어볼까요? 기타는 실력이 쌓이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잖아요. 내 의지 혹은 취향과 상관 없이 계속 따라해야 하고요. 이와 달리 요리는 바로 결과물을 볼 수 있잖아요. 무엇보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작업이고요. 내 입맛에 따라 남 눈치보지 않고 내 식대로 즐기면 되니까요.”

김 씨는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을 모아 사내 ‘마스터쉐프’란 요리동호회를 만들었다. “단조롭고 반복적인 회사 생활에 활기를 주고 싶어서” 2013년 8월부터 시작했다. ‘맛있는 회사 생활을 위한 비밀 레시피’란 캐치프라이즈를 내걸어 직원 20명을 모아 함께 요리를 했다. 매달 한 번씩 회사 인근 한 푸드스타일리스트 작업실을 찾아가 요리를 배우고 만든 음식을 나눠 먹는다. 천도복숭아돼지안심구이부터 일식오뎅탕까지 다양한 요리를 냈다.

“언젠가부터 입소문이 퍼져 지금은 회원이 40명으로 늘었어요. 미혼 남자 직원도 6명이고요. 대부분이 30대죠. 요즘에는 남자들이 되레 요리에 더 적극적인 것 같아요. 요리에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잖아요. 옛날에는 ‘무슨 남자가 요리를?’이라고 했다면 요즘에는 ‘요리하는 남자가 섹시하다’는 시선이 강해서요. 남자도 눈치보지 않고 즐지교. 혼자 사는 직장인도 많아지면서 한 끼라도 제대로 해 먹고 살고 싶어 요리동호회에 들어왔다는 분도 있고요.”

볶음 요리를 좋아하는 김 씨는 집에서 요리를 하기 위해 우묵하게 크고 둥근 냄비인 웍도 직접 샀다. 앞으로는 “제과제빵 자격증도 따고 싶다”고 했다.

“직장인들은 주어지는 일만 하다보니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할 일이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요리는 쉽게 이를 발휘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사람들과 관계 맺을 때도 다른 취미와 달리 더 깊은 유대감도 쌓이고요. 요리는 굉장히 사적이면서도 서로 감각을 공유해 서로 벽을 허무는 데 좋은 공동작업이기도 한 것 같아요.”

김정훈 CJ E&M 요리동호회 ‘마스터셰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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