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재개장에 시민들 ‘엄지척’…집회·시위 제한은 ‘논란’

'공원 같은 광장' 버스킹 공연에 분수대까지
"아이들 놀 공간도 많아지고 산책하기도 좋아"
서울시 '집회 금지' 논란…"헌법소원 청구 가능"
  • 등록 2022-08-07 오후 4:22:42

    수정 2022-08-07 오후 9:36:49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서울 같은 도심에서 초록색을 보기가 어려운 데, 삭막한 느낌이 사라져서 기분이 좋네요.”

광화문광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는 소식에 주말 오전 친구와 나들이 나온 윤모(59)씨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산책하던 중 들려오는 바이올린 소리에 발걸음을 멈춰 버스킹 공연을 감상하며 “매우 만족스럽다”고 연신 외쳤다. 윤씨는 “처음에 공사한다고 했을 땐 부정적이었는데 막상 개방하고 와보니까 생각보다 잘해놨다”며 “도시의 팍팍함을 걷어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자주 올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7일 오전 1년 9개월만에 재개방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이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재구조화 공사에 들어갔던 광화문광장이 1년 9개월 만에 베일을 벗으며 지난 6일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7일 이데일리가 둘러본 광화문광장은 폭염 속에서도 새롭게 단장한 모습을 보러 나온 주말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이들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세종대왕상과 이순신 장군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남겼고, 시원한 물이 뿜어져 나오는 분수대에선 어린아이들이 뛰놀기 바빴다.

30분째 작은 분수대에 앉아 물놀이를 하는 3살 딸을 둔 이모(35)씨는 “예전엔 놀거리나 볼거리가 많지 않아서 그냥 지나갔었다”며 “오늘 와보니 그늘도 많아지고 물놀이 공간도 생기니까 아이들도 오래 있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공원 같은 광장’으로 조성했다며 시민이 휴식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과거에 비해 면적도 넓어진데다 풀·꽃과 나무 5000그루 등을 심어 녹지를 마련한 것이 가장 크게 변화한 점이다. 광장 곳곳엔 시민이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과 계단 등도 함께 조성했다. 과거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양옆에 있던 도로를 한쪽으로 통합해 광장을 방문하는 시민의 접근성도 높였다.

경기도 군포에서 아내와 광장을 구경하러 왔다는 박모(67)씨는 “차도가 줄어서 걸을 공간도 많아졌다”며 “이전보다 산책하기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59)씨도 “버스킹 공연 같은 문화행사가 유독 좋다”며 “꼭 유명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런 문화 공연을 많이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서울 광화문광장 재개장을 기념하는 ‘광화문광장 빛모락’ 행사에서 시민들이 축하공연을 즐기고 있다.(사진=뉴스1)
다만 과거 주말마다 집회·시위로 가득하던 광화문광장의 모습이 재현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집회·시위를 사전에 방지하겠다며 사실상 집회 차단 방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광장을 이용하기 위해선 소음과 교통, 법률 분야 등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광장 이용 심사 자문단’의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에 시민단체는 “집회·시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권리”라며 “‘불통 광장’으로 돌아왔다”고 규탄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집회 불허’를 천명한 반헌법적 광장”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헌법에서 정한 기본권 제한은 법률에 따라 가능한데 서울시 조례로 금지하려는 시도는 위헌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도 앞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지자체의 조례는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에서 제정한 것이기 때문에 시민의 뜻도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집회를 금지하는 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부분이라 시민단체가 헌법소원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는데 앞으로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광장 개요(그래픽=문승용 기자)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