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간 철제 산소통서 살던 美 변호사 ‘아이언 렁 맨’ 별세

6살에 소아마비 진단 후 ‘아이런 렁’으로 호흡
틱톡서 ‘아이언렁맨’ 이름 사용…33만 팔로워
성공 원동력은 “부모님의 마법과 같은 사랑 덕”
  • 등록 2024-03-14 오전 9:59:58

    수정 2024-03-14 오전 9:59:58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소아마비에 걸려 자가 호흡이 불가능해진 뒤로 삶 대부분을 철제 산소통에서 보낸 미국의 70대 변호사가 세상을 떠났다.

폴 알렉산더가 2018년 텍사스 매체 ‘댈러스 모닝 뉴스’와 인터뷰할 당시 모습. (댈러스 모닝 뉴스/AP=연합뉴스)
AP통신은 13일(현지시간) 1940년대에 소아마비를 진단받고 철제 산소통을 사용해온 폴 알렉산더가 78세를 일기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그의 오랜 친구인 대니얼 스핑크스는 알렉산더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으며 지난 11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다만 사망 원인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지역 매체인 댈러스 모닝 뉴스가 인용한 알렉산더의 부고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 11일 오후 5시 30분께 숨졌다.

알렉산더는 6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댈러스의 파크랜드 병원으로 이송된 이후 병상에서 2년여간 철제 산소통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미국 전역에서 소아마비 환자가 많이 발생할 때였다. AP통신이 인용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수치에 따르면 연간 소아마비 발병 건수는 1955년 소아마비 백신이 등장한 이후에야 100건 미만으로, 1970년대에는 10건 미만으로 감소했다.

전신이 마비된 알렉산더는 집에 돌아온 뒤에도 ‘아이언 렁’(iron lung)이라는 철제 산소통을 쓰게 됐다. ‘아이언 렁’은 일종의 음압인공호흡기로 당대 횡격막 등 근육 조절 능력을 잃은 환자들이 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기는 환자의 머리를 제외한 몸통을 감싸는 큰 원통 구조로 설계됐으며 내부를 진공 상태로 만들어 환자가 호흡할 수 있도록 조절한다.

알렉산더는 ‘아이언 렁’을 사용하며 홈스쿨링을 받았고 1967년 고교 졸업 당시 성적은 전교 2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자신이 고교 1등으로 졸업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생물학 실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2018년 댈러스 모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또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돌아가신 부모님의 “마법 같은” 사랑이었다며 “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부모님의 말을 믿었다고 말했다.

당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알렉산더는 남감리교대학(SMU)에 입학한 뒤 텍사스 대학으로 편입해 1978년 경제학 학사 학위를 1984년 법학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그는 가정법 분야에서 활약하며 파산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스핑크스는 이때 알게 된 사이로 2000년 스핑크스가 알렉산더의 운전기사로 취업하며 친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핑크스는 1년간 운전기사로 근무하며 알렉산더를 법원에 데려다 주고 그를 휠체어에 태워 법정 안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스핑크스는 알렉산더가 4~6시간은 ‘아이언 렁’ 밖에서 지낼 수 있었으며 사무실이나 집에 있을 때는 기기 안에 들어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알렉산더가 나이 든 뒤로는 기기 밖에서 호흡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스핑크스는 알렉산더에 대해 “웃는 것을 좋아했다”며 “그는 이 세상의 밝은 별 중 하나였다”고 추모했다.

알렉산더는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아이언렁맨’(ironlungman) 계정을 만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해당 계정의 팔로워는 33만 7000명으로 ‘에피소드 1’ 게시물은 56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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