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분쟁 전격 합의..“K-배터리 닥공 모드 전환”

美 정부 중재에 합의..SK, LG에 2兆(현금+로열티) 제공
배터리 관련 모든 소송 취하..10년간 추가 쟁송 않기로
소송리스크 사라진 LG-SK, 대규모 선제적 투자 예고
  • 등록 2021-04-11 오후 5:17:53

    수정 2021-04-11 오후 9:31:27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이 2년여 간 벌여온 전기차 배터리 소송이 종지부를 찍으면서 향후 글로벌 배터리 패권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소송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양사는 투자 규모를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이 격전지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합의를 계기로 본격적인 개화기에 들어선 글로벌 배터리 분야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본격 개화기 들어선 배터리 시장 선도 계기

11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되는 배터리 분쟁을 모두 종식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는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고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비해 미래를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할 것 시점인 만큼 정부도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합의에 따라 배터리와 관련한 모든 국내외 쟁송은 취하되며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미 ITC로부터 영업비밀 침해 패소로 10년 수입금지 조치를 당한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의로 기사회생하게 됐다.

물론 LG에너지솔루션 측에 총액 2조원(현금 1조원+로열티 1조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하게 됐다. 그간 3조원 수준을 요구했던 LG에너지솔루션 주장과 1조원 미만을 타진했던 SK이노베이션 간 접점을 마련한 합의금으로 풀이된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SK이노베이션의 분리막 제조 자회사 SKIET 지분 제공은 빠졌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적 부담을 고려해 합의금은 향후 분할 납부가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합의금 규모는 당초 양사가 요구한 수준에서 서로 절충을 모색한 결과로 보인다”며 “향후 사업 확장에 따른 기회손실을 고려한다면 SK이노베이션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이번 합의는 특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4대 핵심 품목에 대한 공급망 구축을 원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양사를 상대로 중재에 나선게 대표적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한미 안보실장 양자협의 당시에도 미국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분쟁이 첨단기술 분야의 공급망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같은 연장선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별도의 입장문에서 “이번 합의를 통해 폭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며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됨으로써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및 전기차 확산에 기여하겠다”며 “양사가 선의의 경쟁자이자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분쟁과 관련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 조지아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며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한편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치열한 배터리 글로벌 패권 경쟁 예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배터리 분쟁이 종식되면서 향후 글로벌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양측이 분쟁을 벌이는 사이 중국 CATL 등이 매섭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K-배터리의 저력을 건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전기차 시장 전망을 통해 지난해 30만대에서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 연평균 25% 성장을 예상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LG와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1공장 건설 현장. (사진=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 1·2 공장에 이어 오는 2025년까지 24억달러(약 2조 7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당장 내년부터 1공장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에 오는 2025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해 최소 2곳의 신규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예정대로 투자를 진행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은 기존 미시간 공장(5GWh)과 함께 총 75GWh으로 늘어나고 미국 자동차 배터리 시장의 25%가량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도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Fraunhofer Institute)에 따르면 2030년까지 유럽에서 연간 생산능력 500~600GWh에 달하는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해 600억유로(약 80조원)가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SKIET 폴란드 습식 분리막 공장 건설 현장. (사진=SKIET)
SK이노베이션은 급성장하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소재 자회사 SKIET가 폴란드 실롱스크주에 배터리 분리막 생산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 금액은 1조 1300억원으로 역대 배터리 분리막 사업 투자 중 최대 규모다. 현재 짓고 있는 1·2공장은 오는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하며 추가로 짓는 3·4공장은 올해 3분기에 착공해 양산은 2023년 말부터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공장 증설로 폴란드에서만 연간 총 15억 4000㎡ 규모의 분리막을 생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배터리 생애 주기에 따른 종합서비스 제공을 위해 배터리 생산뿐 아니라 폐배터리 재활용 등 다양한 기술 선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배터리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과 투자 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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