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에 대한 10가지 오해"-한투·제로인 세미나

"헤지펀드 확산 대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 등록 2003-05-20 오후 2:10:56

    수정 2003-05-20 오후 2:10:56

[edaily 한상복기자] 최근 크레스트증권의 SK(주) 주식매집을 계기로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헤지펀드의 도입 및 투명성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0일 한국투자신탁증권과 제로인이 개최한 `헤지펀드의 실체와 운용전략`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및 유럽 등에서는 헤지펀드 운용의 투명성을 갖출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의 보완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헤지펀드 시장은 이같은 투명성이 보완될 경우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최근에는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당국의 감독을 받으며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공모하는 헤지펀드도 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금융당국의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진균 취리히 캐피탈마켓 부사장은 "헤지펀드가 금융 또는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등 위험이 큰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헤지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수익률이 아닌, 안정적인 수익률 달성"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는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과의 상관관계가 낮아 기존의 주식-채권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헤지펀드를 일부 포함시킬 경우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 분산효과가 크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정진균 부사장이 정리한 헤지펀드에 대한 10가지 오해다. ◇헤지펀드는 90년대에 생겨난 새로운 투자수단이다? = 헤지펀드는 1940년대부터 존재했다. 다만 헤지펀드의 수나 규모는 지난 80년대에 들어와 급속도로 늘었다. 이같은 헤지펀드의 성장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큰 규모의 투자회사가 아니더라도 복잡한 계산 및 투자가 가능한 투자환경의 기초구조(infrastructure)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는 대규모 투자회사들만 대형의 컴퓨터를 사용, 신속한 거래를 할 수 있었지만, 80년대 이후 컴퓨터 및 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개인투자자들까지도 대형회사들과 유사한 환경에서 거래가 가능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는 뭔가 특별한 투자수단(전략)을 사용한다?= 헤지펀드들은 자신들만의 투자시스템을 구성해 사용하므로, 기존의 투자은행을 통하지 않고(우리나라의 경우 증권회사의 HTS시스템) 트레이딩을 한다. 따라서 외부에서 볼 때, 뭔가 색다른 전략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새로운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부분의 헤지펀드들은 자신들의 보유 포지션이나 손익을 외부에 밝히려 하지 않는데(특히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 그 이유는 시장에서 자신들에게 적대적인 시장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의 포지션이 드러남으로써 감수하게 될 손실을 피하기 위해서다. 또한, 개별 헤지펀드의 경우 특정 자산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험의 분산을 위해서는 단일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많은 헤지펀드들이 롱텀캐피탈(LTCM : Long Term Capital Management) 이전에도 실패했으며, 앞으로도 실패하는 헤지펀드들은 계속 나올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한 두 개 회사가 도산해 주식이 휴지가 된다고 해서 주식이 나쁜 투자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 것처럼, 헤지펀드도 한 두개가 실패한다고 해서 투자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투자이론에서 강조하는 `위험의 분산 원칙`만 지켜진다면 충분한 투자대상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헤지펀드는 파생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 모든 헤지펀드들이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헤지펀드는 사용하는 전략에 따라 파생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대상에 투자하지만, 전략에 따라서는 파생상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펀드들도 많다. 또한 최근의 헤지펀드 성과를 살펴보면 파생상품을 사용하는 펀드들의 성과(위험조정 수익률)가 전통적(주식과 채권만을 이용하는)인 펀드들보다 좋았으며, 오히려 파생상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이머징마켓 헤지펀드들의 성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파생상품에의 투자 여부만을 놓고 위험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으며, 포지션을 어떻게 관리하고 위험에 대처하는 지의 여부를 따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헤지펀드는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위험한 투자만 한다? = 헤지펀드의 기대수익률과 위험은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일부 주식형 헤지펀드는 뮤추얼펀드처럼 buy 전략만 사용하고 매도전략(short sale)조차 사용하지 않으며 레버리지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매수하는 주식 자체가 높은 기대수익률과 위험을 가진 주식인 경우에는 매수전략만 사용하더라도 위험한 투자가 된다. 반대로 매우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매수-매도 전략을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포지션 자체가 차익(arbitrage)을 얻기 위한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주식을 매수만 하는 경우보다도 낮은 위험을 갖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헤지펀드는 변동성을 높이려는 전략보다는 변동성을 낮추려는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전형적인 주식형 뮤추얼펀드보다도 위험이 낮은 경우가 많다. ◇레버리지는 무조건 나쁜 것이다? = 교과서에 나오는 말이지만 레버리지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레버리지를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나쁘다면 일반적인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5%내외인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은행은 보통 자기자본의 20배에 달하는 부채를 사용한다. 미국의 경우 보통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80%정도의 부채를 사용한다. 집을 사는 경우 구입자금의 80%정도는 차입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주식에 투자하는 것보다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말과 동일한 맥락이다. 예를 들어 위험한 투자(성사여부가 불확실한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는 기업의 경우 부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쉽지 않으므로 주식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오히려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보다도 위험할 수 있다. ◇헤지펀드는 경제에 도움이 안된다?= 헤지펀드는 사모채권, 사모주식, M&A, 신흥시장 등 다양한 대상에 투자한다. 이러한 투자대상들은 시장참가자가 없다면 거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선물이나 옵션시장에 있어서 위험을 헤지하려는 수요를 투기거래자들이 충족시켜줌으로써 시장이 기능(위험의 헤지기능)을 발휘할 수 있듯이, 이러한 시장에서 위험을 헤지하려는 반대편에서 헤지펀드들이 유동성을 제공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장외옵션이나 유가연동 채권, 부동산담보부채권과 같은 신금융상품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위험을 가중시켜 시장혼란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차원이었고 헤지펀드들은 이러한 상품들의 일차적인 투자자로서의 기능을 해 왔다. 따라서 헤지펀드들은 이익을 추구하는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시장 전체적인 자본조달 비용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 ◇헤지펀드는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서는 안된다?= 헤지펀드는 주식과 채권으로만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더욱 낮추어 줄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즉, 일반적으로 헤지펀드의 기대수익률이 높은 편이지만,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주식이나 채권보다 낮더라도 헤지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킴으로써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낮추어 줄 수 있으므로 헤지펀드는 투자할 가치가 있다. ◇헤지펀드는 거래를 통한 단기 매매차익 만을 노리며, 투자는 하지 않는다?= 헤지펀드의 상당 수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물론 뮤추얼펀드에서도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다양한 형태의 법적인 제약이 있고 설사 법적제약이 없더라도 투자자들의 환매요구에 즉각 응해야 하기 때문에 유동성에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어렵다. 헤지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일정기간 환매할 수 없도록 하기 때문에 오히려 유동성이 매우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많은 헤지펀드들이 단기 트레이딩보다는 장기투자를 하며, 은행이나 증권사와 같은 다른 투자자들의 유동성 낮은 자산을 매입함으로써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롱텀캐피탈의 교훈은 헤지펀드에 투자해서는 안된다는 것?= 롱텀캐피탈의 파산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은 4가지가 있다. 1) 분산투자를 해야한다. 2)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는 손실 가능성도 높다. 3)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시장상황에 따라 재앙이 될 수도 있다. 4)LTCM의 경우처럼 연 30% 이상의 수익을 가져오는 투자는 매우 위험하다. 하지만 이러한 교훈들은 LTCM과 같은 헤지펀드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투자에 있어서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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