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준비하다

[유재수의 컨설팅 일지] <6> 벨기에 맥주전문점
  • 등록 2008-06-18 오후 3:00:00

    수정 2008-06-18 오후 3:00:00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시장은 변하고 고객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대응해서 새로운 아이템이 출현하는 것은 시대정신의 한 단면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문을 연 벨기에 맥주전문점 벨고의 업종개발 단계부터 오픈까지의 과정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창업개발연구원 유재수 원장을 통해 들어본다.(편집자주) 

필자가 처음 맛을 본 벨기에 맥주는 악마라는 별명을 가진 듀벨이었다. 왜 하필이면 맛있는 맥주를 악마라고 했을까? 향긋한 호프향과 깊고 풍부한 과일향, 쌉쌀한 끝맛이 조화를 이루는 이 전설적인 맥주의 이름으로 과연 어울린단 말인가?

벨기에 맥주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악마’ 정도는 약과에 불과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탄(Satan)이나 급사를 뜻하는 모르쉬 비트(Mort Subite), 알콜중독자의 환각증상을 의미하는 델리리움 트레멘스(Delirium tremens), 단두대를 뜻하는 길로틴(La Gillotine) 등 참혹한(?) 이름의 맥주들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었다.

컨설팅 진행하는 6개월 사이에 개인적으로 감당하기 버거운 악재들이 몰려오기도 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나 할까. 이런 개인적인 악재는 이율배반적으로 벨기에에서 지상최고의 맥주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중첩되어 벨기에 맥주에 대한 애정을 증폭시키는 원인을 제공했다.

우리의 경상북도 크기의 작은 나라인 벨기에는 유럽의 강대국들로부터 침략을 받아보지 않은 나라가 없을 정도로 전쟁과 피지배의 고통을 겪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세계 3대 전쟁 가운데, 워털루 전쟁과 2차대전 중 벌지 전투의 전장이 사용되었으니 그 고통이 오죽했겠는가?

지금도 남과 북이 다른 언어로 나누어져 심심하면 어르렁거리며 싸우는 모습이 해외뉴스로 뜨곤 한다. 하지만 벨기에인들은 이런 고난과 역경을 잘도 견디어내며 화합을 이끌어내는데 특별한 기술을 발휘한다. 아마도 벨기에인들이 맥주에 대한 자부심과 축제를 좋아하는 낙천적인 성격에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벨기에 맥주 전문점의 개발이 결정된 시점부터 맥주수입에 대한 준비를 진행했다. 벨기에 맥주 전문점에서 핵심 상품은 벨기에 맥주이기 때문에 상품선정은 매우 중요했다.

벨기에 대사관에 공문을 보내 사업계획을 설명하자 얼마 지나지 않아 벨기에 신사 한명을 소개해 주었다. 피터 반 오스타 씨가 그 사람이었다. 피터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작성해 놓은 벨기에 맥주에 대한 방대한 콘텐츠가 말해주듯이 맥주 수출업자라기 보다는 벨기에 맥주 홍보대사와 같은 인상을 풍겨주었다.

벨기에 맥주를 선정하고 수입절차를 밝는 과정에 여러차례 만나 벨기에 맥주를 놓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피터씨는 수도원맥주인 레페 브라운을 즐거운 마셨고, 아직 수입되지 않는 맥주 중에는 안트워프의 향토맥주인 데코닝크와 트라피스트 맥주인 웨스트말을 즐긴다고 말했다.

120개가 넘는 양조장에서 800여종의 맥주를 가운데 우리고객들에게 좋아할 만한 맥주를 선정한다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피터 씨는 국제적인 명성은 대단하지만 신맛 때문에 일본에서 성공하지 못한 칸티옹 계열의 람빅 맥주 등의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일어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여주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벨고에서는 트라피스트 맥주를 비롯해서 벨지안 밀맥주, 수도원 맥주, 야생 체리와 바나나를 넣어 만든 람빅맥주 등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갖추게 되었다.

상품의 다른 한 축인 메뉴개발은 우리 회사 메뉴개발팀이 장기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로 큰 무리없이 진행하였다. 벨고 메뉴 개발의 핵심내용은 비즈니스 컨셉 만들기 부분에서도 설명한 바 있듯이 우리 고객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다시말해서 홍합요리 등 벨기에 요리를 포함시키지만, 크게 의존하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요리와 전통적으로 맥주와 어울리는 핑거 푸드(Finger food)를 세분하여 적절하게 구성하는 방향으로 메뉴개발을 완료했다.

[문의] 한국창업개발연구원 (02)501-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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