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기안84 "약자 편에서 그린 만화.. 기만이 돼버렸다"

[이데일리 정시내 기자] 웹툰 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가 웹툰과 관련한 심경을 밝혔다.

15일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이말년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기안84 인터뷰 1부 - 이제 웹툰이 힘들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기안84. (사진=이데일리DB)

최근 기안84는 웹툰 ‘복학왕’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듯한 내용을 담아 이목을 모았다. 독자들은 부동산 시세가 폭등하는 현실을 잘 그려냈다고 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안84도 46억 원대 건물주라며 ‘대중을 기만한 것’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와 관련 기안84는 “어떻게 보면 20대 때는 나도 청년이었고 직업을 헤매고 그랬다. 이제는 잘 먹고 잘사는 축에 들어가 버리니까 약자 편에서 만화를 그린다는 게 기만이 돼버렸다. 이제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 이야기도 그려야겠다”라고 전했다.

기안84는 “앞으로 나오는 차기작은 뭐냐?”라는 질문에 “이제 차기작은 없다. 모르겠다. 이제 나는 만화가 힘들다”고 밝혔다.

(사진=기안84 웹툰 ‘복학왕’)

“은퇴 선언이냐?”는 물음에 기안84는 “아니다. 정말 연재한다는 거 좋다. 이제 10년 했다. 삶이 없고 힘들다.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좀 있으면 40이니까 하고 싶은 걸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초등학교 때 꿈이 가수였다”며 “발라드 가수가 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듣던 주호민이 “욕먹을까 봐 댄스 가수를 하지 않으려고 하냐”고 묻자 기안84는 “약간 애들이 나한테 욕을 하는 게 쟤는 왜 TV에 나오냐고 한다. 내가 가수가 되면 전공자도 아닌 게 가수를 한다고 욕을 먹을 거다”라며 걱정하기도 했다.

그는 “물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인생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잘 먹고, 잘 놀고, 열심히 일하고, 여행 가고 이래야 하는데 마감만 반복되니까 힘들었다”고 했다.

한편 기안84는 지난 2008년 ‘노병가’를 통해 웹툰 작가로 데뷔했으며, 웹툰 ‘패션왕’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웹툰 ‘복학왕’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