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쌍용 원칙대로 처리"- 김대통령 발언(전문)

  • 등록 2000-11-07 오후 6:40:58

    수정 2000-11-07 오후 6:40:58

김대중 대통령은 7일 "아무리 덩치가 큰 기업도 돈을 못 벌면 기업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현대, 쌍용양회도 이런 원칙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이번에 실업자가 5만명 정도가 늘어날 것이지만 정보통신만 20만명의 고용 효과가 있기 때문에 15만명의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셈"이라면서 "실업문제도 정부가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아울러 "민족의 장래를 위해 미군이 있어야 한다"면서 "북한의 안전을 지켜주고,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이며 남북관계가 아무리 잘 돼도 미·북관계가 잘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여수 돌산체육관에서 전남지역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공보수석실이 전했다. 다음은 발언 전문. ▲이기호 경제수석 : 전남 발전계획과 중요 경제 쟁점에 대해 설명하겠다.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렵다. 체감경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구조조정을 철저히 하고 내부에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을 하면 안정성장이 올 수 있다는 것이 외국 전문가의 의견이다. ▲ 대통령 : 존경하는 허경만 지사, 전남 각계인사 여러분, 이렇게 찾아와 만나니 진심으로 감격스럽고 또 오랜만에 와서 감회가 깊은 느낌을 금할 수 없다. 여수에서 전남 일을 같이 상의하는 것도 매우 뜻 깊은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2010년 세계해양박람회가 가장 큰 관심사인데 정부도 유치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 제가 여러분께 한없이 감사드려야겠다. 전남도가 어느 도 못지않게 나를 지지해 마침내 대통령이 돼 이 나라 사상 처음으로 여야 정권교체를 하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세울 수 있었다. 당선은 내가 했지만 여러분이 한 것이다. 여러분의 지지, 투표가 없었던들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경제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외환위기는 아니다. 외환보유고가 35억달러가 975억달러로 바뀌었다. 세계에서 가장 외환을 많이 가진 5개 나라에 들었다. 순채권 국가로 바뀌고 있다. 이제 다시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금 모으기 심정으로 돌아가자. 고유가, 반도체가격 하락, 미국 증시 폭락 등 악재가 있는데 외환위기를 이겨낸 마음이라면 자신을 갖고 이길 수 있다. 여러분의 성원 덕분에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한반도에서 긴장을 완화시켰다. 최고의 성과는 북한이 50년동안 일관되게 주장하던 미군철수를 철회한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과 얘기할 때 "할 얘기는 다 하자"고 했다. "합의한 것은 하고, 안 된 것은 의견을 나눈 만큼 덕이다"고 했다. "미군은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의 특수한 지정학적 위치, 대륙에 붙어있는 위치에서 동북아가 안정이 된다. 미군이 나가면 엄청난 국방비가 든다. 러시아, 중국, 일본 이런 거대한 나라에 싸여 있다. 이런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청·일 전쟁, 러·일 전쟁이 나고 일본에 당했다. 민족의 장래를 위해 미군이 있어야 한다. 미군은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이익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몽고, 시베리아, 동북아에서 방대한 이익을 위해서다. 우리와 이해가 맞아 떨어져 있는 것이다. 동구에서 공산주의가 망해도 나토가 있지 않느냐. 유럽은 같은 민주주의고 문화적으로 같은데도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되겠나"라고 했다. 그러니까 김위원장이 내가 남쪽 신문에서 김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봤다. 어쩌면 나 자신과 그렇게 생각이 같으냐. 통일 이후에도 미군이 있는 게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다 됐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통일된 후에 미군이 있으면 동북아가 안정된다. 이것이 우리 이익이다. 이점에서 역시 같은 민족으로서 민족의 운명을 같이 걱정하는구나 생각했다. 한·미·일이 공조하면서 러시아, 중국과 잘 지내지 않느냐. 북한은 왜 못 그러느냐고 말했다. 북한의 안전을 지켜주고,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을 할 수 있는 것이 미국이다. 핵무기를 갖고 있고, 국제 금융기관들에 미국이 대주주다. 미국이 OK 안 하면 안 된다. 일본, 유럽도 투자를 못한다. 관계를 개선하라. 생각이 있으면 돕겠다고 했다.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를 만나서도 얘기했다. 북한이 미군이 있어도 좋다고 했다. 조명록 차수가 미국 가고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한에 가고, 미사일 협상에서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미국과 북한은 상당한 개선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잘 돼야 한다. 남북관계가 아무리 잘 돼도 미·북관계가 잘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도 같이 가야 한다. 이제까지 안보상황에 공조했지만 북한과 관계개선에도 공조해야 한다. 우리가 북한을 자유롭게 오가며 문화, 체육, 경제교류를 해야 한다. 정상회담에서 이 모든 것을 시작했는데 이것도 여러분이 지지하지 않았다면 이뤄내지 못 했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남북문제에 진정을 갖고 접근한 것은 사형언도를 받아 공부한 때문 아니겠느냐. 무엇보다 기쁜 것은 우리 민족이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민족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전쟁이 나면 지역이 무슨 의미냐. 북한 미사일이 부산도 때리고 목포도 때린다. 적화통일도 안되고 흡수통일도 안 된다. 20년이고 30년이고 평화공존하다가 통일을 하자고 했다. 통일은 함께 잘 살자는 것이지, 어느 한쪽을 지배하자는 것이 아니다. 북한에 대해 두 가지로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하나는 긴장완화, 또 하나는 교류협력(이산가족,경제, 사회문화)이다. 이렇게 가는 것이 자랑스러운 데 그 공은 여러분이 가져야 한다. 그런 정책을 갖고 여러분이 대통령으로 선출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이 이제 세계를 다니면서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노벨상이 나왔다고 얼마나 해외 500만 교민들이 자랑스러워 하나. 그것이 기쁘다. 나 자신이 살아온 인생이 다시 한번 감사하다. ASEM 정상회담에서 정상들을 만나니 당신은 그 어려운 세월을 감옥 가고 박해 받고 했는데 어떻게 이겼느냐고 물었다. 하나는 신앙이다.하나는 역사에 대한 믿음이다. 이제 죽는다고 생각하니 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군 당국자들이 우리와 협력하라, 안 하면 죽이겠다. 대통령만 포기하면 뭐든 시켜주겠다고 할 때 나도 살기만 하면 좋겠다는 유혹도 느꼈다. 그러나 그 유혹을 뿌리친 것은 역사에 대한 믿음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의롭게 산 사람은 당대는 성공하지 못해도 역사에서 이긴다. 불의하게 산 사람은 반드시 패자가 된다. 나는 그것을 원치 않고, 영원히 살기 위해 죽음을 택한 것이다. 그러나 살아서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까지 받아 다시없는 영광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IMF를 극복했다. 물가도 과거 10%정도 올라간 것이 올해 2.5%정도 올랐다. 피부 체감과 지수물가가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수는 지수다. 환율이 안정돼 있다. 동남아가 다 불안한데 그렇다. 금리도 금년 초까지 10%이다가 8%로 떨어졌다. 우리는 무역에서도 금년의 여러 어려운 조건에서도 흑자가 전망된다. 외자유치도 62년부터 32년간 246억달러 투자 유치했는데, 지난 2년반 동안 323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허경만 지사에게서 전남에도 외국에서 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현단계의 체감경기에 문제가 많다. 내외조건이 다 있다. 개혁을 충분히 완성하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 금년말까지 금융개혁, 내년 2월까지 공공, 노사개혁을 철저히 완수하겠다. 생존, 발전 가망이 있는 기업은 과감히 살려내고, 가망이 없는 기업은 단호히 퇴출할 것이다. 돈 못 버는 기업은 기업이 아니다. 아무리 덩치가 큰 기업도 돈을 못 벌면 기업이 아니다. 현대, 쌍용양회도 이런 원칙에서 처리할 것이다. 내년부터는 우리 경제가 힘차게 일어설 것이다. 현재 IMF, OECD 등 세계의 권위있는 기관들은 한국경제를 위기라 하지 않는다. 그러나 건전하지만 개혁을 서두르는 바람에 철저하지 못할 경우 그때는 문제가 생긴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외환위기를 극복했는데 다시 4대 개혁을 마무리하겠다. 이번에 실업자가 5만명 정도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정보통신만 20만명의 고용 효과가 있다. 15만명의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실업문제도 정부가 해결해 나갈 것이다. 재래시장도 이제 새로운 시대에 발맞춰 백화점 등과 어떻게 경쟁할지 생각해야 한다. 과거와 같이 해서는 아무리 정부가 지원해도 소용없다. 노력을 했지만 아직도 지방색을 탈피 못하고 있다. 세계가 하나로 되고 있다. 남북이 결국 하나로 왕래 교류하고, 장차 통일이 될 것이다. 이런 때 국내에서 융합을 못하면 되겠나. 여러분 모두가 상대방이 잘 하면 나도 잘 한다는 생각을 말고 같은 국민으로서, 같은 민족으로서 지역감정에 스스로 책임감을 느끼고 해결하는데 도와주고, 앞장서 달라. 임기동안 여러분의 성원대로 최선을 다해 나라를 바로 세워 나갈 것이다. 세계의 모범적 민주국가로 만드는데 노력하겠다. 2000년 11월 07일 청와대 공보수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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