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하 "'그녀는 예뻤다' 반전의 주역…대사 80%가 애드리브"

  • 등록 2015-11-11 오후 4:04:27

    수정 2015-11-11 오후 4:22:21

안세하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폭발적인 인기를 끈 MBC 수목 미니시리즈 ‘그녀는 예뻤다’는 새로운 신스틸러를 발굴했다. 배우 안세하(29)가 그 주인공이다. 안세하는 이 드라마에서 반전의 주인공이었다. 패션 매거진 ‘더 모스트’의 피처 디렉터 김풍호가 안세하의 역할이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더벅머리, 오타쿠스런 외모의 소유자로 지저분, 너저분 그 자체. 등에 효자손 하나를 꽂고 다니며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 긁어대는 설정의 김풍호가 극중 시청자들의 추측을 난무하게 했던 미스터리 인물인 회장의 아들이었다. 안세하는 애드리브로 이 역할을 완성했다. 제작진의 허락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애드리브로 보여준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반전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애드리브로 완성한 반전의 주인공

“대본에 제 대사는 한두줄 밖에 없었어요. ‘됐어’, ‘그거 나 줘’ 같은 짧은 멘트였죠. 감독님이 해보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버전을 여러 개 준비해서 갔죠. ‘핫한 가수 불러’라는 대가사 있으면 최시원씨도 출연하니까 ‘슈퍼주니어도 있고…’ 같은 대사를 더 붙였어요.”

안세하는 이 드라마에서 자신이 했던 대사의 80%가 애드리브였다고 밝혔다. ‘끼’도 있었지만 미리 준비를 하는 열성이 없었다면 김풍호 역을 지금의 결과처럼 완성할 수 없었을 터다.

연기 경력이 많거나 체계적으로 연기를 배운 것도 아니다. 인쇄물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친해진 극단에 배역 하나가 펑크나면서 연기를 시작한 오달수를 연상케 하는 스토리가 있었다.

애초 연기자를 꿈꿨던 적은 없었다. 2008년 공황장애가 있었는데 유학을 앞두고 담당 의사가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는 가장 먼 곳을 가보라고 해서 경남 창원에서 무작정 버스를 타고 서울에 왔다. 여의도 63빌딩 앞 전봇대에 붙은 당일 오디션 공고를 우연히 본 게 운명이었다. 대학 때도 노래 경연에서 1등을 했던 터라 자신이 있다는 생각으로 오디션장을 찾아갔다. 이미 마감이 끝났지만 우기다시피 해서 당일 접수를 했다. 4시간여를 기다려 예정돼 있던 200여명의 학생들이 모두 오디션을 본 뒤 오디션을 봤다. 1주일 후 합격 통보를 받았다.

1년 넘게 연습생처럼 생활하며 실력을 더 쌓아 데뷔를 준비했다. 2009년 한효주와 케이윌이 주인공인 뮤직드라마 ‘소울 스페셜’의 OST로 데뷔를 했다. 발라드를 원했는데 트로트였다. 고향으로 내려가겠다며 방을 뺐다. 창원에 내려가려 하는데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뮤지컬 ‘비처럼 음악처럼’ 공연에 앞서 관객들의 분위기를 띄워주는 ‘바람잡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 자리도 오디션을 통해 꿰찼다. 뭐라도 하고 귀향을 해야 부모에게 면이 설 것 같았다.

안세하
◇ 대타로 시작한 연기…제2의 오달수(?)


극중 작곡가 역할을 맡은 배우가 무대에서 혼자 연기를 할 때 배경이 돼 줄, 그냥 앉아 있는 병풍 같은 역할로 무대에 올랐다. 작곡가 역할의 배우가 드라마 스케줄이 생기면서 그 역할을 지켜봐 온 안세하에게 연기가 맡겨졌다. 안세하는 “앉아서 대하를 하는 거였으니 망정이지 다리가 떨려 죽는 줄 알았다. 어떻게 연기를 했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데 사람들이 웃었다. 사람들이 왜 웃는 줄 모르면서도 웃겨야 하는 역할이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뮤지컬, 연극 무대에서 경험을 쌓았다. 본명은 안재욱. ‘비처럼 음악처럼’ 공연을 할 때 한류스타 안재욱인 줄 알고 일본 관객이 찾아오는 해프닝도 있었다. 처음 공연할 때는 “안재욱이 어디 있냐”고 했던 관객이 안세하를 보고 실망한 뒤 다음날 미안한 마음에 다시 와서 관람을 하고 1개월 뒤 마지막 공연때 찾아와서는 안세하를 직접 만나 그 동안의 사연을 이야기하며 인연을 맺기도 했다.

연기가 운명인 것처럼 술술(?) 풀렸다. ‘비처럼 음악처럼’이 끝난 뒤 3일 만에 연극 ‘뉴 보잉보잉’의 오디션을 봤다. 주인공이 부산 남자인 설정이어서 ‘나도 할 수 있지 않겠나’라는 생각이었는데 오디션에서 “개성 강한 얼굴이어서 방송에 더 적합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떨어졌나보다 생각하고 집에 가는데 1시간 내로 3차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고 최종 합격을 했다. ‘뉴 보잉보잉’ 공연 중에는 연극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작품인 ‘보고 싶습니다’ 오디션이 있어 다른 배우들과 함께 지원을 했는데 혼자만 합격을 했다. 안세하는 “‘보고 싶습니다’를 하면서 ‘내가 연기를 좋아하고 있구나’라는 걸 제대로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 ‘성공적’

현재 소속사 JUST엔터테인먼트에 들어오면서 방송과 영화 연기를 시작했다. 8개월여 준비를 거쳐 영화 ‘밤의 여왕’으로 데뷔를 했다. 극중 병장 역할로 2신이 전부였다. 이후 ‘미래의 선택’, ‘신의 선물 14일’, ‘유혹’, ‘라스트’ 등에 출연했다.

“‘신의 선물 14일’에 출연하면서 애드리브를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원래 시놉시스에 없던 인물이었거든요. 조금 나오다 죽어야 했지만 끝까지 등장을 했죠.”

‘신의 선물 14일’ 대본리딩을 할 때였다. 주요 인물 6~7명만 참석한 자리에 안세하가 끼었다. 제작진은 안세하에게 자잘한 역할 10여개의 대본 리딩을 혼자서 하도록 했다. 안세하는 “감독님이 작가님에게 나를 보여주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용팔이’에는 주원의 친구로 출연했다.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서는 자신이 40대 역할까지도 소화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황정음보다 실제 나이는 어린데 대중은 이번 역할을 통해 더 나이가 많아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제가 의도한 대로 대중이 받아들여주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이번 연기는 성공적이죠.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졌잖아요.”

(사진=JUST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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