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방과 후 길 잃은 청소년들이 생각나네

연극 `소년이 그랬다`
  • 등록 2011-11-30 오후 12:51:21

    수정 2011-11-30 오후 12:51:21

▲ 연극 `소년이 그랬다`(사진=국립극단)
[이데일리 장서윤 기자] “그날도 우린 별 이유 없이 어슬렁거렸고 심심하면 이유를 만들어 뛰기도 했다. 그냥 그랬을 뿐이었다.” 귓가를 쟁쟁하게 울리는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와 함께 시작되는 연극 ‘소년이 그랬다’는 얼핏 보기엔 가벼운 듯 하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무게감을 지닌 작품이다.

동네를 배회하며 시시껄렁한 장난으로 소일하는 중학생 민재와 상식. 심심풀이로 평소 자신들을 괴롭히는 동네 중국집 배달부의 오토바이 열쇠를 훔치거나 노숙자를 골리면서 시간을 보내던 이들은 한순간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치고 만다. 육교 위에서 장난 삼아 던진 돌에 지나가던 트럭 운전사가 맞아 죽고 만 것이다. 두 소년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되고 사건을 맡은 형사들의 집요한 추궁이 시작된다.

극의 재미는 여기부터 맛볼 수 있다. 두 소년 상식와 민재 역을 맡은 배우 김문성과 김정훈이 다시 형사 정도와 광해 역할을 맡아 각각 1인2역으로 변화무쌍한 연기를 펼친다. 특히 순식간에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서 이들을 추궁하는 형사로 변화하는 모습은 빠르고 리드미컬하다. 무대 장치는 사다리와 작은 철제 구조물 등이 전부지만 70분의 공연이 두 사람의 연기로 가득찬다는 느낌을 받는다.

첫 청소년극에 도전한 남인우 연출의 진지한 문제의식도 엿보인다. 방과 후 갈 곳이 없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일상을 비롯, 청소년 범죄의 처벌수위와 윤리의식 문제, 법의 잣대 등 이 시대 청소년을 둘러싼 여러 문제를 환기시킨다.

초반과 중반의 강렬함에 비해 지나치게 빨리 마무리된 듯한 결말은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공연은 12월4일까지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다. 02-3279-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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