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쇼크]<상>③'리스크패리티펀드'가 뭐길래…"美주가폭락 원흉" 지목

6천억弗 추산..알고리즘 매매로 '증시하락 주도' 지목
일각에선 "미친 파생상품, 규제 나서야" 목소리도
해당 운용사들 "단지 거북이처럼 않자 있었을 뿐" 반박
  • 등록 2018-02-11 오후 5:00:00

    수정 2018-02-11 오후 5:38:50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세계적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가 주도하는 모호한 투자전략이 문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 “리스크 패리티(risk-parity)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들이 뉴욕증시 폭락을 촉발했다”고 썼다. 이 펀드는 자금을 주식과 채권, 원자재 등에 동일한 리스크로 배분한 후 변동성이 커진 자산을 매도하고 그 자금을 국채 등 안전자산에 넣는 전략을 쓴다. 성장성·인플레이션·투자심리 등과 같은 변수까지 고려하는 만큼 시장환경이 변하더라도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한결같이 유지하려 한다. 매매가 컴퓨터에 의한 ‘알고리즘’으로 이뤄지는 만큼 공포지수라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상승하면 자동으로 주식 매도, 국채 매수로 전환하는 구조다.

변동성 타깃팅 전략을 구사하는 상품 중 유독 리스크 패리티 펀드가 주목받는 건 최대 6000억달러(약 655조원)로 추정되는 거대한 규모 때문이다. 퀀트 헤지펀드인 CTA펀드(3000억달러)를 포함해 1조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전체 변동성 기반 파생상품의 약 60%를 차지한다.

문제는 이들 파생상품이 ‘알고리즘’으로 매매되다 보니, 동시다발적인 움직임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카티나 스테파노바는 “주가가 하락하면 정확히 같은 시발점에서 매도를 시작한다”고 우려했다. 조너던 래빈 베인캐피탈 매니저도 “이번 조정은 실물경제 악재나 금융시장 불안에서 시작된 게 아닌 변동성이 커진 데 따른 결과”라고 했다. 주가지수의 낙폭이 확대되면서 펀드 매물이 쏟아졌고, 이는 곧 다시 주가지수를 압박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 셈이다.

월가에선 규제 목소리까지 흘러나온다. 억만장자인 레온 쿠퍼맨 오메가자문 회장은 최근 CNBC에 이를 “미친 파생상품”으로 규정하고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제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까지 “알고리즘 트레이더들이 시장에 충격을 가했다”고 지적한 만큼 제도적 보완이 이뤄질 공산도 적지 않다. 실제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최근 주가 급락과정에서 2000억달러 정도의 기계적 매도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보고 있고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반론도 만만찮다. 해당 펀드 운용사들은 “최근 폭락 장세에서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고 일부는 수익률이 줄었다”고 반박했다. 브리지워터의 밥 프린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해당 펀드는 글로벌 자산 가격을 움직이지 않는다”며 “단지 거북이처럼 앉아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퀀트 펀드인 AQR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클리포드 아스네스 전략가는 “거대한 글로벌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이들 상품의 영향은 미미했다고 봤다. 변동성지수를 개발한 시카고상품선물거래소(CBOE)도 “변동성 연계 상품에 책임을 물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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