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이주노동자 인권 침해를 고발한 월드컵 조직위원회 관계자가 카타르 당국에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 외국인 노동자들이 카타르의 수도 도하의 공사현장에서 밥을 먹는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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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에서 미디어 매니저로 일하던 압둘라 이바이스의 가족들이 인권단체 ‘페어스퀘어’에 도움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페어스퀘어가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복역 중인 이바이스는 어둡고 좁은 감방에 나흘간 갇혀 고문을 당했다. 당국은 에어컨을 최대로 틀어 이바이스를 추위에 떨게 만들었고 이 때문에 그는 한숨도 자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달 영국 방송사 ITV의 다큐멘터리 ‘카타르, 공포의 제국’에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가 이주노동자들의 파업을 은폐하려 했다고 폭로한 후 3년형을 선고 받았다. 앞서 이바이스는 지난 2019년 ITV의 인터뷰에 나와 200여명의 이주노동자가 마실 물을 제공 받지 못했고 임금이 4개월간 체불됐다고 말했다.
카타르 당국은 이바이스가 월드컵에 대한 콘텐츠 제작 계약과 관련한 사기 혐의로 3년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바이스는 지난 2019년의 폭로 이후 해당 직무에서 이미 해임된 상태였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페어스퀘어 측은 이바이스가 자백을 강요 받았으며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바이스는 투옥되기 직전 국제축구연맹(FIFA) 측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가족들은 FIFA가 그를 유령 취급했다고 편지에 썼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월드컵은 소외된 사람들의 목소리’라고 한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았다”며 “FIFA의 침묵은 우리 가족들을 찢어놨다”고 성토했다.
FIFA와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현재 이 서한 내용을 확인했지만 공식 입장을 발표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