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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LG전자, 2천억대 과징금 소송서 필립스에 패소한 이유

"필립스, 2300억원 부담하라" 소송 제기
1심 각하에 2심도 원고 항고 기각 판단
法 "'분쟁 해결하자'는 중재 조항 효력 있어"
  • 등록 2021-12-28 오전 11:00:05

    수정 2021-12-30 오전 9:14:07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LG전자(066570)가 과거 담합사건에 대해 대규모 과징금을 처분받자, 과거 합작관계였던 필립스도 과징금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사건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전자와 필립스는 지난 2001년 TV·컴퓨터 모니터의 부품인 슬림형 브라운관(CRT)을 제조 및 판매하는 합작회사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홀딩스’를 공동 설립했다. 당시 합작계약에는 합작과 관련된 모든 분쟁, 논란, 청구 등을 중재에 의해 해결하자는 조항이 담겼다.

이후 이 회사는 브라운관 가격 담합 행위로 2012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EC는 당시 과징금 5억6000만유로(약 7500억원) 중 3억9000만유로(약 5200억원)는 LG전자와 필립스가 공동으로 부담하고 나머지 1억7000만유로(약 2300억원)는 LG전자 홀로 부담하도록 결정했다. LG전자와 필립스는 이 과정에서 공동과징금인 5242억원을 각각 절반씩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동시에 LG전자는 유럽사법재판소에 “과징금 부과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고 소송을 제기했고 2015년 기각당했다. 2017년 유럽최고법원에서 패소 확정되자 국내 법원에 필립스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소송을 당한 필립스 측은 “LG전자가 구상하는 과징금 관련 결정의 주체는 유럽 경쟁당국이며 과징금 결정의 원인과 부과 기준이 유럽과 관련돼 있다”며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의 실질적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LG전자 측은 “원고가 대한민국 법인이고 다국적 기업인 피고는 대한민국에 자회사를 두고 있고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어 대한민국에서의 소 제기를 예상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은 LG전자의 청구를 각하하며 필립스의 손을 들어줬다. 각하는 소송의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 절차를 끝내는 것을 말한다. 다만, LG전자 주장대로 대한민국 법원에 제기된 소송의 적법성은 인정했다.

법원은 이들이 합작회사를 설립한 당시 ‘상호 간의 분쟁을 중재로 해결한다’고 명시한 중재 조항에 집중했다. 이번 사건의 분쟁이 합작 계약과 관련한 분쟁이고 중재를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했기에 해당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중재 합의의 취지에 반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 “중재합의는 사법상 법률 관계에 관해 당사자 간에 이미 발생했거나 장래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법원의 판결에 의하지 않고 중재에 의해 해결하도록 서면으로 합의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LG전자는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도 1심과 같이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당사자들이 분쟁을 중재로 해결하기로 합의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중재조항 효력 범위 내에서 발생한 분쟁을 중재로 해결해야 한다”고 24일 판시했다. 이어 “설령 합의 당시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없었던 분쟁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중재조항의 효력 범위 내에 속한다면 중재로 해결하기 위한 의사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고장은 판결이 송달된 날로부터 2주일 이내에 제출할 수 있는 만큼 LG전자가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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