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최순실 국정농단도 모두 내 불찰…국민께 사과"

26일 중앙일보 인터뷰
박근혜 정부 "개인적 실패, 정책은 아냐"
"사드 배치·통진당 해산 해내야만 했다"
"다 하고 감옥 들어가 다행"
  • 등록 2023-09-26 오전 10:35:01

    수정 2023-09-26 오전 10:35:29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의 탄핵에 대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해서 맡겨 주신 직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하고 많은 실망과 걱정을 드렸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15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추모관에서 참배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뉴스1)
박 전 대통령은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비선 실세’로 불린 최서원(개명전 최순실)씨의 사익편취 및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검찰 조사에서 듣고 정말 너무 놀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비위를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최 원장이 저를 이용해 사적인 잇속을 챙긴다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일각에서 박근혜 정부가 ‘실패한 정부’라는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실패한 것’이라고 한다면 받아들인다”면서도 “정책적으로 실패한 정부’라고 한다면 도대체 어떤 정책이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특히 사드 배치, 위안부 합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체결 등을 거론하며 “안보를 위해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던 일을 정말 하늘이 도우셨는지 다 하고 감옥에 들어가 다행이었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친박(親박근혜)계 인사들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는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내년 총선에 별 계획이 없다. ‘정치적으로 친박은 없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서 이것이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한 것이고, 저와 연관된 것이란 얘기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명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유죄를 받은 일부 사안의 경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롯데·SK가 낸 출연금이 제삼자 뇌물죄로 인정된 것에 대해선 “이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롯데나 SK가 저한테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 또, 그룹 회장들에게 제가 구체적으로 후원 금액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했다.

2016년 총선 때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공천에 불법 개입한 것에 관련해선 “제가 몇몇 사람에 대해선 말했겠지만, 구체적으로 리스트를 만들어 당에 전달하면서 ‘이 사람들은 꼭 공천하라’고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재임 시 국정원장들에게 특수활동비 36억5000만원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역대 정부에서도 그런 지원을 해 왔다’기에 ‘지원받아 일하는 데 쓰라’고 했다. 다만 어디에 썼는지 보고받은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제 사적 용도로 쓴 것은 전혀 없다“며 ”(특활비에 대해) 법적 검토를 받지 않았던 건 정말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1737일간의 옥중 생활에 대해서 “나 자신에게 떳떳했기 때문에 어려운 수감 생활을 견딜 수 있었다”면서도 “밤이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온몸에 통증이 있었다. 칼로 베는 것 같은, 불로 지지는 것 같은 통증 때문에 한 시간도 제대로 못 잘 때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이 언론과 인터뷰한 건 2021년 말 특별사면된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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