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슬의 글로벌pick]코로나가 끝나면 일자리도 돌아올까?

28일 美신규실업수당 청구 발표…경제재개 후 처음
코로나19로 지속 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많아져
옥스포드이코노믹스 "일자리 10개 없어지고 3개 생겨"
  • 등록 2020-05-25 오전 10:42:27

    수정 2020-05-25 오후 2:54:31

△“넌 해고야!”는 미국 유명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유행어가 됐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최근 영화관에 가보신 적 있으신 분 있나요? 저도 영화관에 안 간지 꽤 오래됐는데요, 그래도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인 영화가 있지요.

최근 기대가 되는 영화가 하나 개봉했기에 예매를 하려고 영화관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 상영 회차가 너무 적었기 때문인데요. 제가 보려고 했던 영화는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딱 한 번 상영하더라고요. 조조나 심야할인이 적용되는 시간대에는 영화 상영이 아예 없었고요.

영화관 좌석 자체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아예 앞·뒤·옆자리는 한 칸씩 떼서 예매를 받더라고요. 연인이나 가족, 친구들이 온다고 하더라도 따로 앉도록 한다니 ‘데이트 코스의 정석’이라는 영화관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더 씁쓸합니다. 왜 영화관이 이렇게 상영횟수를 줄였을까요?

우선은 코로나 시국에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겠죠. 게다가 손님 한 사람당 앞·뒤·옆은 다 비워둬야 하니 들여보낼 수 있는 관객 수는 4분의 1로 줄어듭니다.

영화 상영 숫자가 줄어들고 영화 한 편 상영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줄어드니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것은 직원입니다. 실제 CJ CGV와 메가박스가 공시한 올해 1분기 보고서를 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체 직원이 2000명 넘게 줄었습니다. 메가박스도 1000명이 감소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아르바이트 직원들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비교적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는 우리나라가 이런데 과연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요.

◇쉽게 해고하는 美, 쉽게 고용회복할까?


미국에서 매주 실업수당 주간 청구수당이 나오잖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실업이라고 분류하지만 미국에는 해고와 일시 해고, 무급휴직 등 다양한 실업 형태가 있습니다. 해고는 말 그대로 그대로 해고이고, 일시해고는 고용주의 사정으로 종업원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명령하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기간은 일시적일 수도 있고, 영구적일 수도 있습니다. 요즘은 해고와 다를 바가 없어 그냥 해고의 완곡 어법 정도로만 활용된다고 하네요.

중요한 것은 무급휴직인데요,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부르겠다”고 약속하고 직원을 해고하는 것입니다.

연방정부는 각 주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무급휴직을 통보받은 사람에게도 실업수당을 지급하도록 허가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기업들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부담 없이 직원들을 휴가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또 정규직 근로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파트타임 근로자 등도 실업수당 청구할 수 있도록 해 이들도 셧다운(shut down)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죠,

이 때문에 코로나19 이전에는 한 주 20만~30만건에 불과하던 미국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단숨에 수백만 건으로 늘어났습니다. 지난 9주 동안 400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거나 소득이 사라졌다고 신고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코로나19 충격이 이토록 크다는 것과 그래도 이들은 사회적 안전망 속에서 최소한의 생계비를 보장받는다는 것이지요. 이는 코로나19가 안정화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되기만 한다면 일자리가 돌아올 것이고 경제는 ‘V자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의 원인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비즈니스모델 모두 바뀔 것

지난주부터 미국 50개 주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경제 재개가 이뤄졌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물어봅니다. 일자리가 돌아올까요?

오는 28일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그 대답을 들을 수 있는 힌트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부정적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 23일 기사에서 “이것이 희망 섞인 생각이라는 것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서 실내 놀이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미켈 블레어는 지난 11일 결국 사업을 접기로 했습니다. 그 주는 메릴랜드주가 경제활동을 재개한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나 블레어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놀기를 기대할 수 없고, 아이들이 넘어질 때마다 사업장을 소독할 수도 없다”며 더이상 이같은 사업모델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55명의 직원이 모두 해고됐습니다.

영국 컨설팅회사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는 미국에서 지난 3~4월에 일시 해고되거나 무급휴직을 떠난 고용자 중 절반, 최소한 1000만명 이상이 옛날 직장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2007년에서 2009년 사이 줄어든 일자리 규모와 비슷한 숫자입니다.

물론 사라지는 일자리가 있다면 코로나19로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습니다. 식당에서 해고된 사람들은 아마존의 물류창고나 우버이츠의 배달원이 될 지 모릅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로 10명이 해고되고 3명이 신규고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마트나 아마존, 드럭스토어를 운영하는 CVS헬스는 코로나19 속에서 고용을 늘리는 기업들입니다.

기업들 역시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독일 폭스바겐은 4월 말부터 재개된 유럽 최대 공장인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작업자 간 거리를 1.5미터 이상 유지하도록 생산라인을 조정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사람과 물건이 얼마나 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접촉을 줄이기 위해 일부러 동선을 길게 늘려놓았습니다.

미국 대표적인 의류기업인 갭(GAP) 역시 5월 말까지 미국 매장 30%에 해당하는 800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합니다. 다만 그 풍경은 예전과는 달라질 전망인데요. 대면 접객을 금지하고 화장실을 폐쇄, 시착도 금지합니다. 반품된 물건은 24시간 이상 경과된 이후에야 매장으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중국 내에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는 키논 로보틱스의 서빙로봇 [사진=키논 로보틱스]
떨어진 생산성은 결과적으로 스마트공장, 로봇, 인공지능(AI),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 등으로 메워질 것입니다. 문제는 그 때 인간이 설 곳이 있을까요? 슈미트 퓨처스의 미사 김벨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미국에서 실업이 발생한 일자리는 산업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성공적” 임상실험결과 발표하고 스톡옵션으로 300억 챙긴 모더나

경제활동이 재개된다고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사람들은 ‘백신’과 ‘치료약’의 존재를 간절히 원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말 사이 우리를 울고 웃게 만들었던 모더나의 신규 백신에 대한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는데요. 코로나 대통령이라고 불리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모더나의 코로나19 1차 임상시험 데이터에 대해 “희망적”(promising)이라며 연말까지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주요 제약사와 함꼐 1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고요. 반면 모더나 경영진이 백신 임상실험 1상 발표 후 스톡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확보한 후 바로 매각해 300만달러(300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소식도 이어졌습니다.

이번 주에는 연준 미국 경제상황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발표되고요, 5월 미국 개인소득·지출 데이터로부터 소득, 소비 감소 폭 외 저축률이 얼마나 올랐는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8일에는 중국 전국인민대회가 폐막합니다. 마지막 날 리커창 총리의 기자회견을 눈여겨보면 좋을 듯 합니다. 코로나19로 불거진 미·중 갈등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불확실한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는데요. 아직은 말 폭탄 수준으로 머물고 있지만, 미·중 무역합의가 깨진다거나 홍콩이나 대만 문제를 놓고 무력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독일과 프랑스가 코로나19 회복기금을 만드는데 합의했지만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이 반대하면서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코로나19 경제 협력 부분도 살펴봐야 할 주요 이슈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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