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대신 인상 안돼”…원룸 관리비 규제법 나온다

[2021 국감]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원룸·다가구주택 임대인, 월세 대신 관리비 꼼수 인상
“아파트처럼 관리비 증액 시 청구 근거 제시하는 법안 준비 중”
  • 등록 2021-10-06 오전 10:47:14

    수정 2021-10-06 오전 11:08:05

[이데일리 김나리 기자] 최근 자취방을 구하던 청년 임차인 A씨는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에서 월 임대료 29만원에 관리비가 29만원인 월셋방을 발견했다. A씨에게 부동산 중개인은 “올해 6월부터 전월세신고제 시행으로 월세 30만원 이상은 신고 대상이 되면서 월세를 신고 의무 대상이 아닌 29만원으로 책정하고 관리비를 인상하는 경우가 증가했다”며 “원룸, 다가구 주택 임대인들은 관리비를 증가시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청년 임차인 B씨는 2년 월세 계약 만료 후 임대인으로부터 전월세 상한제(인상 폭 5% 제한)에 맞춰 월 임대료를 5%만 인상하겠다는 통지를 받았다. 그러나 갑작스레 관리비가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2배 증액됐다. B씨가 임대인에게 관리비가 지나치게 인상된 것 아니냐고 묻자 임대인은 청소 비용 증가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병훈 의원(사진=소병훈 의원실)
이처럼 전·월세신고제와 임대료상한제 등을 피해 월세 대신 관리비를 ‘꼼수 인상’하는 원룸·다가구주택 임대인들을 막기 위한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발의될 전망이다. 개정안에는 원룸, 다가구주택도 아파트처럼 관리비 증액 청구 근거를 제시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다.

6일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대표발의가 준비되고 있다.

소 의원은 “청년주거권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과 함께 관리비 인상 시, 임대인이 증액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을 의무화한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대표발의를 준비하고 있다”며 “프랑스의 경우 임대차 관계 개선법에서 관리비의 인상 시 인상의 근거가 되는 증명서류를 첨부해야만 청구가 가능하고 1년 내에 관리비가 추가되거나 조정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 같은 입법례를 참고해 주거 약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법안을 대표발의하겠다”고 말했다.

소 의원은 원룸, 다가구 임대인들 사이에서 최근 증가하고 있는 ‘관리비 꼼수 인상’의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첫 번째는 전·월세신고제 때문에 신고 회피 목적으로 관리비를 인상하는 유형이다. 6월부터 전월세신고제가 도입됨에 따라 수도권 전역(서울, 경기, 인천), 광역시, 세종, 제주도, 도(道)지역의 시(市)지역에서 전세보증금 6000만원 또는 월세 30만 원을 넘는 거래를 체결하는 경우 관할 읍면·동에 거래 내역을 신고해야 하는데, 이 유형의 임대인들은 해당 신고를 하지 않기 위해 월세를 29만원으로 책정하고 대신 관리비를 인상한다.

두번째는 전·월세 상한제 때문에 월세 대신 관리비를 인상하는 유형이다. 작년 7월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서 임대차 계약 갱신 시에 전월세 보증금과 임대료를 최대 5%까지만 인상할 수 있게 됐는데, 이 유형의 임대인들은 보증금 5% 인상과 별도로 관리비를 2배 넘게 인상하면서 관리비를 사실상 ‘제2의 월세’로 받고 있다.

소병훈 의원은 “이렇게 원룸, 다가구주택의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관리비를 인상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원룸, 다가구주택은 아파트 등과 달리 관리비를 규제할 법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50가구 이상 아파트는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에 따라서, 50가구 이상 집합건물은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에 따라서 관리비 내역을 작성, 보관, 공개하고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실상 50가구 이하가 대다수인 원룸, 다가구주택은 관리비 내역 공개 등 관련 규정이 없어 임대인이 인상 통보를 하면 임차인은 왜 인상됐는지도 모른 채 그대로 관리비를 납부해야 한다.

올해 4월 공동주택관리법이 개정되면서 150가구 미만 공동주택도 임차인의 3분의 2 이상이 서면 동의할 경우에는 임대인이 관리비를 한국부동산원의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공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원룸, 다가구주택의 경우 이웃 간 교류가 없는 경우가 많아 서면 동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소 의원의 지적이다.

소 의원은 “사실상 관리비가 ‘제2의 월세’로 작동하는 현재 상황은 임대차 3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원룸, 다가구주택에는 주로 거주하는 대학생, 사회초년생, 저소득층 등 우리 사회의 주거 약자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문제가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주거생활의 보호를 위해 마련된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관리비 관련 규정을 추가해 관리비도 임대료처럼 규제하고 관리, 감독할 방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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